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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열세번째 별자리 기억의 조작 신화의 재림 달콤한 균열 얼음의 그림자 천사 혹은 전사 하나의 심장, 진실의 두 얼굴 고목의 환생, 그리고 에필로그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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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너머로 야윈 비명 소리가 스러졌다. 신우는 애써 귓가를 후벼 파는 절규에서 달아나려 혀끝에 감기는 따뜻한 질감에 집중했다. 그사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달콤한 향기가 그의 이성을 제압했다. 그는 삽시간에 자신의 임무를 잊고 말았다. 그는 오로지 운하의 피를 빨아들이는 데 집중했다. 탐욕에 사로잡힌 영혼은 무정했다.
오래지 않아 그녀의 마른 손목이 툭 떨어졌다. 맥없이 뛰던 심장도 단정하게 멎었다. 신우가 기억하는 운하의 마지막 움직임이었다. 거울 속 괴물과의 첫 조우이기도 했다. 결국 그에게 남은 것은 처참한 연인의 주검과 살인자가 되어버린 자신뿐이었다. 어쨌거나 뱀파이어가 인간을 뱀파이어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거짓이었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운하의 주검이 그 증거였다. --- 본문 중에서 “그래서 결심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적어도 단 1분, 아니 30초라도……. 그 순간만큼은 내가 당신이 갖고 싶은 유일한 여자가 되겠다고. 반드시 그렇게 만들고야 말겠다고.” 참으로 당찬 여자였다. 하지만 신우는 그 다부진 얼굴 뒤에 숨겨진 연약한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그 이질적인 공존은 묘한 매력으로 그를 사로잡았다. 탐스러운 머릿결이, 매끈한 이마가, 다부진 콧날이, 수줍은 입술이, 그의 심장을 조여왔다. “그게 소원이라면 이뤄줄게.” 신우는 급작스레 그녀를 두 팔 안에 가둬버렸다. 수안은 애써 당당하게 맞섰다. 그 순간만큼은 절대로 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우의 농염한 손놀림에 수안의 오기는 서서히 무너졌다. 가늘고 매끈한 그의 손가락은 그녀의 귓불을 스치고는 턱을 훑어갔다. 그 야릇한 동선에 수안은 굳은 몸을 떨었다. 그사이 담대한 입술이 그녀의 목덜미를 훑어 내렸다. 빳빳하게 몸을 세운 솜털에 수안은 얕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주저함 없는 손길은 그녀의 옷깃을 향했다. “10초.” 신우는 야릇한 웃음과 함께 그녀의 단추 하나를 풀어냈다. 수안은 까닭 모를 모멸감에 입술을 깨물었다. “20초.” 그는 두번째 단추를 풀어내며 그녀에게 밀착했다. 그러자 수안의 더운 체취가 신우를 덮쳐왔다. 신우는 강렬한 충동에 휩싸여 세번째 단추를 풀었다. 그러고는 삽시간에 수안의 아랫입술을 집어삼켰다. --- 본문 중에서 “난 내가 원하는 걸 얻게 되면…… 널 버릴 거야. ……넌 다시 혼자가 되는 거야. 그래도…… 괜찮아?” 신우는 거침없는 독설로 수안을 밀어내려 했다. 실낱같은 이성의 힘이었다. 그러나 수안은 그의 말끝에 묻어난 미련의 흔적을 놓치지 않았다. “이 이야기의 끝이 뭐가 됐든…… 날 막을 순 없어요. 그런 것 때문에 달리는 마음을 멈출 만큼 나 비겁하지 않아요.” 수안은 다부지게 제 진심을 고백했다. “바보 같군.” “진짜 바보는 내가 아니에요. 돌아올 상처가 두려워서 어둠속에 꽁꽁 숨어버리는 당신이죠.” 수안은 가만히 신우를 끌어안았다. 그의 품속에 그녀의 온기가 스며들었다. “난 정말 모르겠어요. 왜 당신은 아무리 꼭 안아줘도 따뜻해지지 않아요?” 그녀의 눈물이 그의 가슴팍을 적셔왔다. 신우는 돌연 심장이 뻐근해졌다. --- 본문 중에서 “도대체 걱정하는 게 뭐예요? 뭘 겁내는 거죠?” “네가 잘못되는 거. …… 정확히 말하면 또다시 누군가를 망쳐버릴 나를 보는 거.” “당신은 절대로 날 망칠 수 없어요. 내게 상처 줄 수 없다고요. 왜냐하면…… 난 당신한테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거니까.” “이수안.” “말하지 마요. 내 말 들어요.” 신우는 다부진 수안의 말끝에서 강인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 단단한 언어 속에는 상처받기 싫은 어린아이의 치기도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나 그쪽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은 절대 날 아프게 할 수 없어요.” “너…… 정말 어린애구나.” 신우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수안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냥 이 순간만큼은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날 봐주면 안 돼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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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온다. 심장이 뛴다.
