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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징! 이그니션(ignition)!”
민준의 외침과 함께 누리 14호 로켓의 1단 로켓이 작은 폭발음을 내며 분리되었다. 그리고 2단 로켓 엔진의 터보펌프가 작동하면서 승무원들이 탑승하고 있는 한울 우주선 모듈 밑으로 강한 유체소음이 전해졌다. “정상이야. 걱정하지 마.” 민준이 잔뜩 굳어 있는 주원을 슬쩍 바라보며 말했다. 곧이어 2단 로켓 엔진이 점화하자 세 사람의 몸이 다시 등받이에 바짝 붙었다. “원, 나로. 추력 양호. 모든 엔진 상태 양호합니다. 지금까지 아주 좋습니다.” 시찬의 목소리 너머로 관제실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한고비는 넘겼군요.” 서윤이 한숨을 내쉬며 나지막이 말했다. “라저. 목소리도 아주 크고 잘 들립니다. 나로우주센터.” 교신을 마친 민준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왼쪽 창을 내다보았다. 푸르른 지구의 지평선이 창을 반쯤 채운 채 빠르게 멀어지고 있었다. 발사 3분 17초 만에, 세 명의 우주인을 태운 나로 14호 로켓은 지상에서 122.4킬로미터 높이의 저궤도에 진입했다. 이제 지구를 두 바퀴 선회할 예정이었다. 남은 건 최종 점검뿐이었다. 그들은 비로소 달로 향하는 여정의 문턱에 들어섰다. --- pp.53~54 “도대체 무슨 수작들을 부리는 거야!” 민준이 큰 목소리로 신경질을 내며 우주선 벽을 쾅 쳤다. “대장님! 진정하세요!” 서윤은 민준이 공황발작으로 인한 일시적 망상을 겪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녀는 지금 바깥에서 다가오고 있는 세 명의 우주인이 아니라, 난동을 부리기 직전인 한 명의 동료 우주인에게 집중했다. “대장님,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인 거 잘 알아요. 저는 대장님 이해하는 거 알죠? 하지만 주원이는 모르고 있어요. 그러니까 숨을 천천히 쉬고, 곧 가라앉을 거라 믿고 조금만 진정하세요.” 이런 말이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서윤은 어떻게든 민준의 돌발 행동을 막으려 애썼다. 민준이 눈을 감은 채 벽에 몸을 기대더니 실내 우주복 안쪽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더듬었다. 그리고는 돌돌 말린 비닐 포켓에서 작은 알약 하나를 꺼내어 그대로 삼켰다. 이 상황을 보고 있던 주원은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대장님…….” “괜찮아, 주원아. 나중에 다 이야기해줄게.” 주원을 달래려 고개를 돌리는 찰나, 그녀는 우주선 창밖으로 펼쳐진 광경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맨 앞에 있던 하프문 구조팀 우주인이 어깨에 메고 있던 소총으로 그들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 pp.248~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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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 르네상스’ 시대의 눈부신 기록
다누리호 달 궤도 진입 성공 기념소설 처음 달에 발을 디딘 지 반세기 만에 인류는 ‘달 탐사 르네상스’를 맞았다. 미국이 앞장서 아르테미스 계획을 발표하며 달 탐사에 대한 열망을 재점화했고, 세계 곳곳에서 각축전을 벌이듯 우주 로켓을 발사했다. 21세기에 이르러 다시 우주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국은 2022년 8월 5일, 자국의 첫 번째 달 탐사선 ‘다누리(KPLO)’를 쏘아 올렸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달 탐사국 지위에 올랐으며 2030년경 시행될 달 착륙 프로젝트의 밑거름을 마련했다. 당차게 우주로 떠오른 다누리는 2022년 12월 17일, 4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목표 지점인 달 궤도에 진입했다. 그리고 같은 날, 우주공학 SF 『다크사이드』가 출간됐다. 다누리의 성공적인 달 궤도 진입을 기념하며, 한국 우주공학의 눈부신 미래를 기원하며 출간된 것이다. 반세기 전 인류는 아폴로 11호의 성공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은 『코스모스』를 보며 우주에 대한 열망을 키웠다. 이제 21세기에 다누리의 성공을 목격한 이들에겐 『다크사이드』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달을 남김없이 누리고 오라’는 뜻이 담긴 다누리의 이름처럼, 『다크사이드』에는 우리가 상상으로 누릴 수 있는 달에 대한 모든 것이 새겨져 있다. 불확실성을 딛고 만드는 확실한 미래 마침내 세워진 한국 우주공학 SF의 이정표 달은 우리에게 여전히 비밀스러운 항성이고, 우주는 무한한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다크사이드』에서 한울 1호는 모든 요소를 통제하고 계산했음에도 사고를 막지 못하고 달의 뒷면에 불시착한다. 드넓은 우주의 불확실성을 모조리 예측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울 1호를 이끄는 세 우주인은 결코 길을 잃지 않는다. 미지의 영역에 도사리는 비밀이 한없이 앞길을 방해해도 방향타를 놓지 않는다. 이러한 세 우주인의 여정은 머지않아 찾아올 가까운 미래에서 날아온 메시지다. 이들은 말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우주에서는 무엇을 마주하든,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고. 『다크사이드』는 『보이저』와 『화성탈출』을 출간하며 국내에서 독보적인 하드 SF 작가로 자리매김한 제레미 오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그는 작품을 집필할 때마다 나사(NASA)의 현직 연구원에게 자문을 받아 완성도를 높인다. 『다크사이드』는 한국의 첫 유인 달 탐사 과정을 그린 만큼 우리 우주공학의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고자 한 작품이다. 나사 연구원 윤경식 박사는 “한국에서도 우주공학적으로 손색이 없는 SF가 나올 수 있음을 증명한 보기 드문 작품”이라며 『다크사이드』를 극찬했다. 한국이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 달 탐사국 지위를 얻은 것처럼, 한국에서도 철저히 과학적인 우주공학 SF라고 당당히 부를 수 있는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