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추천의 글
옮긴이 서문 그것은 불운이 아니다 서론 알레고리로 보는 세상 제1장 분노와 불의 제2장 고통의 의미 제3장 발전에 대한 두 갈래의 비유 제4장 근대화라는 디스토피아 제5장 위기와 에이즈 팬데믹, 규범의 세계화 제6장 불평등과 민주주의 그리고 건강권 제7장 권력과 정치 그리고 지식 결론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향해 감사의 말 주 |
송인한의 다른 상품
|
건강에 인권을 부여함으로써 에이즈에서부터 모성 사망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건강의 질과 의료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었다. 사회적 낙인과 차별, 고통스러운 삶의 무게를 줄이는 데도 인권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p.31 여성차별철폐협약을 기점으로 우리는 형식적 평등만이 아니라 실질적 평등에 대한 여성들의 욕구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됐다. 형식적 평등은 여러 형태의 공식 고용과 공적 의결 과정에서 여성을 배제했던 임의적인 법적 차별을 철폐하고자 한다. 미국의 50개 주 전체에서 1973년까지 여성에게 배심원 역할을 주지 않은 것은 시민 영역에서의 여성 배제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다. 이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여성의 법적 (그리고 사회적) 개념을 또래 집단의 동등한 구성원이자 합리적인 주장에 기반해 숙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꿔야 했다. --- p.92 건강권 옹호 활동에서 우리는 언제나 건강권이 시민적·정치적 권리 및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를 비롯해 존엄한 삶에 필요한 다양한 권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상호의존적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생물학적 요소나 행동 요소와 더불어 사회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개인이나 인구 집단의 건강을, 보건의료제도의 설계를 포함해 (불)건강의 패턴을 생산하는 사회정치적 및 경제적 맥락으로부터 분리할 수 없다. 이러한 방식으로 건강을 이해하면 우리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끼치는 극적이고 젠더화된 영향이 단순히 운이 없었던 상황이 아니라 부당한 사회정책에 따른 예측 가능한 결과였음을 알 수 있다. --- p.131 우리는 건강과 기타 영역에서 평등과 존엄을 위한 투쟁이 시시포스의 바위처럼 힘들고 끝없이 반복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노력 가운데 실패한 부분들도 인정할 수 있고, 또 실제로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지속되는 투쟁의 가치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1990년대에는 더 많은 사람들의 존엄한 삶을 위해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권리를 확장하는 데 참여했고, 실제로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생각만으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1990년대 초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둘러싼 인권 규범이 확대되면서 수많은 비정부기구와 ‘건강과 인권’을 다루는 많은 학문 영역이 생겨났고, 멕시코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집단의 건강권을 주장하기 위한 법적·사회적 노력들이 집결됐다. 그리고 그러한 움직임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 p.191 세계은행은 스스로를 ‘지식은행’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부유한 기부국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는 ‘정책은행’이 됐다. 1990년대 후반에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러한 모범 관행을 황금 구속복이라고 부르면서 “당신의 국가가 아직 금으로 된 구속복을 입지 않았다면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다 (……) 그 옷을 입으면 경제가 성장하고 정치가 줄어든다(두 가지 일이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 pp.208~209 이 책에서 나는 권리와 민주주의에 대한 강력한 이해의 측면에서 “정치적인 것”과 함께 정치적인 영역들을 재규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일례로, 숨겨진 권력의 행사와 관련해 우리가 논의한 여성과 아동 건강의 발전은 다수가 정치적인 것과 설정된 의제의 경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이뤄졌다. 더 나아가, 전통적인 국가의 의회를 벗어난 비공식적인 숙의 영역이 (불가분하게 서로 연관돼 있는) 건강권과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멕시코의 사파티스타나 페루의 농부들과 같은 하위 집단들이 자신과 자신의 역사를 사회적 현실로 연결하는 다원적 공간들이 포함된다. --- p.395 우리가 살고 있는 상호 의존적이면서 동시에 분절된 세상에서 (기후변화에서부터 금융의 초세계화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와 건강, 권리에 깊은 영향을 끼치는 사안들이 한 학제가 가진 도구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합적이며, 한 국가 안에서의 행동으로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더 나아가, 이 책에서 나는 비판적인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혼란스러운 현실 세계의 투쟁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참여로부터 배울 것을 요구한다. 신자유주의적 발전의 행진 속에서 자의적인 차별과 비인간화시키는 인권침해에 의해 자기 삶의 고유한 중요성이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경험을 한 사람들은 건강문제에 권리를 적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진정한 전문가들이다. --- pp.412~413 |
|
모성 사망, 낙태 금지, 강제불임수술 …
