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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의 몸, 수치심, 연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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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서문

1부 수치심과 일터

1장 여성 노동자의 침묵을 깨는 시간
2장 보건의료 현장의 수치심과 침묵
3장 여성주의적 개입이 여성에게 상처를 준다면?

2부 차별받는 몸

4장 보이지 않는 여성 노동자의 몸
5장 같은가, 다른가, 아니면 연구가 부족한가?

3부 일터 바꾸기

6장 변화를 실현하다
7장 두려움이라는 용에 맞서는 일
8장 페미니스트 사업주가 여성주의적 인간공학 개입에 함께한다면
9장 연대

4부 직업보건학의 변화를 위하여

10장 과학이 제대로 다루지 않는 2등 신체
11장 여성의 고통을 이해하는 일
12장 기술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13장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5

캐런 메싱

관심작가 알림신청
 

Karen Messing

1976년에서 2008년까지 캐나다 몬트리올 퀘벡대학교의 생물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학제적 연구기관 신바이오스(CINBIOSE, Research Centre on Biology, Health, Society and Environment)를 핵심에서 이끌어왔다. 지금은 같은 대학의 명예교수로 있다. 1975년 맥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파리에서 인간공학 훈련을 받은 후, 일하는 여성과 남성의 건강 차이에 대한 연구를 주로 수행해왔다. 현재 국제인간공학협회 젠더와 건강기술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은퇴 이후에도 대학과 현장을 연계해 활발한 연구를 하며 이 분야에서 국제적 리
1976년에서 2008년까지 캐나다 몬트리올 퀘벡대학교의 생물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학제적 연구기관 신바이오스(CINBIOSE, Research Centre on Biology, Health, Society and Environment)를 핵심에서 이끌어왔다. 지금은 같은 대학의 명예교수로 있다. 1975년 맥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파리에서 인간공학 훈련을 받은 후, 일하는 여성과 남성의 건강 차이에 대한 연구를 주로 수행해왔다. 현재 국제인간공학협회 젠더와 건강기술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은퇴 이후에도 대학과 현장을 연계해 활발한 연구를 하며 이 분야에서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반쪽의 과학: 일하는 여성의 숨겨진 건강 문제』 등이 있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 교실 교수.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우리는 왜 이런 시간을 견디고 있는가』 등의 저술과 『노동자 건강의 정치경제학』, 『반쪽의 과학』의 번역에 참여했다.
사회학 연구자. 일하고, 다치고, 늙고, 쇠약해지는 몸과 마음에 대해 공부 중이다. 『일하다 마음을 다치다』(공저), 『일그러진 몸』(공역)을 함께 쓰고 옮겼다.

류한소의 다른 상품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 모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노동자 건강권을 고민하고 활동으로 엮어내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50쪽 | 392g | 130*200*18mm
ISBN13
9791186036747

책 속으로

단순히 크기와 힘뿐만이 아니라 체형, 근육 피로 축적 과정, 통증의 경험과 표현, 또 독성 화학물질 반응 에 영향을 끼치는 호르몬 차이, 특정 작업환경에서 불편해질 수 있는 생리통, 업무에서 배제되는 임신, 화학적 유해요인에 영향을 받는 수유 등과 같은 여성과 남성 간 생물학적 차이를 받아들이자. 여성의 생물학이 무시당할 때, 일하는 여성들은 고통받고, 업무상 사고를 더 많이 당하며, 근골격계 문제를 더 겪기 마련이다. 바로 지금, 여성들은 이런 차이가 일자리와 승진에 대한 접근을 좌절하게 만들 위험 때문에 어떤 것이든 언급하기를 주저한다. 그리고 이 위험은 실제로 있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우리의 침묵은 여성들을 경제적으로 어렵게 하고 우리를 아프게 만들 뿐이다.
--- p.48

이제 우리의 수치심, 두려움과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는 걸 안다. 특히, 남성들이 하는 일 역시 특정한 유형의 위험을 갖고 있다는 걸 인식하는 한편, 우리의 일에 있는 보이지 않는 위험을 기록하고 위험을 똑바로 볼 필요가 있다. 또 우리는 함께 일할 방법을 개발하고 연대하며 이 목표를 위해 서로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 p.50

