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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예술과 경제 1.1. 예술의 경제적 이해 경제적 접근 1.2. 예술 양식 전근대 예술 |근대 예술 |현대 예술 제1부 전근대 예술 2장 고대 예술 2.1. 고대 예술 수요자 시민공동체 2.2. 고대 예술가 미술가 |문학가 |배우 |고대 예술가 지위 2.3. 고대 예술 미술 |연극 |고대 예술의 특징 3장 중세 예술 3.1. 중세 예술 수요자 교회 |봉건귀족 3.2. 중세 예술가 미술가 |문학가 3.3. 중세 예술 미술 |문학 4장 르네상스 예술 4.1. 르네상스 예술 수요자 도시귀족 |교회 |봉건귀족 4.2. 르네상스 예술가 미술가 |문학가 |음악가 |예술가 개념 4.3. 르네상스 예술 르네상스 예술의 성격 |미술 |문학 |음악 | 5장 바로크 예술 5.1. 바로크 예술 수요자 국왕 |귀족 5.2. 바로크 예술가 아카데미 |미술가 |문학가 |음악가 |공연예술가 5.3.바로크 예술 미술 |공연예술 |문학 · 음악 제2부 근대 예술 6장 근대 미술 6.0. 근대 예술 근대 사회 |예술시장 6.1. 근대 미술 수요자 17세기 네덜란드 |중산층 미술 수요 |근대 미술 매체 6.2. 근대 미술가 미술가의 독립 |미술가 지위 |시장과 미술가 6.3. 근대 미술 풍경화 |정물화 |풍속화 |초상화 7장 근대 문학 7.1. 근대 문학 수요자 18세기 영국 |중산층 문학 수요 |근대 문학 매체 7.2. 근대 문학가 문학가의 독립 |문학가 지위 |시장과 문학가 7.3. 근대 문학 소설 |시 |희곡 8장 근대 음악 8.1. 근대 음악 수요자 19세기 전반의 유럽 |중산층 음악 수요 |근대 음악 매체 8.2. 근대 음악가 음악가의 독립 |음악가 지위 |음악가 직업 분화 8.3. 근대 음악 낭만주의 |그랑토페라 |표제음악 |소품 음악 제3부 예술의 두 주제 9장 예술 속의 사랑 9.1. 고대 예술 약탈적 사랑 |미소년과 아프로디테 9.2. 중세 예술 우아한 사랑 |성모 9.3. 르네상스 예술 충동적 사랑 |다비드와 베누스 9.4. 바로크 예술 퇴폐적 사랑 |귀족 풍속화 9.5. 근대 문학 낭만적 사랑 |사랑과 결혼 |깨어진 우상 9.6. 근대 미술 중산층 풍속화 |근대 누드화 |서글픈 물랭루즈 10장 예술 속의 노동 10.1. 고대 예술 노예의 자리 |무덤 속의 노예 10.2. 중세 예술 농민의 자리 |기도서 속의 농민 10.3. 르네상스 예술 중산층의 등장 |중산층 초상화 |춤추는 농민 10.4. 바로크 예술 중산층의 자리 |잠자는 양치기 10.5. 근대 문학 중산층의 직업노동 |노동자계층의 등장 |제르미날 |노동의 변모 10.6. 근대 미술 중산층의 직업노동 |노동자계층의 등장 |직조공의 봉기 |노동의 변모 제4부 현대 예술 11장 대중예술과 순수예술 11.1. 예술 수요자 변화 중산층 |노동자계층 11.2. 예술 생산자 변화 대중매체의 성장 |예술가 분화 |순수예술가 지위 11.3. 대중예술과 순수예술 대중예술 |순수예술 12장 대중문학 12.1. 대중문학 수요자 노동자계층 |신중산층 |청소년 |대중문학 매체 12.2. 대중문학 생산자 출판사 |문학가 12.3. 대중문학 범죄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탐정소설 |첩보소설과 포스트모더니즘 소설 13장 대중음악 13.1. 대중음악 수요자 노동자계층 |신중산층 |청소년 |대중음악 매체 13.2. 대중음악 생산자 음반사 |재즈 음악가 |록 음악가 13.3. 대중음악 재즈 |록 14장 영화 14.1. 영화 수요자 노동자계층 |신중산층 |관객의 변화 |영화 매체 14.2. 영화 생산자 영화사 |감독과 배우 14.3. 영화 장르영화 |대형영화 |예술영화 15장 예술의 미래 15.1. 현대 예술의 상황 현대 예술시장 |아방가르드와 포스트모더니즘 15.2. 예술의 미래 참고문헌 그림목차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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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의 노래
우리의 감미로운 노래를 듣고 즐기세요. 지중해의 한 섬에서 세이렌 자매가 항해하는 오디세우스 일행을 유혹한다. 이 세상 누가 그 매혹적인 목소리에 저항할 수 있으랴! 하지만 그 유혹은 치명적이다. 이미 세이렌 주위에는 죽어간 사람들의 뼈가 무더기로 쌓여있다. 오디세우스는 미리 부하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아 아름다운 노래에 홀리지 않게 한다. 부하들은 열심히 노를 저어 세이렌 섬을 빠져나간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만은 밀랍으로 귀를 막지 않는다. 그는 부하를 시켜 자기 몸을 돛대에 묶게 한 다음 혼자 노래를 듣는다. 경제의 창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세이렌 일화는 이 책의 실마리이다. 지금까지 예술사는 세이렌이 부른 노래에 관심을 기울였다, 노래를 분석하고 노래의 형식, 내용, 성격, 의미를 찾는다. 하지만 정작 노래를 들은 오디세우스나 노래를 부른 세이렌에게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오디세우스가 어떤 존재인지,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은 왜 노래를 들을 수 없는지는 문제 삼지 않는다. 또 세이렌 자매는 어떤 운명의 주인공인지, 무엇 때문에 그런 노래를 부르는지도 문제가 안 된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예술사들은 예술 작품 자체를 분석하는데 치중했고 예술 작품의 수요자나 생산자를 고려하는데 인색했다. 