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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한국어판 서문 기획자의 글 헌사 여는 말: 목소리를 잃어버린 남자, 로스트 보이스 가이를 소개합니다! 영국 상류층 성인 남성 그레이엄 우리 가족과 고향 조디 친구들 뇌성마비 학생을 위한 퍼시 헤들리 학교 트랜스 음악에 빠진 대학생 노르만 정복 웃으세요, 안 그러면 후회하게 될걸! 에든버러 로열마일의 저승사자들 노련한 전문가 되기 브리튼스 갓 탤런트? 로열 버라이어티는 인생의 묘미 여보세요? 저와 통화를 하겠다고요? 맺는 말: 장애인의 목소리로 알려주는 일상의 비법들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
Lee Rid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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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야 일상에서 진짜 제 목소리를 매일 듣지만 아마 여러분은 절대 들을 일이 없을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 글은 바로 그 목소리로 쓰고 있어요. 그렇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온갖 생각을 여러분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상황에서 이런 일은 거의 불가능해요. 떠오른 생각을 토커에 입력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요. 제가 말을 하고 싶다 해도 말할 기회를 잡을 새도 없이 그 순간이 지나가 버릴 때가 많아요. 좋게 보면 그 시차 덕분에 수많은 논쟁이나 육탄전에 휘말리는 것을 확실히 피할 수 있긴 합니다. 힘들게 입력할 필요도 없죠. 게다가 버럭 화내고 싶어도 토커의 목소리는 그렇게 들리지도 않잖아요. 그레이엄 선생의 목소리는 매우 차분하니까요.
--- p.36 그때도 처음 1년은 혼자서만 지냈습니다. 학교에 갔다가 수업을 마치면 다시 집으로 돌아왔죠. 학생 휴게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지만 도저히 끼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밀어낼까 봐 두려웠던 거죠. 오랜 고민 끝에 두 번째 해에 결국 휴게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됐게요? 아무 문제없었어요! 늘 그렇듯,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거죠. --- p.92 결심은 언제나 확고했습니다. 언론인이 될 거야. 대학에 갈 거야. 그리고 독립적인 사람이 될 거야. 장애는 저를 이루는 큰 부분이지만 장애가 제 삶을 좌지우지하도록 내버려 둔 적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제가 용감하다거나 용기 있다고 말할 겁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 안 해요. 그런 말을 듣는 것도 싫습니다. 용감하다는 말을 들을 만한 사람들은 차고 넘치니까요. 전 그저 제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일 뿐입니다. --- p.106 그 누구도 인생의 거대한 데이트 시장에서 안 팔리는 상품이 되기를 원하진 않을 거예요. 제일 인기 있는 녀석들은 이미 다 팔렸고 제일 싼 녀석들은 팔렸다가 돌아와서 환불을 기다리고 있죠. 그리고… 안 팔리는 녀석들은 진열된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요. 테스코의 자체 브랜드 레드 소스처럼 말이죠. 맛도 없고 거의 손대는 사람도 없는 소스 말이에요. --- p.127 제 마음은 가끔 보면 참 이상해요. 한편으론 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재미있는 면을 보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점을 자꾸만 되새기니까요. 그런 생각에 잠길 땐 울적해지죠. 만약 장애가 없었다면 삶이 어땠을까? 누구나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면 어떨지 궁금해하지만, 글쎄요, 저의 삶을 선뜻 살아보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까요? --- p.134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면서 맨 먼저 떠오른 생각은 무엇이든 방향만 잘 잡는다면 유머의 소재로 써먹을 수 있겠다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그건… 끝내주는 발상이었죠. 아마 이 생각 덕분에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기 전 친구들과 농담이나 주고받던 시절부터 부딪힌 여러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할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도 몰라요. 이 시리즈 덕분에 누군가를 웃겨야 할 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오히려 큰 강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제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거든요. 제가 가진 여러 희한한 특징 때문에 움츠러들기보다는 그걸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소재로 여기게 되었어요. 관객들이 좀 불편할 수도 있다는 건 알지만 그것도 내심 즐기게 되었고요. 제가 아주 유리한 위치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 p.156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작했을 때, 그 일을 즐겼기 때문에 도전한 거예요.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장애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퍼트리겠다는 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무대에 설 때마다 장애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무의식 중에 퍼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제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제 코미디를 보고 사람들이 장애를 둘러싼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틀림없이 좋은 일일 거예요. 이 관심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 p.252 스포츠를 매우 좋아하기는 하지만요, 패럴림픽은 훌륭한 장애인만이 성공한 장애인이라고 넌지시 말하는 것처럼 보여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태도로 패럴림픽 경기를 본답니다. 