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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님의 사리가 세상을 깨우치고 맑히는 지혜의 법문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스님의 작품 활동은 단순한 예술 행위가 아니라 바로 수행 그 자체였습니다. 피사체에 몰입하는 순간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삼매의 경지에 드셨던 것입니다.
---「승원 스님, ‘출간의 변?사진은 스님의 사리입니다’」중에서 스님의 작품이 곧 스님이며 불법을 시각적으로 펼쳐 보인 법문입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작품집을 통해, 스님의 원력과 진면목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정우 스님, ‘스님을 그리워하며?은혜로 오신 스님, 참 스승님!’」중에서 스님의 사진을 처음 봤던 날을 잊을 수 없다. 80년대 중반쯤이었다. 사진가가 돼보려고 미국 뉴욕에서 발버둥을 치며 매일매일 혈투를 벌이듯 살 때였다. 최고의 예술 관련 전문서점인 ‘리촐리’를 지나다가, 유리창 너머로 비친 어느 책의 표지사진 한 장에 온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감이 열려 있는 감나무 사진이었다.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무엇에 홀린 듯 나를 잡아당기는 힘에 이끌려 서점에 들어가 책자를 집어들었다. ‘관조’라는 이름을 가슴에 각인시키는 순간이었다. ---「준초이(사진가), ‘스님을 그리워하며?감동으로 다가온 사진 한 장의 인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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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는 나와 같은 뿌리에서 나왔고
만물은 나와 한몸이다 『관조』는 스님의 출가본사이자 평생을 주석했던 부산 범어사 사진으로 시작한다. 속세와 탈속의 경계인 사찰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당간지주를 만나게 되고, 곧이어 절집의 전경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일주문과 천왕문을 지나면 열린 공간이 나타나고, 그곳에 어우러진 탑과 석등을 둘러본 후 대웅전을 포함한 각 전각을 살핀다. 그러고 나서 그 안의 불상, 탱화, 닫집, 문살, 수미단, 나한, 단청 등을 하나하나 보듬는다. 이어 수행자들의 일상 공간인 승방, 공양간 등의 사계절 모습을 들여다본 후, 다비식과 수계식을 비롯한 특별한 의식을 경험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범종, 부도, 탑비 등까지 두루 짚은 뒤에 다리를 건너 폐사지로 향하는 흐름이 『관조』가 인도하는 여정이다. 이 만행의 길에는 자연과 인간의 만화(萬化)가 숨 쉰다. 종교를 넘어 수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 큰스님들의 친근한 모습, 쉽게 볼 수 없거나 이제는 볼 수 없는 문화유산들의 소중한 모습들이 함께한다.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것들도 환한 명예를 얻는다.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돌계단, 기와 등 그저 묵묵히 세월의 자국을 간직해온 사물들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사찰의 모든 대중이 모여 땀 흘리며 일하는 울력을 통하여 수행과 노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선농일치(禪農一致)의 현장도 만날 수 있다. 선방(禪房)에서 정진하다가 잠시 밖으로 나와 눈부신 햇살 아래에서 단체 사진을 찍기 직전의 자연스러운 찰나를 담은 스님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다양한 형상의 나한을 연상케 한다. 전각의 검은 그림자, 누군가 켜놓았을 촛불 등 스님이 포착한 순간적인 장면들은 그 당시에 현실로 존재했을 수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이처럼 스님의 렌즈 속으로 들어온 옛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너무도 고졸하고 푸근하다. 특히 스님의 ‘꽃살문’은 일찍이 서구에서도 그 독특한 아름다움과 창의성을 인정받았으며, 전국의 국립박물관과 해외 유수의 박물관에서 전시된 바 있다. 스님의 사진은 자연물의 모습을 선구적으로 추상화·패턴화하여 일상적 예술의 세계로 승격시켰다. 그밖에도 기와, 담장 등 사찰의 구석구석을 담은 사진들은 그것들이 얼마나 정교한 구성과 깊은 뜻을 품고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관조』는 사찰이 자연과 어우러져 존재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사찰 속 전각과 탑 등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들이 자연과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자연과 하나되어 존재했던 것처럼 느껴진다. “자연의 풍화에 의한 변형을, 건물이 계속해서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가는 완성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현대 건축 이론가들의 말에 앞서, 스님은 이미 그 메시지를 언어 대신 이미지로 또렷하게 형상화했다. “모든 것이 부처의 법신”이라는 스님의 화엄 세계는 ‘있는 그대로’ 이 사진집을 넘기는 이들의 가슴에 아로새겨질 것이다. 『관조』가 스님의 발원대로 한국의 불교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일조할 것을 기대하면서, 아울러 사진이라는 평면의 이미지가 그것을 바라보는 각각의 시선들과 만남으로써 또 다른 담론(談論)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찰나를 상상해본다. 스님의 법명과 같이 그윽이 관조하면서, 만물을 평등하고 넉넉하게 품어왔던 스님의 삶이 오래도록 기억되었으면 한다. 森羅萬像天眞同 삼라만상천진동 念念菩提影寫中 염념보리영사중 莫問自我何處去 막문자아하처거 水北山南旣靡風 수북산남기미풍 삼라만상이 본래 부처니 찰나의 깨달음을 한 줄기 빛으로 담았네. 나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 마라. 동서남북에 언제 바람이라도 일었더냐. _관조 스님 열반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