결과는 놀라웠다. 우리가 들은 것과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관찰한 것을 분석했을 때 남성이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는 징후는 전혀 없었고,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간호사를 더 많이 돕고 있지도 않았다. 물론 모든 간병사는 병원 지침에 따라 육체적 작업을 동료와 상당 부분 나눠 맡았고, 모든 육체적 작업의 45퍼센트와 육체적 요구도가 매우 높은 작업의 62퍼센트가량을 짝을 이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성이 남성에 비해 시간당 30퍼센트 더 많은 육체적 작업을 수행했고, 여성은 그러한 작업을 남성만큼이나 자주 혼자 수행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성은 더 많은 시간을 직접적인 환자 관리에 할애했다. 가장 의외의 사실은 간호사가 육체적인 작업에 여성 간병사의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남성 간병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보다 4배 높았고, 반대로 간병사가 간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은 여성 간병사보다 남성 간병사가 상당히 높았다는 것이다.
--- p.57

무거운 직무에 배정된 남성 청소노동자들은 무거운 물건을 미는 것에서부터 소란을 피우는 정신과 환자들을 진정시키고 심지어 제압하는 것까지, 남성의 일로 인식되는 많은 일을 간호사들이 요청한다고 말했다. 반면 “가벼운 일”에는 서서, 또는 무릎을 꿇거나 쭉 뻗은 자세에서 손닿는 모든 것의 먼지를 털어내고 청소하는 일이 포함되었다. 작은 물건을 비롯해 침대 옆 테이블, 의자, 침대 틀, 커튼 봉, 의료 장비의 먼지 제거, 그리고 화장실 청소가 그것이다. 가벼운 직무를 맡은 청소노동자들은 하루에 150개가 넘는 쓰레기통 비우기도 담당했다. 하루 일을 마쳤을 때 가벼운 직무를 한 청소노동자들은 손목 통증에 시달렸다. 온종일 쓰레기봉투의 매듭을 묶고 털어낸 탓이었다. 쓰레기봉투를 묶는 일은 컨설턴트들이 인력 배치를 위해 사용하는 업무 목록에는 없지만, 여성의 일에서 중요하고 보이지 않으며 건강을 해치는 부분이었다.
--- pp.72~73

여성과 남성이 동일한 직업명과 직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행 패턴이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여성 서버는 같은 식당에서 정확히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남성 서버보다 분당 걸음 수가 83퍼센트 더 많았다. 여성의 다리 길이가 짧고 평균적으로 보폭도 좁은 것이 사실이지만, 보폭의 차이는 10퍼센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걸음 수의 차이는 보폭의 성별 차이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컸다. 더 이상한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빠르게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오래 걸었기 때문에 같은 근무조에서 일하는 동안 남성이 걷는 거리의 거의 3배를 걷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추가로 걷는 걸음에는 모두 대가가 따랐다. 설문조사 분석 결과, 이브는 발과 발목 통증이 있다는 응답이 여성에서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p.94~96

세 가지 경우 모두 경제적 이득에도 불구하고 성별 직무 분리의 종료나 제한이 여성의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 여성 기사와 고령의 청소노동자는 직장을 그만뒀고, 여성 간병사는 환자를 들어올리느라 지쳤으며 다치기도 했다. 이것이 일반적인 사실일까? 성별 직무 분리를 유지하는 것이 여성의 건강에 좋은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육체적 부담 요소가 있는 작업에서 직무 분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여성의 직업에 대한 육체적 부담은 그다지 인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여성 자신은 자기 일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작업이 다르다는 사실은 문제가 아니다. 여성이 하는 일에 대한 존중의 부족이 문제다.
--- p.99

인간공학자들이 노동자와 관리자에게 직무에서의 부담에 젠더 편향이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을 때, 여성들은 자신들의 피로와 고통이 마침내 인정되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여태 그들은 남성들이 맡은 더 편한 직무로 승진시켜달라고 감히 요청한 적은 없었지만, 적어도 이제는 자신들의 업무가 얼마나 힘든지 인간공학자들이 밝혀주었다. 안타깝게도 남성들의 반응이 무서운 관리자들은 직무 할당에 대한 변경 조치를 거부했다.
--- p.105

