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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프롤로그: 내 인생, 리셋 버튼이 눌러지다 1장 더듬더듬, 나를 만나러 가는 길 한 걸음에 후회, 두 걸음에 마음 내려놓기 걷기에 초대해 준 메타세쿼이아 길 | 시로 속삭이는 힐링, 피천득 길 | 허다한 일들, 허다한 욕심 내려놓기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우리로 어울리다 소쩍새도 울고, 천둥도 울었다는데 | 조화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준 오솔길 | 몽마르뜨 언덕에서 ‘해냈다’ 한낮의 내 그림자는 무엇을 기다릴까 은빛 억새, 출렁이는 은물결 | 서래섬, 그곳에 가고 싶다 | 흔적이 상처만 뜻하지는 않기에 괜찮아, 그게 바로 나니까 후회도 선물처럼 사랑해야지 | 한강의 모든 것, 구름 위의 산책 | 뙤약볕 흙길을 누군가 걷는다면 2장 우리들, 함께 가는 길 유년의 뜰에서 가져온 온기 소꿉친구들과 다시 ‘소녀시대’로 | 여고 시절 푸릇함은 세월이 가도 | 날 위해 울어 주는 친구가 있다니 어른이 되면 어른의 마음이 필요해 귀룽나무 아래서 만난 대학 동창들 | 파리에서 온 다정한 미란 씨 | 여행 친구들과 나눈 소소한 일상 옛 동지들은 오늘도 의연하고 평화여성회, 우리들의 그리운 금강산 | 여교수, 녹슬지 않는 시간을 위하여 | 미래를 미리 안다고 해도 지성이 소멸하는 그날까지 지적 욕구를 채워 주는 연구 토론 모임 | 코로나 시대에 『페스트』를 읽다 | 들판에 선 여인들의 마음에는 3장 자연의 속삭임, 활짝 핀 생명의 길 겨울을 이겨 낸 저 봄꽃들처럼 그야말로 벚꽃 엔딩 | 저렇게 많은 꽃들 속에서 | 그 꽃그늘 아래서는 황제라도 눈물이었으리 세상 그 무엇도 홀로이지 않듯이 새끼 오리와 징검다리 앞의 풍경 | 나에게만 열리는 시크릿 가든 | 강가의 미루나무 실루엣 모든 꽃이 예쁘다, 너도 그렇다 계절의 여왕, 꽃의 여왕 |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 자세히 보고, 오래 보고 꽃등 하나 밝히며 기다리는 마음 지나가는 꽃, 다가오는 꽃 | 보랏빛 희망, 도라지꽃 | 야생화,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 4장 마음 저 들판, 길을 내고 걷다 꺾어진 꽃을 길에서 줍다 물이 좋으니, 물꽃같이 살리라 | 향기, 고결, 맑음, 그리고 깨끗함 | 꽃 그리는 마음은 깊은데 마지막 꽃들이 더 소중하네 들에 핀 꽃들은 어디로 가나 | 마음 한가로이 석양을 보네 | 자신의 반영(反影)을 마주한다는 것 가득함은 빈 것이 되고, 빈 것은 가득함이 되네 순간에서 영원으로 가는 마법 | 느리게 사는 삶, 한가한 사람의 시간 | 인생의 새옹지마, 몸이 아픈 것의 사회학적 의미 | 치유의 길에서 나를 만나다 에필로그: 나의 산티아고 길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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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저절로 시인이 되게 한다. 목련꽃도 피고, 황매화도 노랗게 피고, 참나리의 짙은 주홍빛 나팔 소리도 들린다. 길 중간중간에 피천득 시인의 시가 쓰여 있는 검은 목판이 서 있다. 시인의 글들이 하얀 대리석으로 된 의자 등받이에 새겨져 마음을 끈다. 〈이 순간〉과 〈축복〉이라는 시는 갈 때마다 보고 또 보아도 좋다.
