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책머리에 _2
글을 시작하며 _5 1. 육체 속에 깃든 생명의 노래를 그대는 듣지 못 하네 _8 2. 자연은 때로 그대에게 느닷없이 다가와 큰 생명의 노래를 불러준다 _39 3. 방황하라. 각성 속에서 방황하라 _ 53 4. 구속된 현상, 구속된 인식, 그리고 매듭 풀기 _ 75 5. 의심은 도둑의 마음이요, 의문은 진리를 찾는 자의 칼이다 _90 6. 그대의 심층 깊은 곳으로 끊임없이 생명의 자맥질을 할 때 _116 7. 그대 하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억겁으로 이어진 _133 8. 지식의 문은 생명의 노래를 닫아놓고 _165 9. 선악(善惡)이 어디에 있던가 _199 10. 육체는 하늘 문을 여는 징검다리 _225 11. 육체는 그대의 유일한 도구 _252 12. 있는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다면 _276 에필로그 _294 해설·몸짓-명상, 혹은 몸짓-유희?·진형준 _307 |
강대철의 다른 상품
|
그녀의 엽서는 뜻밖이었다. 더욱이 시골 작업실의 주소를 알아내어 엽서를 띄우기까지는 여러 사람에게 수소문했을 터였다. 편지의 내용은 간단했다. 보름 전에 귀국을 했다. 직접 시골로 찾아갈까 했으나 옛날에 자주 만났던 곳에서 해후를 갖는 것이 좋겠다. 며칠 저녁 몇 시에 어디서 보자는 식의 내용이었다. 5년 만에 귀국한 그녀였다. 어느 날 갑자기 파리로 떠나겠노라고 하곤 훌쩍 떠나버린 그녀였다. 5년 동안 편지 한 장도 없었다. 애당초 특이한 인연으로 이루어진 그녀와의 관계였지만, 민욱에겐 아직도 그녀는 불가사의한 여자였다.
---「1. 육체 속에 깃든 생명의 노래를 그대는 듣지 못 하네」중에서 바라나시의 강변에 처음 도착한 날 그녀는 순례자들의 틈에 끼여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모든 종교의 명상(冥想)이 처음으로 시작된 곳, 끝없는 윤회로부터의 해탈을 위한 인류의 염원이 집약된 곳, 창조와 파괴의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시바 신의 숨결이 가득한 곳. 그녀는 저 깊은 내면으로부터 원초적인 생명의 기운이 샘물처럼 솟아오르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순례자들이 외는 주술 소리와 북소리가 꿈결처럼 그녀의 귓가에서 맴돌다가 그녀의 일부가 되어 온몸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었다. 그녀는 인도의 성지들을 찾는 여행을 시작하였다. 몇 달에 걸친 그 순례를 통해 이 땅에 깃들어 있는 정신이야말로, 투쟁의 역사로 오염된 모든 이데올로기와 민족 이기주의의 탐욕으로 하여 우주의 섭리에서 벗어나 있는 정신성들을 새롭게 정화시켜줄 수 있다는 느낌이 굳어졌다 ---「3. 방황하라. 각성 속에서 방황하라」중에서 그가 천 선생을 통해 수련을 하면서 특별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민욱이 삶의 모습을 바꿔 구도자의 길로 들어서리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천 선생이 얘기하는 영격의 변화라든가 환골탈태하는 큰 변화가 생겨 한순간에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리라는 것도 자신에게 실감나는 얘기는 아니었다. 천 선생을 만나기 전부터, 아니 정확히는 나문희를 다시 만나기 전부터, 자신의 예술관을 새로 정립해서 화가로서의 삶에 충실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해온 셈이었지만, 현재 두 사람을 만나서 얻어지는 체험들이 이러한 그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쩌면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히려 몰랐던 세계를 어설프게 앎으로 해서 혼돈만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새로운 체험 속에서도 흥분과 함께 불안함을 느끼는 것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10. 육체는 하늘 문을 여는 징검다리」중에서 민욱은 간밤에 작업실에서 일어났던 일을 생각한다. 몇 달 동안 빈 광장처럼 펼쳐져 있던 캔버스와 잔뜩 풀어놓았던 물감 통들. 남의 것이 되어버린 것 같았던 화구(?具)들. 어젯밤 그것들과 더불어 한 덩어리가 된 기운으로 몸짓을 일으켰다. 타인의 것들이었던 그 화구들이 민욱의 내부에 숨겨져 있던 것들을 뒤져내어 캔버스 위에다 옮겨놓았다. 육체는 마술 보자기였다. 있는 줄조차도 몰랐던 것들이 육체라는 보자기 속에 겹겹이 숨겨져 있었다. 백회로 연결된 기운과 더불어 몸짓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단순히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체를 찾는 명상의 행위임을 민욱은 알 수 있었다. ---「12. 있는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다면」중에서 이제 민욱에게 그림을 그리는 것은 곧 기공(氣功)의 몸짓이요, 몸짓 명상이며, 구도(求道)의 몸짓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시를 쓰고 있는 허탄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춤을 추는 송수련도 같은 경계로 자신의 춤 세계를 포용할 것임이 분명할 것이다. (…) 백회를 열고 큰 생명의 기운과 연결된 상태에서 우리의 육체 속에 잠재한 십악업의 경계를 하나씩 춤으로 풀어낸다면, 그 몸짓은 자신의 실체를 직시해나가는 수단인 동시에 그 몸짓을 보는 사람들 또한 엄청난 업 풀이의 체험을 하게 할 수 있으리라. 다섯 사람은 이제 자신의 육체 속에 감춰져 있는 큰 생명의 비밀을 찾아가기 위한 첫 단계의 독도법(讀圖法)을 익힌 셈이다. ---「에필로그」중에서 |
|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의 젊은 예술가 문희는 민욱과의 인연을 뒤로하고 어느 날 갑자기 파리로 떠난다. 갑작스러운 이별 이후 한동안의 방황을 거친 민욱은 돋울산이 있는 밤골 마을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화실을 운영하며 작품 제작에 몰두하며 지낸다. 어느덧 민욱에게 문희는 한때의 추억으로 남은 여인이 되었지만, 문희가 떠난 지 다섯 해가 지난 무렵 그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민욱을 찾는다.
문희는 프랑스와 미국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중 우연히 접한 인도 겐지스 강의 수행자들에 대한 기사에서 원초적인 생명의 에너지를 느끼고 그 길로 인도로 떠났으며, 인도에서 우연히 만난 천 선생을 통해 예술관과 인생관에 변화를 겪었다고 민욱에게 천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한국에 들어온 천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기로 했다는 문희는 뜻이 맞는 동료 몇과 함께 민욱의 작업실을 수련장 삼아 공부해보자는 제안을 하고, 민욱은 홀린 듯 그녀의 의견을 따르며 작업실 창고로 쓰던 건물에 수련장과 천 선생의 거처를 마련해 준다. 그렇게 민욱의 작업실에 모이게 된 다섯 명의 젊은 예술가들은 천 선생의 가르침과 명상 수련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며 스스로를 억압하던 관념들을 하나씩 깨나가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