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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평온했어.
새로 이사 온 곳은 어떤 곳일까? 조금 관심이 가기도 했지만, --- p.5 그러던 어느 날 멋진 친구를 보았어. --- p.10 동네 골목길을 거닐다 이곳에 이르니 와, 시끌벅적 사람들 친구들도 많아! --- p.19 “느 누게고?” 넌 누구니? “어디서 완?” 어디서 왔니? “이디서 뭐허멘?” 여기서 뭐해? --- p.24 ‘나 죽었네.’ --- p.36 그런데 숨이… 막혀… 역시 물속은 꿈이었나 봐. 그 순간 내 손을 누가 잡았네. “메, 메케라, 무사 이디서 놀암시냐?” 아이구야, 왜 여기서 놀고 있니? --- p.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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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위로의 바닷가에서
제주 시내에서 일주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10km 정도 가면 조천리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조천리의 옛 이름은 조천관이라 불렸는데 이곳은 육지와 왕래하는 대표적인 항구 중 하나였다. 저자는 이 마을이 마음에 와닿아 이곳을 삶터로 자리 잡아 육지 사람에서 섬사람으로 살기로 결심했다.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에는 10년째 함께 살던 고양이 ‘제비’가 함께했다. 연북정(戀北亭)이 보이는 바닷가는 타지 사람으로 비치는 걱정도 있었지만 새로운 것들에 대한 설렘이 더했다. 새로운 이웃을 만나고 삶의 반경이 조금씩 늘어날 즈음 ‘제비’가 상처투성이로 집에 들어왔다. 공동주택에서 마당이 있는 집으로 왔기에 고양이에겐 더 좋은 환경이리라 생각했지만 착오였다. 마을 길고양이에게 상처받은 ‘제비’는 더욱 소심해졌고, 그 시간은 오래갔다. 우리는 의도치 않게 변화된 환경을 접하며 그곳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만나지만, 관계의 어려움을 만나곤 한다. 정답이라도 있으면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할 텐데 그게 쉽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만나는 사람들이 좁혀지고, 변화를 두려워한다. 이 그림책은 실제 겪은 이야기에 상상력이 더해 우리에게 위로를 보낸다. 창밖 세상에 대한 호기심에 문을 열고 나가며 만나는 세상은 누구나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 환경과 관계는 단편 단편이 모아져 우리 삶을 견고하게 한다. 조천리 바닷가에서 보내는 위로의 그림책을 당신께 선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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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며
그림책 『넌 누구니?』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양이가 되어 몽환적인 여행을 하게 된다. 수묵화의 몽환적인 그림 때문이다. 그림 속 풍경과 인물들은 오로지 먹물 빛으로만 존재의 옷을 입고 있지만, 먹물의 농도로 조절되는 다양성 때문에 아주 다양한 색을 입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선지 깊고 따뜻한 시간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글에 나오는 고양이는 다소 낯가림이 심하고 소심해서 쉽게 친구를 사귀지 못한다. 아마도 그런 성격 때문에 마음의 상처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세상이란 늘 혼자만 살 수는 없다.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성장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 이 고양이는 혼자만이 사는 세상에서 나와 우연히 바닷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온통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은 그 세상으로 들어가자 상상도 할 수 없는 희열이 생겨나고, 역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된다. 자기 자신이 소심하고 겁쟁이가 아니라 상상력이 풍부하고 단단한 생명인지 깨달아간다. 그렇게 관계의 소중함을 알아가면서 성장해간다. 이 고양이는 아이들을 상징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친구 관계다. 대부분 외동이거나 형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스로 관계 맺는 법을 터득할 시간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왕따나 학교폭력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이런 요인이 가장 크다. 어른들의 삶도 그런 아이들하고 별로 다르지 않다. 진심으로 자기 가슴을 열어놓고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속마음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더 중시하다 보니, 그만큼 인간의 내면은 더 외로워지고 고독해지는 법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우리 시대 모든 사람들을 상징하고 있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은 이 책 속으로 들어가서 고양이를 따라 다니다 보면 저도 모르게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저러한 상처 때문에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냥 이 책 속으로 들어와서 고양이가 되어, 고양이랑 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마법을 갖고 있다. - 이상권 (그림책 『산에 가자』, 『잘가 토끼야』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