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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면서 서예이고, 서예이면서 그림인 새로운 예술 / 김양동(계명대 석좌교수, 미술학 박사) 4 인연의 글 한글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 / 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6 저자의 글 보고 느끼고 나누는 한글 뜻그림 8 지금이 꽃자리 꽃 20 / 산다는 것은 꽃소식을 듣는 일 22 꽃에 취한 얼굴 25 / 지금이 꽃자리 26 꽃비 28 / 꽃이 피면 같이 웃고 30 삶에 다시는 없다 33 / 지금 34 오직 오늘 37 / 강물 38 오는 세월 40 / 꿈 42 꿈이여 다시 한 번 43 / 소리 44 처음처럼 46 / 이곳의 모든 인연들 47 늘 보던 새로움 48 / 다 지나가고 늘 새로 온다 51 새날의 기도 52 / 언제나 새날 54 삶 56 / 샘솟는 마음 57 가슴 뛰는 삶 58 / 사랑하는 이가 주인 61 길은 걷는 자가 주인 62 / 아름다움은 자기다운 것 64 아름다움이란 자연스러운 것 66 / 우리는 별 69 우리는 지구촌 나그네 71 / 반갑고 기쁘다 72 물처럼 바람처럼 홀로 즐기는 외로움 76 / 달빛소리 79 대숲에서 80 / 물새는 돌아가고 82 풍경소리 84 / 바람 87 작은 창에 볕이 많아 89 / 겨울 들녘, 겨울 바다 90 봄바람 92 / 한 잔 술 두 잔 술 94 꽃에 취해 한 잔 96 / 소박 97 물처럼 바람처럼 99 / 그냥 살지요 101 길 102 / 붓길에 핀 영혼의 꽃 104 예술은 용기 106 / 붓을 들기 전에 109 눈은 마음의 창 110 / 멋 112 스스로 믿을 수 있는 것은 113 / 마르지 않는 영혼의 샘 115 내 안의 샘물 내 밖의 향기 116 / 마음 118 향기 119 / 소리의 숲 121 날개 123 / 깊고 넓게 124 풀 127 / 불 128 날개와 뿌리 130 / 손과 마음이 하나 132 생명의 노래 나무 136 / 나무의 하루 138 겨울 숲 141 / 더불어 대숲 142 대나무가 곧은 것은 144 / 숲 146 산 149 / 뿌리와 샘 150 지리산 섬진강 152 / 깊은 강물은 소리가 없네 154 물 156 / 물소리에 귀 씻고 158 바다 160 / 노을 162 하늘에는 별, 땅 위에는 꽃 164 / 빛이 있어야 꽃을 보고 167 하늘, 땅, 사람 168 / 흙 170 돌 173 / 흙과 씨앗 174 비 176 / 텃밭의 봄 178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181 / 생명의 노래 182 바람과 향기 183 / 난 괜찮아요 184 잘되고 못된 것을 가리지 않는다 187 / 가을 188 꽃이 져야 열매를 맺고 190 / 눈 속에 핀 수선화 192 눈보라가 쳐야 매화가 피고 195 / 살아 있으니 아픈 것이다 196 진리의 숲 199 / 홀로아리랑 200 시절인연 그대 있음에 205 / 참 좋은 당신 206 숫눈길로 오신 당신 209 / 기쁜 눈물 210 사랑과 존중 212 / 그리움과 기다림 214 그리운 어머니 216 / 기도 217 미소와 눈물 218 / 둥지 221 별이요 꽃이로다 222 / 길벗 223 시절인연 224 / 함께 젖는 마음 227 국화에서 연꽃으로 228 / 나눈다는 것은 230 사랑 232 / 나누는 기쁨 233 다름의 조화 234 /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 236 달빛편지 238 / 우리 함께 239 밥값 240 / 복 242 늘 한가위만 같아라 245 / 바람이 솔솔, 낙엽이 분분 246 한글은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별 248 / 참 고마운 한글 250 한글이 꽃씨 되어 251 / 훈민정음 252 한글과 민들레 254 / 아름다운 한글 255 기미독립선언문 256 / 오늘의 발원 258 작품 해설 불이야! ─ 검돌(玄石) 이호신의 생생활활한 ‘한글 뜻그림’ / 이동국(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수석큐레이터) 260 작품 목록 281 |
아호: 현석玄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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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에 뜻을 새기고 얼을 넣고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