그녀가 운다. 심장이…… 아프다. 그리스신화의 별자리 전설을 닮은 뱀파이어와 인간의 아름답고도 슬픈 운명적 사랑!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 끝에 아련한 초목의 향기가 묻어난다면 분명 이는 ‘뱀파이어’라는 마성의 존재 덕분일 것이라 생각한다. 무심히 올려다본 밤하늘, 초연하게 반짝이는 별을 마주한 순간 나른한 숲의 향기가 떠오른다면, 혹은 우연히 스쳐간 누군가의 어깨에서 묻어뒀던 오랜 인연을 끄집어낼 수 있다면 이는 그들의 공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뱀주인자리를 타고나 차갑게 굳은 심장으로 영생을 살아가는 뱀파이어, 하신우 “달아, 내가 기억하는 네 피는. 그런데 그 맛을 떠올리면, 자꾸만 쓴 물이 올라와.” 열세번째 별자리인 뱀주인자리의 주인은 영원한 삶을 꿈꾸던 의사, 아스클레피오스로 그는 뱀을 통해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는 신비로운 의술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뱀주인자리를 타고난 주인공 하신우는 무오년에 전 세계를 휩쓸었던 스페인 독감에 걸려 뱀파이어가 된 후 100년이 넘게 차갑게 굳은 심장을 안고 살아왔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 운하가 감염으로 인해 뱀파이어가 되지 못하고 생명이 위태로워지자 자신의 반려(심장과 영혼으로 이어져 평생 영원히 함께 사랑할 수 있는 존재)라면 그녀의 피를 흡혈함으로써 그녀를 뱀파이어로 살려낼 수 있다는 고서의 내용을 읽고, 그녀의 피를 흡혈한다. 하지만 처음 맛보는 피의 맛에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결국 운하를 죽이고 만다. 그 죄책감에 신우는 다시는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기로 다짐하고, 피를 대신할 수 있는 향과 약물을 통해 삶을 연장시켜나간다. 죽는 것만이 목적인 이 남자는, 매혹적인 젊은 피가 죽은 고목을 살려내는 것을 보고, 그녀의 피가 있다면 자신의 저주 받은 운명을 구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녀를 ‘천사’라 명명하고 찾아 나선다. 그리고 동생 준수의 향수 회사인 ‘헤라’에서 흡혈의 욕구를 줄여주는 향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뱀주인자리’라는 향수를 론칭하는 날, 자신을 유혹했던 피, 천사의 피의 주인인 수안을 만나게 된다. 그녀가 천사라면, 그녀의 희생이 필요하다. 죽음이라는 면죄부를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가는 신우. 그런데 차가운 심장 속으로 파고들어와 온기를 전해주는 그녀, 밀어내야 하는데 밀어낼 수가 없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지켜주고만 싶다. 슬픈 사랑의 전설 처녀자리를 타고나 뱀파이어를 사랑하게 된 여인, 이수안 “왜 당신은 아무리 안아줘도 따뜻해지지 않아요?” 수안의 눈물이 신우의 가슴을 적셔왔다. 그의 심장이 돌연 뻐근해졌다. 처녀자리의 주인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이자, 지옥의 왕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다. 페르세포네가 지옥을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지옥의 석류를 먹었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어쩌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하데스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를 자신의 운명의 별로 감싸 안았기 때문에, 그래서 차갑고 어두운 지하세계에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건 아닐까. 페르세포네의 전설처럼 수안은 차갑게 굳은 심장의 주인인 뱀파이어 신우와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다섯 살에 사고로 부모를 잃고 자신을 후원해준 정체를 알 수 없는 산타의 존재에 의해 자라난 수안은 자신 앞에 가면을 쓰고 나타나 독특한 향기만 남기고 떠난 그를 산타라 부르며 이십여 년을 마음에 품고 자란다. 그 향을 잊지 못해 세계적인 향수 회사인 ‘헤라’에 입사한 그녀는 ‘뱀주인자리’라는 향수를 론칭하는 날, 산타의 향기를 풍기며 자신 앞에 나타난 신우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내가 쥐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오직 한 줌. 어쩌면 그 바람 같은 기억에 뿌리를 둔 채 제멋대로 자라버린 상상의 나무가 독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묻지 못했다. 당신이…… 진짜 산타냐고. 20년간 내 멋대로 만들어온 나의 사랑이…… 산산이 부서질까 봐.(본문 중에서) 하지만 이 남자, 자꾸 그녀를 밀어낸다. 나는 너를 이용할 뿐이라고, 가치가 없어지면 넌 다시 혼자가 되는 거라고 차갑게 등을 돌리면서도 안타깝게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자꾸 찾아온다. 그의 말 행간에 감춰진 비밀을 알게 된 순간, 수안은 그를 운명의 별로 받아들이고 슬픈 사랑을 시작한다. 만약 수안과 신우가 하나의 심장으로 이어진 반려라면, 수안이 자신의 피를 다 내어주어도 죽지 않고 신우와 영원한 사랑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녀에게 진짜 산타는 누구일까, 하나의 심장으로 이어진 운명의 상대가 정말 신우일까. 맛있는 이야기 브랜드, 네오픽션 로맨스 클럽 제2탄! 세상의 온갖 이야기들이 저마다 맛을 품고 있다면 ‘네오북스’는 그중에서도 특별히 맛있고 먹음직스러운 이야기들을 찾기 위해 세상의 각종 경계와 구분을 과감히 뛰어넘는다. 네오북스의 문학 브랜드 ‘네오픽션’은 장르의 경계를 초월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도전적인 자세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중 네오픽션에서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로맨스소설 시리즈’는 기존의 로맨스소설이 가지고 있는 설렘과 감동을 독자들에게 선사함과 동시에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로맨스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선사하고자 한다. 네오픽션 로맨스소설은 양질의 이야기가 가진 힘을 바탕으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판타지,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독자들을 설레게 하는 각양각색의 새로운 러브 스토리를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