남성이 주류인 직업에서 여성이 더 높은 사고율을 보이는 것을 공개해야 할까, 강조해야 할까, 아니면 숨겨야 할까? 독성학자, 산업보건학자, 인간공학자에게 근골격계 질환, “새집 증후군”, 만성 피로 증후군, 섬유 근육통처럼 남성보다 여성에게 영향이 큰 직업적 위험의 근저에 성별 특정 생리학이 있음을 연구해달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질병은 그냥 질병으로 연구해야 할까? 여성과 남성이 물건을 들어올릴 때 다른 기준을 정해야 하는지 살펴봐야 하나? 화학물질 노출은? 여성의 후각 민감성이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해 독성 화학물질 냄새가 날 수도 있는 직무에서 다른 노동자들에게 주의를 줄 수 있도록 여성을 채용하는 것은 좋은 생각일까? 특별히 임신한 여성에 적합하도록 직무를 조정하는 법안을 찬성해야 하나? 아니면 임신을 “다른 일시적 장애”처럼 취급하는 미국의 몇몇 정책 입안자들을 따라야 할까? 직장 독성물질에 대한 반응에서 외인성 성호르몬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성/젠더를 전환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 p.111

관리자들은 매일 같은 상태로 나타나 항상 해오던 방식대로 일하는 믿음직한 직원을 좋아한다. 임신한 여성은 골칫거리다. 이들은 화장실에 자주 가고, 점점 피곤해진다. 그리고 몸이 더 거추장스러워지기 때문에 같은 업무를 항상 하던 대로 할 수가 없다. 게다가 임신한 여성이 일터에서 독성 물질에 노출이라도 되면 태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고용주가 책임을 걱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고용주는 부담스러운 노동자를 쉽게 해고할 수 없다. 퀘벡을 비롯한 여러 주정부에서 태아가 화학물질이나 소음에 위험한 수준으로 노출돼선 안 되기 때문에 임신한 노동자는 “협상”, 즉 직무 전환을 신청할 자격이 있다. 원칙적으로는, 법은 임신 상태 때문에 재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임신한 여성을 보호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항상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법이 발동된다.
--- p.124

여성 운동에서 주된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여성들이 서로를 믿고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을 돕는 여성”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여성 쉼터 그룹과 함께한 연구에서, 나는 연대가 조직의 화합 안에서 실질적인 이득이 되는 걸 목격했다. 여성의 일을 변화시키는 인간공학적 개입은 불의와 싸우고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물론 말하기란 실천보다 쉬운 법이다. 우리는 각각의 상황이 일어날 때 이를 분석해야 하고, 각각의 맥락에서 어떻게 여성의 이익을 가장 잘 충족할 방법이 무엇인지 동료들과 결정해야 한다. 노동조합이 여성주의적 접근법에 개방적인가? 노동조합이 인간공학자들을 일터로 데려올 수 있을 만큼 강력한가, 아니면 우리가 사용자와 협상해야 하는가? (가령, 설비나 일-가정 균형 등에 관한) 사용자 방침의 변경을 시도하기에 적절한 시기인가? 현 정부가 새로운 법안을 도입하는 데 열려 있나? 일하는 여성의 지위를 전반적으로 향상하는 동시에 각각의 일터에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에 기초해 결정해야 한다.
--- pp.227~228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일터에서 여성의 성과와 안녕에 영향을 주는 성별 간 생물학적 차이를 덜 중요한 것으로 다루고자 한 우리의 여성주의적 의도가 일하는 여성들에게 상처를 주는 걸 보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우리가 몸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지와 상관없이, 일터가 원래 우리 신체 그대로에 환경을 맞추는 책임감을 가지길 바랐다. 책을 쓰는 동안, 나는 우리 모두가 여성, 남성, 그 밖의 모든 이에게 부과되거나 혹은 스스로 선택한 사회적 역할을 부정당함으로써 상처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봄 책임이 여성에게 당연한 것으로 주어지는 현실에서 이를 남성이 더 나눠야 할지와는 별개로 일터가 여성 노동자에게 맞춰 바뀌기를 바란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젠더 관련 정체성이 무엇이든 사과하거나 숨길 필요 없이 그것을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함께 모여야 하고, 우리 몸과 우리의 한계를 정하려는 것들에 수치스러워하기를 멈춰야 하고, 평등과 건강을 위해 싸워야 한다. 함께합시다.

