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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한 세영 씨 · 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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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니체가 말한, 짜라투스트라의 힘과 용기를 갖고 수지와 함께 이 세상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그래, 난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동정, 모두를 거부할 것이다. 한국에 가면 수지를 데리고, 당당하게 살아가리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누구에게서도 심판받지 않고, 오로지 내 스스로에 의해서만 심판받으며 살아가리라. 내 영혼의 주인으로 온갖 편견과 괄시, 역경을 내 힘으로 돌파해 나갈 것이다.
--- p.18 “민우 씨, 제 인생의 목표가 뭔지 아세요?” “음……, 교수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럼?” “저는요, 실수한 사람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잖아요.” --- p.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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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따르면, 『반듯한 세영 씨』의 주인공 세영은 1961년생이다. 소설이 막을 내리는 시점은 1999년이라고 한다. 그로부터 20년하고도 몇 년이 더 지났다. 강산이 두 번 변했으니 그래도 뭔가 달라졌을까? 82년생의 누군가는커녕 ‘61년생 유세영’의 이야기가 2023년 문턱에서도 공감을 산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미혼모 세영은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안다. 어쩌면 그녀는 그 진실을 이용해 자신의 목표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독백한 대로 '내 스스로에 의해서만 심판받으며 살아가는' 삶을 택한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누구를 탓하기보다 그저 자신의 현실에서 최선을 다한다. 아이에게도 아빠가 누구인지 말하는 대신 아빠 없이 사는 아이도 있는 거라고 가르친다. 이렇게 ‘반듯한 세영 씨’이기 때문인지, 함께 실수했으면서 그 결과를 모른 채로 잘 살던 남자는 좀처럼 그녀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세영에게 다가온 새로운 남자 역시 마음 속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빠져든다. 반듯한 세영 씨가 힘겹게 넘어가는 산은 이 나라 사람들의 숙제이기도 하다. 실력이 있어도 배경과 연줄이 없으면 얻을 수 없는 자리, 미혼모에 대한 시선. 세영이 유학했던 독일이나 다른 많은 국가들에선 공감조차 안 되는 이야기일지 모른다. 많은 한국인들은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주인공 세영은 한편으로 그저 교수직에 집착하던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소리 높여 이해와 공감을 요구하는 대신, 그저 묵묵히 주어진 삶에 충실할 뿐인 이 땅의 '세영'들이 역설적으로 더 쉽게 무언가 바꾸어낼지도 모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