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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앞서서 살아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1 한숨꽃 2 감자방 3 군식구 4 새어머니 5 치안대 6 돌아와 버린 사람들 7 누나 엄마 8 낮 사람, 밤 사람 9 산 같은 사람들 10 어제는 이편, 오늘은 저편 11 유복이를 남겨 두고 12 오빠! 오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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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막내오빠는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골방에서 혼자 문을 닫고 지낸다. 가끔씩 찾아오는 동무들과 방에 틀어박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복순이는 모른다. 어느 날 선소 나루에 가서 이러저러한 사람에게 쪽지를 전해 주고 오라는 막내오빠 말에 복순이는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섬진강가에 다녀온다. 해가 저물어 가까운 큰고모 집에 들른 복순이를 보고 큰고모는 깜짝 놀라며 뭔가를 감추듯 허둥대고, 다음 날 집에 돌아온 복순이를 아버지는 당분간 큰언니 집에 가서 지내라며 보내 버렸다. 막내오빠는 하룻밤 새 간 곳이 없다.
복순이는 영문을 몰랐지만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큰언니 집으로 갔다. 고갯길에서 기다리던 둘째언니는 막내오빠가 지리산에 간 거라고, 지리산에 간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죽었는지도 모르게 죽는다고 말하며 눈물만 흘렸다. 일본이 전쟁 물자를 수급하느라 집집마다 쇠란 쇠는 모두 걷어 가 대나무로 숟가락을 깎아 쓰던 시절, 복순이는 큰언니 집의 군식구가 된다. 시간은 흘러 광복이 되고 이제는 모든 고통이 끝날 줄 알았다. 막내오빠는 갑자기 사라졌던 것처럼 갑자기 돌아왔다. 둘째언니가 시집을 가던 날, 고향집에 가니 이웃에 살던 동무 순덕이는 일본 공장으로 돈 벌러 가니 부자가 되어 돌아올 거라며 들떠 있었다. 그러나 곧 잡혀 갔던 친일파가 모두 마을로 돌아온다. 막내오빠는 골방에서 무산계급이니 민중해방 같은 말을 하는 청년들과 매일같이 언성을 높이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