여성의 건강은 어떻게 인간의 권리가 되었는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민주주의·안보가 다시금 와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유엔이 창설됐다. 그 후 세계인권선언이 ‘모든 인류를 위한 공통된 기준’으로 채택되며 국제 인권법의 기반이 되었다. 인권법에서 정의하는 ‘인간’의 개념과 인권법이 보장하는 권리의 내용은 지난 30년 동안 여러 도전을 마주하며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비운의 죽음은 없다』는 특히 여성의 권리와 성·재생산 건강에 초점을 맞추어 그 발전 과정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발전 중 상당 부분은 여성의 건강권에서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정치적·경제적 권력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1970년대부터 국제 인권법에서 여성의 성·재생산 권리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에 등장한 과학적인 피임법이 1970년대 들어서 널리 확산됐고, 1979년에는 전 세계 여성운동의 공조로 ‘여성차별철폐협약’이 채택됐다. 공적 영역을 넘어 사적 영역에서의 여성차별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첫 번째 인권조약인 여성차별철폐협약은 형식적 평등과 함께 실질적 평등의 필요성을 증진했다. 1993년 비엔나 세계인권회의에서 시민적·정치적 권리와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사이의 장벽이 허물어졌고, 이는 사적인 영역에서 벌어지는 여성 폭력이 ‘인권문제’로 다뤄지는 계기가 됐다. 1994년과 1995년 각각 카이로와 베이징에서 열린 유엔회의에서는 재생산 건강과 권리 그리고 성평등을 증진하기 위해 정치적·사회적·경제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대담한 행동 계획들이 선포됐다. 『비운의 죽음은 없다』에 따르면 여성 인권의 발전은 역풍을 맞기도 했다. 1980년대 들어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보건의료제도가 구조조정 프로그램(국제통화기금 또는 세계은행에서 금융지원을 받을 때 추진해야 하는 경제정책)으로 대체되었다.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산과 응급진료와 같은 필수적인 아동·모성 건강 서비스에도 이용료를 도입했고, 그 결과 많은 여성이 임신과 출산 중 적절한 의학적 조치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등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다. 또한, 1990년대는 ‘신자유주의’의 바람이 불어닥치며 여러 정부가 무역자유화, 민간 자본 흐름의 규제 완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받아들인 시기이다. 몇몇 남반구 국가의 독재정권은 강대국들이 내세운 신자유주의 정책과 결탁해 민주주의 정치를 약화시켰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제4장(「근대화라는 디스토피아」)에서 소개되는 페루의 후지모리 독재정권이다. 후지모리 독재정권은 여성을 대상으로 강제불임수술을 시행하는 가족계획사업을 경제적 ‘근대화’의 도구로 이용했다. 결국 페루에서 25만여 명에 달하는 여성들이 조직적으로 강제불임수술을 받았다. 이렇듯 여성의 성·재생산 권리는 국가 간의, 국가 내의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상황과 맞물리며 발전해 왔다.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인권은 정치 바깥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추상적인 권리가 아닌, 사회적·정치적·경제적 구조 안에서 만들어지고 구성되는 권리이다. 따라서 인권 투쟁은 필연적으로 “인종주의, 가부장제, 생물의학, 경제적 구성 등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규정하는 권력 구조 간의 관계를 성찰”하는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여성의 건강권은 물론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인권을 활용해 진보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것이다. 인권사에 새겨진 투쟁의 장면들 인권의 내용을 확장하는 인간의 연대 『비운의 죽음은 없다』에 담긴 건강권의 발전 과정을 따라 읽다 보면, 인간의 건강을 권리로 확립하는 데 시민사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제6장(「불평등과 민주주의 그리고 건강권」)에 소개되는 알리네 사건을 살펴보자. 2002년 브라질 여성 알리네는 출산 후 필요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2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후 재생산권센터와 브라질 비정부기구인 시민인권연대가 이 사건을 성차별철폐협약위원회에 상정했다. 위원회의 조사 결과, 처음으로 여성에 대한 비차별의 문제로서 산과 응급진료에 대한 권리를 보장할 국가적 의무가 명시됐다. 또한 이 조사는 인종과 젠더, 계급에 기반한 교차적 차별을 해석했다는 점에서 국제법적 선례가 됐다. 5장(「위기와 에이즈 팬데믹, 규범의 세계화」)에서 살펴볼 수 있듯,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에이즈 사태를 막기 위해 사회운동을 조직하고, 제약회사들의 가격 요구를 차단하고, 국제적인 연대를 이끌어 낸 것 역시 시민사회의 힘이었다. 인류는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며 초글로벌화·초네트워크화된 세계에서 모두가 밀접하게 연결된 건강 공동 운명체로 살아간다는 것을 깨쳤다. 이제 안전과 생명, 건강에 대한 권리는 시대의 요구이다. 『비운의 죽음은 없다』에 담긴 역사적이고도 생생한 건강 불평등의 사례를 국가를 넘어 모든 인류가 처한 공통된 상황으로 읽어나가는 것, 그것이 인간의 건강을 권리로 확장해 나가는 첫걸음일 것이다. |
|
인류 문명의 발전과 평화의 원동력인 인권과 인류애가 흔들리고 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여성과 청년, 그리고 소외된 이들의 아픔은 전 세계 많은 곳에서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되어 왔다. 이 책 『비운의 죽음은 없다』는 개인의 고통, 질병, 죽음에 내재한 사회적 불의를 읽어내고, 모든 사람이 차별과 폭력 없이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방법으로 ‘인권’을 강조한다. 인권의 역사는 곧 인간의 역사이기에, 인권을 재조명하는 이 책은 치열한 현대사 책이자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안내서다. 이 책을 통해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의 의미를 함께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
- 강경화 (전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전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이 책은 학문적으로 기념비적 기여를 한 것을 넘어, 우리 시대의, 아니 어느 시대에서든 가장 시급한 문제인 건강권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도록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해 다루고 있다. 저자가 말했듯, 인권으로서 건강의 입지position를 진전시키는 일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에서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함”을 주장하는 것과 같다. 더욱이 건강권에 대한 논의가 흔히 법 집행이나 국가 보건의료 시스템의 경제, 혹은 건강 결과의 정량적 측정이라는 기술적인 문제로만 집중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이 던져주는 것처럼 더 광범위한 관련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저자는 이에 더해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진실에서 시작하고 끝맺는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다양한 동시에 평등하며, 건강권을 비롯한 우리의 모든 이해와 정책 결정은 바로 이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 마크 구데일 (스탠퍼드 인권 연구 시리즈 총괄편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