--- pp.301~302

출판사 리뷰

직장 내 성평등과 건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가?
남성에 맞춰 설계된 작업장에서 침묵당한 여성 노동자들


여성 노동자에게 성평등과 건강은 동시에 이룰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은 일이 주어졌을 때 여성은 더 무리하고 더 많이 다쳤다. 하지만 남성의 일과 여성의 일을 분리하면 여성은 성차별과 성별 고정관념의 피해자가 된다. 생물학자, 인간공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노학자 캐런 메싱은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별 차이를 무시함으로써 일터 평등을 강제하려는 노력이 진정한 평등을 가져오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젠더 문제에 뒤따르는 딜레마를 극복하는 것은 남성 중심으로 설계된 일터 시스템을 바꾸고, 여성 노동자 스스로 ‘다른’ 신체에서 오는 수치심에서 벗어나 위험에 대항함으로써 가능하다. 저자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직종에서 벌어지는 여성의 신체에 관한 과학을 서술하고 여성의 업무상 재해를 초래하는 여러 문제를 기록했다.

저자가 인터뷰한 여성 통신기술자들은 공구 벨트에서 사다리까지 모두 남성 표준 신체에 맞춰진 작업 도구 때문에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실제로 더 많은 업무상 사고로 이어졌다. 여성과 남성이 같은 업종에 있을 때 보통 여성이 더 높은 사고율과 재해율을 보였는데 조경업에서 여성의 사고는 남성의 2~3배였다. 중공업의 경우 여성의 재해는 남성보다 36퍼센트 많았다. 다양한 신체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작업장에서 적응하기 힘든 여성들은 심지어 공공연한 적대감과 일터괴롭힘, 성폭력을 겪으며 남성 위주의 현장에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책에 등장하는 사례에서 이들이 속한 노동조합도 여성 조합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남성처럼’ 일하고자 열심히 노력했지만 실패한 여성들은 자신들의 위험을 털어놓기 꺼렸고 차별을 겪는다는 사실도 강하게 부정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저자는 이 지점에 주목한다. “우리 대부분이 젠더 차별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걸 극도로 두려워한다”라는 것이다. ‘남성의 직업’에 접근하기 위해 모든 여성이 많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인내심과 집요함을 발휘했다. 모욕과 적대를 겪으면서도 안정된 일자리와 승진을 위해 문제를 언급하기 주저한다. 저자는 여성이 남성과 똑같지 않다는 걸 받아들였을 때 모든 차이가 열등함으로 보인다는 맥락에서 이를 시인하기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여성의 신체가 계속해서 ‘제2의 몸’으로 대우받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하는 공격에 이름을 붙이고 위험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성별 직무 통합의 함정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다치는 여성 노동자


저자가 연구에 참여한 병원의 간병노동자 직무는 육체적 노동 강도가 낮은 여성의 일과 노동 강도가 높은 남성의 일로 구분되어 있었다. 남성 간병인은 공격적인 환자를 제지하거나 환자를 옮기는 일을 했고, 여성 간병인은 환자의 옷을 입히고 씻기거나 식사를 돕는 일을 했는데 이곳에서도 여성의 업무상 사고율은 남성보다 30퍼센트 높았다. 직무 관찰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육체적 작업을 수행했고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육체적 고충이 훨씬 심했다. 다른 연구인 병원 청소노동자 사례에서 성별 직무 분리가 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니 직무의 남녀 구분이 육체적 작업 활동의 차이와 일치했다. 가벼운 직무를 하는 사람들의 자세는 무거운 직무를 하는 사람들보다 더 다양하고 더 심하게 뒤틀렸다. 작업 활동의 성별 구분이 보고된 통증과 피로도에서의 젠더 차이와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한 연구팀은 청소 업무에서 성별 분업 폐지를 제안했는데 이는 뜻밖의 결과를 낳았다.