--- p.32 천천히 걸으면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모든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앞만 보고 걸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아파트 단지와 한강변에서 일주일, 한 달, 일 년을 같은 길을 다녀도 똑같은 길은 한 번도 없었다. 이상한 일이다. 내 발끝에는 아무래도 강아지 코라도 달린 모양이다. 길 냄새를 잘 맡는다. 이쪽저쪽 방향으로 벌름거리면서 걷기 좋은 길을 찾아내고는 한다. --- p.50 사람들이 별로 없는 시골의 흙길이기도 하고, 여름 땡볕에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야 하는 고행길이기도 했다. 겨울에는 휘몰아치는 찬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견뎌야 하는 길. 내 마음 속에 푸석푸석 흙먼지가 날리는 길. 언제까지 걸어야 할지 모르는 길. 가만 보니 그 길을 내가 걷고 있었다. --- p.73 나아진 내 모습을 보고 너무 좋아 울어 주는 친구가 있다니. 마음이 뭉클해졌다. 나는 다른 이의 불행이나 행복에 진정으로 공감해서 울어 준 적이 있던가? 나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친구의 진심 어린 공감의 눈물에 정말 고맙고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 p.89 '시크릿 가든'은 내가 붙인 이름이다. 아픈 이래로 여기저기를 산책하면서 마음이 끌리는 곳이 있으면 마음껏 이름을 붙였다. 오솔길, 메타세쿼이아 길, 나이야 가라 폭포, 산티아고 길, 미루나무 길 등. 이름을 붙여 주면 나만의 공간처럼 애착이 가고, 더 가깝고 다정한 느낌이 들었다. --- p.146 나는 왜 내 뒷모습 사진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사진 속 나는 어떤 모습인가. 그림 속 소녀처럼 먼 시간과 장소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는가. 아니면 아직도 나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현실을 외면하려고 하는가. 어쨌거나 이제는 숨기고 싶었던 나 자신의 뒷모습을 대면할 때가 된 것 같다. 마지막에 그려질 내 인생의 반영(反影)이 무엇이든 간에. --- p.196 오랫동안 잘 이해되지 않던 '한가한 사람'의 시간이라는 글귀가 갑자기 마음에 와닿았다. 다시금 제2악장의 느리고 애절한 음악을 듣는 시간, 이제 주연이 아닌 조연이자 생활이라는 삶에 젖어 드는 시간이 된 것이다. '시간과 마주 서 있어 본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리라. --- p.203 과거의 나는 교수로서 강의하고 연구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살았다면, 이제는 조용히 산책하면서 유유자적 삶을 즐기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교수로서 나의 일은 좋은 것이었지만 이상운동증후군이라는 나쁜 병을 몰고 왔고, 나의 병은 나쁜 것이었지만 오히려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인생이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나의 병은 나에게 '해방적 파국'의 시작일 수 있다.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가는 탈바꿈 과정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 p.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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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듬더듬 나를 만나러 가는 길에서 만난
아름답고 눈부신 자연의 속삭임과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 그 안에서 치유의 길을 내고 내일을 향한 새로운 꿈을 꾸다! 아픈 뒤 시작한 첫 산책에서 저자는 남편에게 두 팔을 내맡긴 채 힘겹게 발걸음을 뗐다. 처음에는 겨우 몇 걸음, 다음에는 몇 미터, 그렇게 점차 거리를 늘려서 아파트 단지를 넘어 수백 미터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었고, 반포천 길을 따라 걸었다. 저자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공간을 매일 반복해서 걸었다. 비록 아파트 단지와 근처 한강변이라는 한정된 공간이었지만. 그런데 길을 걸을 때마다 볼 때마다 언제 보았냐는 듯 날마다 새로웠다. 전에는 꽃들을 보아도 자세히 보지 않았고, 그럴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아프고 나니 꽃, 풀, 나무와 모든 것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그들을, 그곳을 보는 저자의 마음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거대한 나무가 들어선 메타세쿼이아 길, 몸의 치유와 시를 통한 마음의 치유를 도와준 피천득 길, 여러 단풍나무가 가을 햇빛을 받아 작품을 만드는 오솔길, 출렁이는 억새밭을 끼고 도는 산티아고 길 등, 저자는 걷는 길에 이름을 붙이고 자신을 만나기 위한 길을 냈다. 그곳에서 어렸을 적 친구들을 떠올리고, 모범생으로서 완벽하기 위해 욕심을 내던 자신도 만났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픈 것으로 인해 힘겹고 슬펐지만 그로 인해 자신이 바뀌게 되었음을. 항상 목표를 향해 달리던 것에서 벗어나 가는 여정 자체를 즐기게 되었음을. 내 발로 걸을 수 있는 자유와 도움과 지지를 주는 사람들이 있음에 감사함을. 저자는 마음에 새로운 길을 내고 다음을 향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나의 산티아고 길을 찾고, 진정한 자아를 찾는 길. 걷기를 통해 꿈을 이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