이 책에서는 경제의 창을 통해 예술을 본다. 경제는 수요와 생산의 두 측면으로 구성된다. 경제적 접근은 관심을 예술 작품에 한정하지 않고 예술 수요자와 예술 생산자로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예술사 저자들은 예술 작품을 독립된 실체인양 다루어왔다. 그러나 예술 작품은 예술활동의 대상이며 결과일 뿐이다. 예술 작품은 예술활동의 주체와 분리될 수 없다. 예술활동 주체는 예술 수요자와 예술 생산자이다. 과거의 예술활동은 우리에게 예술 작품이라는 물질적 흔적으로만 남아 있다. 이 책은 물질적 흔적을 넘어서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삶과 관계를 다룬다. 예술의 숲 세이렌의 노래를 즐길 자격은 오디세우스에게만 있다. 고된 노동에서 면제되고 남을 부리는 유한계급만이 예술에 탐닉할 자유를 누린다. 반면 오디세우스 부하들은 귀를 막은 채 노를 젓는다. 예술은 비생산적이므로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났다, 풀턴의 증기선이 나온 뒤라면 오디세우스부하들도 노 젓는 일에서 해방된다. 역사적으로 예술 수요자는 귀족에서 중산층으로 다시 노동자계층으로 폭이 넓어졌다. 소수 엘리트에 봉사하던 예술은 대중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예술로 변화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예술은 무엇보다도 대중예술이다. 우리가 보기에 대중예술은 아직 예술사에서 정당하게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차별하고 대중예술을 ‘문화산업’으로 경시하는 모더니즘 전통 때문이다. 순수예술에 집착한 채 대중예술의 눈부신 발전에 눈감음으로써, 예술사의 인식은 협소해지고 현실과 간극이 벌어졌다. 대중예술에 대한 차별은 예술사의 긴 흐름에서 볼 때 한 시대의 편견일 뿐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대중예술을 현대예술의 주류에 놓고 예술의 역사를 새롭게 구성한다. 또한, 그동안 예술사는 주로 특정한 예술 분야에 한정되어 있었다. 자신의 미시적 연구 영역을 넘어서는 일을 금기로 여기는 근대 학문의 개별화, 파편화 경향 때문이다. 각 예술 분야별 연구는 많지만, 여러 예술이 어떻게 서로 관련을 맺고 발전하는지, 시대마다 예술 전반의 성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다룬 연구는 드물다. 본격적인 연구가 지체된 대중예술 분야에서는 이런 현상이 한결 심각하다. 모든 예술은 다른 예술과 영향을 주고받는 가운데 함께 발전한다. 개별 예술사에서 어떤 시대의 독특한 양상으로 설명되는 것들은 흔히 그 시대 예술전체가 공유하는 특성이다. 우리는 각 시대 예술의 전반적 특성을 파악하고, 그것이 문학 · 미술 · 음악 · 공연예술 · 영화 등 각 분야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기술한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처음 배우면 나무와 숲에 관한 비유를 듣는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살펴보는 일도 필요하지만 숲 전체를 보는 일도 필요하다. 예술을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대중예술을 포함하여 여러 예술을 넘나드는 것은 예술사의 전통에서 벗어난다. 무엇보다 그것은 예술의 자율성 신념에 벗어난다. 그렇지만 이 신념도 근대 사회가 낳은 특수한 가치관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로 불리는 20세기 후반을 지나면서,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벽이 허물어지고 각 분야의 예술이 서로 융합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순수예술이나 특정한 예술 분야에 고정된 시각으로는 예술의 발전상을 이해하기 어렵게 되었다. 얘술에 대한 전체적 인식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반딧불이 경제의 창을 열고 예술의 숲을 바라보기 시작한지도 많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이 주제에 관련된 글이면 마다않고 살펴왔으나 정작 지침이 된 연구는 많지 않았다. 때로는 칠흑 같은 밤에 미지의 절벽 길을 달리는 느낌도 들었다. 예술 작품의 역사가 아니라 예술을 둘러싼 인간관계의 역사를 쓰려는 것은 어차피 한 두 사람의 힘에 벅찬 포부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작업은 계속할 예정이다. 예술정신을 불태우다 사라져간 수많은 예술가들과 조우는 우리에게 늘 감동이었고, 이들이 남긴 삶의 자취를 찾아 나선 여정은 우리 삶의 소중한 일부였다. 우리가 누렸던 감동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예술을 즐기는 일과 이해하는 일은 똑같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이해하고 싶어 하지만 예술의 숲에 지름길은 없다. 수많은 갈림길이 있는 숲에서 이 책이 작은 반딧불이라도 된다면 바랄 게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