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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 제가 대장님하고 300일 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느낀 건데…….”
민철의 돌발 행동을 예상하고 상우가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대장님이야말로 너무 겁이 많으세요.” 민철이 뜬금없이 웃어 보이자 상우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야!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그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가족도 다 버리고 여기 남극에 오신 것 아니었어요? 딱딱 들어맞는 과학을 하실 거면 굳이 여기까지 오실 필요가 없었죠. 그건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면 더 잘할 수 있는 거니까. 대장님이 항상 말씀하셨잖아요.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이다. 술 한 잔 들어갔을 때만 말한 거긴 했지만.” 민철의 건방진 말투가 거슬리면서도 상우는 가슴이 울컥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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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SF와 스릴러의 만남
독자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놀라운 장르 SF 장르 중에서도 과학적 정합성과 논리를 특히 중시하는 작품을 하드 SF라고 부른다. 제레미 오 작가는 특히 항공우주과학을 바탕으로 한 하드 SF에 관해서 국내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전작 『보이저』에선 갑작스럽게 멈춰선 채 구조신호를 보내는 보이저 1호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200억km를 항해하기 위한 유인우주선을 발사하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그려내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화성탈출』은 화성유인우주기지가 건설된 미래를 배경으로 화성과 지구를 오가면서 일어나는 미스테리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큰 줄기는 하드 SF이되 스릴러적 요소를 도입하여 독자들에게 눈을 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갑작스러운 화성 우주인들의 실종! 남극에서 발견된 미지의 구조물 안에는? 2037년, 대한민국 첫 화성탐사대원 세 명이 탐사 도중 갑작스럽게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실종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제2차 화성탐사대를 화성으로 급파한다. 그러나 화성에 도착한 제2차 화성탐사대는 비협조적인 화성연합사령부의 명령을 어기고 한국 우주인들이 사라진 웬디 동굴을 독단으로 탐사하려 한다. 그리고 그들은 매우 충격적이고 불가해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한편, 지구의 남극에서 원인불명의 방사능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세종과학기지 대원들은 이상 현상의 흔적을 쫓는다. 그리고 두꺼운 얼음층 밑에 묻혀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구조물을 발견한다. 놀랍게도 그 안에서 실종되었던 화성 우주인 2명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560만km 떨어진 화성과 지구를 숨 가쁘게 오가면서 펼쳐지는 의문의 사건과 제2차 화성탐사대의 생명을 서서히 조여오는 드러나지 않는 적에 대한 궁금증이 2,500매가 넘는 장편소설을 순식간에 읽어 나가게 한다. 한국 SF의 세계를 확장하다 한국 SF의 세계적인 확장을 꿈꾸다 제레미 오 작가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하드 SF 작가다. 과학적인 정합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한 하드 SF는 SF 중에서도 가장 전문적인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SF계에 이공계 출신의, 그것도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작가의 등장은 반갑기만 하다. 작가는 작품을 집필할 때마다 NASA의 현직 연구원과 직접 교신하며 생생한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이라는 부품만으로 조립한 디테일과 과학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 과학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서스펜스로 필체로 독자를 경이로운 하드 SF의 세계로 안내한다. 제레미 오 작가의 작품에선 문제가 발생하면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인물들은 우연이나 요행에 기대지 않고 이성과 논리로 눈앞의 난제에 대한 해결법을 제시해나가고 목표를 차근차근 달성해 나갈 뿐이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발사된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항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을 바라보면서 무엇을 얻을지는 바로 독자의 몫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