성별 직무 분리가 폐지된 지 10여 년이 지나 저자가 확인해본 병원 현장은 여성 노동자에게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여성 청소노동자 비율이 37퍼센트에서 23퍼센트로 감소했고 많은 고령의 여성 노동자가 병원을 떠났다. 훈련, 장비, 또는 도구의 변화가 전혀 없이 남성의 직무에 진입한 결과는 여성의 더 많은 업무상 재해였다. 여성 청소노동자들은 화장실 청소처럼 더 허리를 많이 숙여야 하고 남성이 꺼리는 직무를 여전히 받아들이면서 남성이 하던 중노동까지 맡게 되었으며, 정부의 임금균등화 정책으로 비용을 절감하게 된 고용주들은 젠더 평등이라는 명목으로 직무 통합을 정당화했다. 이 연구를 계기로 저자는 육체적 요구도가 있는 업무에서 성별 분업을 없애는 것이 여성에게 좋은 일인지 고민하게 된다.

성별 직무 분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현장, 여성이 다수인 직업에서도 성별 분업이 확립되어 있었다. 캐나다 내 서빙노동자의 79퍼센트가 여성인데, 이 여성들은 잦은 모욕과 육체적 통증에 시달렸다. 여성 서버들은 식당 전체의 상황과 손님의 상태, 주방 현황을 더 예민하게 고려했고, 소금과 후추통 보충과 같은 식당 살림 일을 더 많이 했으며, 남성 서버보다 분당 걸음 수가 83퍼센트 많았다. 여성 서버들은 보폭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같은 근무조 남성의 3배 거리를 걸었고 이 때문에 발과 발목 통증이 훨씬 더 심했다. 같은 식당에서 같은 직업을 가진 여성과 남성이 서로 다른 작업을 할당받고, 어느 정도는 다른 방식으로 신체를 사용했으며, 여성이 더 많은 증상으로 고통받은 것이다. 이는 과자 공장, 의류공장, 인쇄소, 가금류 가공 공장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저자는 여성의 직업에 대한 육체적 부담이 그다지 인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여성은 자기 일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작업이 다르다는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여성이 하는 일에 대한 존중의 부족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평등과 여성의 건강을 모두 지킬 해법을 찾아
생물학적 탐구와 정치적 요구를 아우르다


건강을 연구하는 수많은 페미니스트와 과학자가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생물학이 여성을 정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성차별을 우려하며, 생물학적 성차에 대한 강조가 고정관념을 조장하고, 그래서 불평등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이에 대해 생물학자로서 저자는 이렇게 질문한다. 직무 배치 및 직무 설계와 관련 있는 생물학적 차이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 차이가 여성의 직업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크고 중요한가? 그 차이가 고려되지 않는다면, 모든 직무가 남성의 생물학적 특징만을 고려해 설계될 것이고 여성은 병들거나 다치게 될 거라는 뜻인가? 평등과 여성의 건강을 지킬 과학적 해결책이 있는가? 저자는 다양한 입장과 문제에 관해 사회적 맥락을 놓치지 않으면서 유전자 성에서 생물학적 성으로의 발전, 생물학적 성에서 젠더가 발전하는 과정,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차이, 유해요인 노출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영향 등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근거로 주장을 입증해 나간다.

차이를 강조하는 페미니스트와 동일성을 강조하는 페미니스트 모두가 지금 여성 노동자의 노동 환경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할 것임을 전제하고 저자가 강조하는 방향성은 더 많은 정보, 일터 정책 변화, 여성 연대의 세 가지다. 여성의 작업환경을 향상하기 위해 더 많은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지식이 필요함은 물론이고, 고용주가 다양성을 책임지도록 노조가 강제해야 하며, 여성은 자신의 몸과 요구에 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성적 차이를 거부하는 것도 강조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던 저임금 여성 노동자들이 서로 지지하고 연대해 권리를 지키며 변화를 주장함으로써 더 넓은 범위의 신체에 일터를 맞추게 할 수 있다. 이어서 이 책은 과학적이면서도 정치적인 문제, 일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관해 연구자가 개입할 방법을 끈기 있게 탐색한다.