높은 조형 의식과 삶의 진정성이 담긴 한글서예로 격조와 품격, 해학이 깃든 생활서화를 모색하다 이호신 화백에게 한글은 사랑의 언어이다. 그는 모든 생명과 존재에 대한 사랑, 연민의 마음이 한글창제의 기본 정신이며, “민들레 꽃씨와 같은 한글이 세상을 향해 날아가 그 씨앗이 발아되고 꽃과 향기가 되어 강물처럼 오늘에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 화백에게 우리의 얼과 마음을 담아 옮기는 그릇으로서 한글은 평생 화두와 같다. 작가는 어려서부터 한글 궁체와 판본체, 흘림체를 익혀 왔고, 한글 고체와 민체, 시각디자인 서체에도 관심을 쏟아 왔다. 한글의 다양한 얼굴을 만나기 위해 한글 전시회는 물론 관련 자료를 오랫동안 살피고 수집하였다. 그리고 기존의 글씨가 아닌 개성 있는 글씨체의 변화를 모색하며, 전시 제호나 출판 표제 글씨, 시화 등을 꾸준히 써왔다. 그런 가운데 작가는 표음문자인 한글의 낱말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한글의 조형성과 문장을 통한 표현 방법을 연구한 작가는 마침내 한글서예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변화, 즉 ‘한글 뜻그림’이라는 고금에 없던 예술양식을 창안해냈다. 이호신 화백의 한글서예는 말과 글에 표현과 표정을 그려넣고, 생명과 얼을 불어넣어 아름답게 재탄생시키는 예술작업이다. “한글 뜻그림은 다양한 조형의 변화와 변주로 독창적인 서체로 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류의 바람이 크게 이는 현실에서 시각적인 한글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려 한다. 우리 언어인 한글을 새로운 그릇에 담아 그 가치를 빛내고자 함이다.” - 저자의 글 중에서 이호신 화백은 한글 서예의 소통과 확산을 기대하며 근거 없는 조형 실험이 아닌 나눔의 미학으로 승화시키는 작업, 곧 생활서화生活書畵의 저변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그리하여 높은 조형 의식과 삶의 진정성이 담긴 한글서예, 격조와 품격, 해학이 깃든 한글 뜻그림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다. 그림이 글씨가 되고, 글씨가 그림이 되는 시서화詩書畵의 일체 말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수단으로서의 문자 이전에 글씨에 담긴 내용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한글 뜻그림 이호신 화백의 ‘한글 뜻그림’은 일면 글자에서 그림으로 회귀하는 작업이다. 글자를 넘어 필획 자체가 그림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글자가 그림의 정체로 각인된다. 예를 들어, 〈불〉(129쪽)은 얼핏 검은 색 글자 ‘불’과 그 바탕에 붉은 불이 오버랩 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검은 색 ‘불’ 자는 이미 그림이 되어 검은 불꽃과 붉은 그림자 불꽃이 더불어 활활 타오르는 느낌이다. 글자 속에 그림이 꿈틀대는 것이다. 이호신 화백의 〈불〉은 그림 속에 글씨가 있고, 글씨 속에 그림이 있는 대표적인 한글 뜻그림이다. 〈한 잔 술 두 잔 술〉(95쪽) 역시 더 이상 글자와 그림의 구분이 무색하다. 술이라는 문자의 구조가 한글 서예의 필획筆劃으로 치환되어 있다. 한편 자작시구 또한 술의 문자구조文字構造와 같이 가로와 세로로 배치하여 단순한 시가 아니라 그림의 일부로 녹아들게 만들었다. 〈물처럼 바람처럼〉(98쪽)은 가로로 긴 한지를 선택하여 물길과 바람의 여백을 마련하고 글씨를 흘려 쓴 다음 물결의 푸른색과 날리는 낙엽을 그려 넣었다. 내용이 지닌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시각적 공감을 자아내게 한 것이다. 이처럼 이호신 화백의 ‘한글 뜻그림’은 눈과 귀의 언어가 교차되는 지점, 즉 시청각視聽覺이 하나되는 지점에서 포착할 때 더 풍성하게 다가오고 제대로 해독된다. 그림이 글씨이고, 글씨가 그림이 되는 경지, 곧 시서화詩書畵가 일체를 이룬다. 그러나 전통의 답습으로서 문인화文人畵 내지는 시서화가 아니다. 