그게 바로 문제죠. 상류 사회의 ‘감동 포르노’나 다름없고, 그 점이 싫어요. 장애인을 단지 ‘유능한 장애인’, ‘무능한 장애인’ 이렇게 두 집단으로만 나눌 수 없어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이런 접근이 왜 위험하냐면,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 일부 장애인은 지지와 관심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암시하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죠. --- p.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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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보이스 가이〉 출판 프로젝트의 시작은 피아바나나(최유정, 김헌용)가 우연히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한 리 리들리를 본 후 팬이 되어 이 책의 한국어판을 내야 겠다고 결심한 순간이었습니다. 김헌용이 속해 있던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줄여서 ‘우리동작’)의 중증장애인 번역가 양성 과정에서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번역 팀이 꾸려져 책을 번역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여성 코미디언의 책을 번역·출간해왔던 책덕에서 출판 과정에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피아바나나, 우리동작, 책덕이 만나 1년 반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 9월 텀블벅 펀딩을 열었고, 많은 응원이 모여 드디어 로스트 보이스 가이의 책을 한국에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손길이 담긴 책인 만큼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 다채로운 화학작용을 일으켰으면 합니다. 우리 사회에 기분 좋은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라는 마음도 이 책에 함께 담아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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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들리의 말은 시차를 두고 전달된다. 그의 말을 음성으로 들려주는 ‘토커’에 한 글자 한 글자 입력을 마치면 비로소 말이 소리 위에 올라타기 때문이다. 청자는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오디오가 비는 시간의 어색함을 견뎌야 한다. 이렇게 시차를 넘어 도달하는 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의 재치있고 날카로우면서도 풍요로운 세계를 알았으므로 그를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었을 것이다. 리들리는 이렇게 자신의 말을 기꺼이 듣고자 했던 가족, 친구, 학교 선생님, 코미디 업계 동료 관계자와 함께 자신만의 길을 나섰고, 순발력과 타이밍이 핵심인 스탠드업 코미디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 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소년이 어느 날 말로 사람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무대 위에 서게 되는 이 이야기는 영웅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사소하고, (조금 지저분하지만) 엄청나게 웃기며, 중요한 사회비평적 메시지로 가득하다. 구어체로 쓰인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그의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목소리를 잃어버린’ 그가 실은 장애가 있는 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되었음을, 이 기막힌 이야기를 전달할 유일한 목소리를 가졌음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 김원영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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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때 저는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적이 있습니다. 반년 만에 깨어나 TV를 켰을 때 처음 나온 프로그램은 〈개그 콘서트〉였어요. 운명처럼 〈개그 콘서트〉에 푹 빠져 지내며 ‘나도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개그맨의 꿈을 키우다가 2018년에 드디어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하기로 했어요. 난생 처음 무대에 서는 거라 어떤 식으로 공연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함께하는 동료가 로스트 보이스 가이 영상을 보여 주었습니다. 영상을 보고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자막은 없고 영어뿐이라서…
다시 자막 달린 영상으로 로스트 보이스 가이의 공연을 보았고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코미디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며 웃기도 많이 웃고 영감도 많이 얻었습니다. ‘나도 이분처럼 내 이야기를 코미디로 풀어야겠다’라고 결심한 후 제가 경험했던 장애 이야기를 스탠드업 코미디에 녹여내기 시작했고, 지금은 ‘뻔장코(뻔뻔한 장애인 코미디언)’라는 타이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한국어로 나와서 기분이 엄청 좋습니다. 저는 지금도 영어를 못하거든요… 영어를 잘하든 못하든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이 나와서 코미디를 한다고 하면 불편하게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지금 여기에, 로스트 보이스 가이와 저 뻔장코의 개그는 엄숙근엄진지 사회를 예방하는 필수 백신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잠시 선입견과 편견을 치워두고 웃을 준비를 해주세요! - 한기명 (스탠드업 코미디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