가부장제의 거대한 카르텔에 맞서기 위한 제안
차이를 인정하기, 수치심 극복하기, 연대하여 싸우기


노동자 건강을 위해 연구자가 해야 할 역할과 자세를 계속 고민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도 인간공학자로서 철저한 관찰에 따른 객관적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노동자가 작업 재량을 늘릴 방법이나 인간공학에 페미니즘을 적용할 수 있을지 고심한다. 그리고 가금류 가공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를 대상으로 칼 연마 방법을 교육하고, 재봉 작업과 우편 분류 작업에서 여성 노동자가 작은 작업물을 더 많이 취급해 부담이 크다는 사실을 입증하거나, 마트 계산원과 은행원처럼 서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공론화하는 등의 개입 사례를 소개한다. 공장이나 저임금 서비스 직종에서 여전히 정치적 힘이 없는 여성 노동자를 위해 조직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 또한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저자가 속한 연구팀의 이 같은 노력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직장에서의 성차별주의나 젠더 갈등을 저자는 불을 내뿜는 거대한 용으로 비유하며, 용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 노동자 건강을 위한 연구를 시도할 때마다 고용주, 연구기금 지원 단체, 심지어 일부 노동조합과 빚은 마찰은 어디에나 공고하게 존재하는 성차별을 절감하게 한다. 그러나 저자는 적극적으로 노동조합을 설득해 파트너십을 맺고, 또는 여성 중심적 사업장을 찾아 연구하며 여성에게 적합한 노동환경, 나아가 더 나은 이익을 얻을 수많은 개선점을 찾아 노동조합과 경영진에게 제안했다. 비록 모든 노조나 경영자가 이를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정책 논의의 장이 열렸고 용이 내뿜는 불길에 ‘물을 뿌렸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남성이 대다수이던 70년대에 생물학 교수가 된 저자에게 여성 연대는 매우 귀중한 경험이자 원동력이었다. 2등 신체, 2등 직업, 2등의 사회적 역할을 가진 일하는 여성들은 건강 연구에서도 부차적인 주제였다. 대학에서 여성 교직원들이 연대해 직업 환경 연구를 시작하고 젠더와 건강 연구소를 설립하기까지의 과정은 여성 노동자 일터 건강을 위한 중요한 조건으로 이 책이 여성 연대를 강조하는 배경이 되었다. 여성이 수치심을 극복하고, 모순을 직시하며, 위험과 공격에 이름을 붙여 일치단결해 맞설 때 건강한 일터를 만들 수 있다.

일터를 변화시키기 위해 젠더를 말하는 것이 때로 분열을 야기하고 때로는 해결로 이끈다고 해도, 여러 여성 연구자가 성/젠더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젠더 평등과 여성의 더 나은 노동 조건을 위해 일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주장은 여성 노동자가 몸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지와 상관없이, 일터가 원래 여성의 신체 그대로에 환경을 맞추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젠더 정체성이 무엇이든 숨길 필요 없이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우리 몸과 우리의 한계를 정하려는 것들에 수치스러워하기를 멈추고 평등과 건강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추천평

뜨겁고 흥미진진하고 예리하다. ‘젠더’나 ‘여성’ 같은 말을 꺼내기만 해도 사업주나 연구비 지원 기관, 심지어 일부 노동조합의 미움을 사는 현실 한복판에서 ‘용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기’를 택한 연구자들의 용기 덕분이다. 현장 어딘가에 분명히 숨어 있는 젠더 문제라는 ‘용’을 끈기 있게 기다리고 때로는 담대하게 정면으로 달려가는 전략과 성패의 서사도 그렇다. 용의 존재를 무시하면 불평등과 불건강이 생기지만, 용의 존재를 너무 강조하면 성별 고정관념이 강화될 수 있는 딜레마를 숨기거나 외면하지 않고 또렷이 의식한다. 결코 멈추지 않고 용의 얼굴을 그려 온 뚝심이 놀랍기만 하다.