말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수단으로서의 문자 이전에 글씨에 담긴 내용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이는 작가의 심상心象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 사회의 변화를 문자의 내용과 조형造形, 즉 텍스트와 이미지로 하나 되게 담아내고 있다. 글자의 새로운 문자성文字性과 회화성繪?性을 ‘텍스티미지Textimage’로 획득해내고 있다. 기계시대 ‘문자도文字圖’ 내지는 ‘그림시’의 길 하나로 새로운 틈을 열고 있다.”-이동국의 작품 해설 중에서 눈으로 보는 그림에서 귀로 듣는 음악, 침묵의 소리까지 형상화하다 이호신 화백의 ‘한글 뜻그림’은 그림에서 소리가 들린다. 작품 〈불〉은 문자를 가지고 ‘불이야!’ 하고 소리를 내지르듯 그리고 있다. 〈산다는 것은 꽃 소식을 듣는 일〉(23쪽)은 매화가 개화開花하는 순간을 귀로 먼저 보게 하며, 〈아름다움이란 자연스러운 것〉(67쪽) 역시 ‘콸콸콸’ 흐르는 지리산 계곡물의 푸른 소리를 그린다. 〈물소리에 귀 씻고〉(158쪽)는 폭포수가 용솟음치는 듯하다. 한편, 무심한 일곱 줄기 필획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있는 〈깊은 강물은 소리가 없네〉(155쪽)와 〈풍경소리〉(85쪽) 〈강물〉(39쪽) 등에서 이호신 화백의 붓질은 시공의 적막을 넘나든다. 글자와 그림, 사람과 자연이 색으로 하나 되는 물아일체의 빛깔을 구현하다 이호신 화백은 문자와 그림 이전에 재료가 가진 본래적 물성, 즉 한지의 성분과 물감의 색에 천착한다. 이 연구를 통해 인조색과 자연색을 넘나들며 먹과 색의 놀라운 조화를 이뤄낸다.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색으로 하나 되는 생명의 빛을 구현한다. 〈꽃〉(21쪽)은 붉은 노랑의 천지이고, 〈꽃에 취한 얼굴〉(24쪽)은 온통 홍색의 바다이다. 〈날개〉(122쪽)가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라면, 〈바람이 솔솔, 낙엽이 분분〉(247쪽)은 새 생명을 잉태한 검은 나무의 갈색노래다. 같은 맥락에서 〈강물〉(39쪽) 〈노을〉(163쪽) 〈흙〉(171쪽) 〈바람〉(86쪽) 〈산〉(148쪽) 〈돌〉(172쪽) 〈꽃〉(21쪽) 〈불〉(129쪽) 〈물〉(157쪽) 〈나무〉(137쪽) 〈풀〉(126쪽) 〈비〉(177쪽) 따위에서 글자는 그대로 강물, 노을, 흙, 바람, 산, 돌, 꽃, 불, 물, 나무, 풀, 비가 된다. “검돌의 색깔, 무늬, 결은 그만의 독특한 미감이요, 숨결의 파장이다. 이런 결정結晶은 작가 자신이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고자 지리산골 은거의 도정道程에서 동반되는 처절한 고뇌와 싸움의 고갱이다.” - 이동국의 작품 해설 중에서 전통한지를 염색하여 바탕지로 사용하는 창의의 길을 걷다 “내 붓길에 한지는 매우 중요하다. … 이 한지를 염색해 보려고 30년 전 전남 보성군 벌교 징광리에서 몇 달간 염색공부를 했다. 나는 우리 한지를 서화 용지로 단순하게 쓸 것이 아니라 오방색五方色이나 간색間色의 아름다움을 바탕지로 응용하고 싶다.” 이호신 화백은 오래전부터 전통한지를 사용해 왔다. 우리 한지는 질기기로 수명이 1000년을 가는 우수한 문화유산이다. 그는 이 한지를 그냥 쓰지 않고 여러 가지 염료로 염색하여 바탕지로 보관해두었다가 ‘한글 뜻그림’을 제작할 때 내용에 맞는 빛깔의 한지를 꺼내 사용한다. 한글 내용과 그림 이미지를 구상하고 나서 붓을 들기도 하고, 반대로 염색된 바탕지에 이미지를 구현하고 난 다음 글씨를 쓰기도 한다. “편선지에 물들인 오색五色 한지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고, 좋아도 새롭게 시도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편지 한 장을 정성껏 육필로 쓰지 않고 사물에 대한 관찰과 애정이 없이 새로운 발상이 나올 수 없다. … 조각가의 경우 좋은 재료(나무 철 등)를 우선 찾는 것이 필수요, 그림의 경우는 채색과 용구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바, 서예가는 너무 단순하고 안일한 재료 선택에서 깨어나야 할 것이다. 재료의 변화를 통해 내용과 실험의 기대가 반증되고 창의로 나아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