저자는 함께 용과 맞서자고 제안한다. 페미니스트로서 단단히 발을 붙이고 서되 다른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연대, 누군가의 피난처가 다른 이에게 벽이 될 수 있다는 모순을 인정하는 성찰, 피난처를 지키되 벽에 가로막히지 않기 위해 문을 내는 창의적 실천을 같이 해보자고 말이다. 그렇게 이 책은 “우리는 모여야 한다, 싸워야 한다, 함께합시다”라고 뜨겁게 말한다. - 공유정옥 (직업환경의학과 의사·경기동부근로자건강센터 부센터장)
발전중인 성과 젠더 과학 분야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책. 직업의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여성의 신체에 관한 과학을 서술하고 여성의 업무상 재해를 초래하는 여러 충돌을 기록한다. 저자는 노동조합, 경영자, 소비자, 정책 입안자, 여성, 그리고 남성 등 우리 모두에게 성차별적이고 해로운 업무 관행과 정책 개선에 관한 중요하고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수치심과 절망, 무지함, 억압에 침묵하지 않고 도전하도록 격려하는 책. - 로레인 그리브스 (여성건강증진센터 선임연구원)
성별이 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저자의 탐구가 빛을 발한다. 업무상 재해의 비율부터 남성을 위해 설계된 공간까지, 가부장제를 유지하는 데 신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비판. - 노라 로레토 (『Take Back the Fight: Organizing Feminism for the Digital Age』 저자)
『일그러진 몸』을 읽으며 깨달음과 분노가 교차했다. 이 책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일의 세계를 보게 한다. 저자는 생물학과 사회적 역할 모두에 뿌리를 둔 성 차이가 기업, 정부, 노조들에 의해 어떻게 성차별주의, 수치심, 비밀주의의 해로운 혼합이 되었는지와 그것이 질병, 부상, 불행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초래했음을 능숙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성별 차이를 무시함으로써 일터 평등을 강제하려는 노력이 진정한 평등을 가져오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더 나은 자료와 설계, 정책을 옹호하며 모든 사람을 위한 건강하고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로 이끌 해결책은 일터 불평등과 수십 년간 싸워온 저자의 경험에서 나왔다. - 레슬리 컨 (『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 저자)
여성을 위한 일터 환경 개선에 일생을 바친 저자의 설득력 있는 이야기. 변화가 쉽지 않을 수도 있고, 불신과 완전한 적대라는 장애물에 직면할 수도 있지만, 함께할 용기가 있다면 진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여성을 위해 필수적인 그리고 희망적인 외침. -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보이지 않는 여자들』 저자)
일터 여성 건강에 관한 설득력 있고 중요한 책. 수년 동안 지켜본 캐런 메싱의 독특한 목소리는 일하는 여성에 초점을 맞추고 페미니스트 연구 도구와 이론을 사용하지만, 항상 사회와 생물학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여성의 노동 조건과 직장 내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라! - 앤 파우스토 스털링 (브라운대학교 생물학 및 젠더 연구 명예교수)
캐런 메싱 박사는 다시 한 번 아름다운 글로 우리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것은 여성의 권리 옹호자로서 경험에서 얻은 정교한 이론, 직업 건강의 성 및 젠더 문제에 관한 최신 과학으로의 접근이다. 이 책은 여성 건강 연구자들과 활동가들의 격차를 줄이는 데 필수적이다. 나는 이 책을 반드시 추천도서 목록에 올릴 것이다. - 줄리 코트 (맥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일터에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수치심을 극복해야 할 필요성과, 평등을 위해 신체의 특수성과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모순된 압력을 해소할 연대의 중요성. 이 도발적이고도 복잡하며 자기 반성적이고 재치 있는 분석을 읽는 것이 즐거웠다.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과학적 증거에 따른 정보를 제시하면서, 이 책은 모든 노동 과정에서 신체들을 고려해야 함을 분명히 밝힌다. 관리자와 노동자 모두 의무적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 팻 암스트롱 (요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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