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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며 4
1장 문자의 발생 설형문자 인류 최초의 문자 13 이집트 문자 문자의 어머니 28 엘람 문자 또 하나의 고대 문명을 기록한 문자 46 인더스 문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인도의 고대 문명을 담은 문자 60 크레타 섬의 문자들 그리스 신화를 낳은 문자 72 히타이트 문자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아준 문자 85 2장 문자의 확산 원시 시나이 문자 이집트에 살던 셈족의 문자 107 페니키아 문자 알파벳 혁명, 세계 문자의 탄생 117 아람 문자 아시아 문자들의 기원이 되는 문자 133 3장 아프리카의 문자들 에티오피아 문자 아프리카에서 2,500년 동안 계속 사용되어온 문자 145 카르타고 문자 포에니 전쟁의 주인공 카르타고인들의 문자 159 베르베르 문자 공동체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담은 문자 170 콥트 문자 그리스의 영향을 받은, 이집트의 네 번째 문자 181 4장 서아시아의 문자들 시리아 문자 동서양 문명의 교류를 담당했던 문자 189 5장 중앙아시아의 문자들 소그드 문자 실크로드의 문자 205 위구르 문자 동서양 문화의 가교가 된 문자 217 파스파 문자 훈민정음을 만들 때 참조한 문자 225 6장 인도계 문자들 브라흐미 문자 모든 인도계 문자의 바탕이 된 문자 239 타밀 문자 한국어와 비슷하다고 오해받은 타밀어를 적는 문자 247 구자라트 문자 한글과 모양이 비슷한 인도계 문자 255 티베트 문자 달라이 라마의 문자 261 7장 아메리카의 문자들 마야 문자 파괴된 문명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는 문자 275 체로키 문자 19세기에 인공적으로 만든 문자 286 크리 문자 기하학에 기반을 둔 문자 294 8장 유럽의 문자들 룬 문자 마법의 힘이 담겼다고 믿어온 문자 303 글라골 문자 슬라브 민족에게 그리스도교를 전해준 문자 312 조지아 문자 세 종류의 글자체가 있는 문자 320 9장 한자계 문자들 거란 문자 한자를 바탕으로 새로 만든 문자 329 서하 문자 의미 자질에 바탕을 둔 문자 335 여진 문자 청나라의 선조들이 사용한 문자 343 그림 · 표 출처 351 연규동 교수 논저 일람 3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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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서기 학교 터에서 발견된 점토판에는 선생이 쓴 글씨와 학생이 쓴 글씨가 나란히 적혀 있어 설형문자 쓰는 법을 어떻게 가르쳤는지도 알 수 있다.
--- pp.20~21 설형문자를 해독한 롤린슨이 까마득한 높이의 가파른 절벽에 수년간 매달려 1,100행 이상이 되는 내용을 한 글자씩 베낀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기초 작업이 제일 힘들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p.55 일반 대중도 문자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원시 시나이 문자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 광산에서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문자를 활용하기 시작함으로써, 문자가 사제나 서기와 같은 특수 계층에 독점되지 않고 보편적으로 퍼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 p.113 페니키아 문자는 모두 스물두 개로서, 하나의 문자기호가 하나의 소릿값을 가지는 표음문자이며, 특히 자음을 나타내는 자음문자다. 페니키아 문자는 인류가 사용한 최초의 알파벳(표음문자)이라고 할 수 있다. --- p.122 기원후 3세기경부터 아람 문자에서 히브리 문자, 아랍 문자를 비롯하여 시리아 문자, 나바테아 문자, 팔미라 문자 등 여러 문자가 파생된다. 이후 이 문자들은 아시아 동쪽의 여러 지역으로 전해져 한자를 제외한 아시아 문자 대부분의 조상이 된다. --- pp.137~138 이집트가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그리스도교와 관련된 경전이나 전례 문헌을 당시 이집트어, 즉 콥트어로 번역하는 데에 콥트 문자가 주로 사용된 것이다. --- p.182 시리아어로 번역된 여러 문헌들은 다시 아랍어로 번역되어 이슬람 문명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 p.192 일부 서양 학자들은 파스파 문자 중 몇 개의 글자가 훈민정음과 모양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훈민정음이 파스파 문자를 참고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 p.231 인도 남쪽 지역에서는 흔히 야자나무 잎에 글을 쓰고는 했는데, 나뭇잎에 뾰족한 필기도구로 직선이나 각진 획을 그으면 쉽게 부스러지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 p.248 문자는 일반적으로 기존 문자가 다른 언어에 적용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문자의 역사에서 인공적으로 문자를 만들거나 창제자가 알려진 문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 --- p.287 룬 문자가 가진 신비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룬 문자는 여러 작품에서 마법을 가진 문자로 사용되기도 한다. --- p.309 《여진관역어》는 한자로 여진어 발음을 표기하고, 이에 해당하는 여진어를 왼쪽에 여진 문자로 쓴 후, 다시 그 왼쪽에 한자로 그 의미를 밝혀놓은 것이다. --- p.3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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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년 전 인류가 최초로 만든 문자에서
19세기에 새롭게 근대에 발명한 문자까지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문명을 일구게 된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발명품은 수없이 많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문자를 빼놓을 수는 없다. 문자가 있었기에 얼굴을 직접 대하지 않고도 상업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문자가 있었기에 법률을 공포해 사회를 유지할 수 있었고, 문자가 있었기에 역사를 기록해 후세에 교훈을 남길 수 있었다. 이 책의 1장과 2장은 문자의 발생과 확산을 다룬다. 메소포타미아에서 탄생한 인류 최초의 설형문자,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 문자의 모태가 된 이집트 문자에서부터 알파벳 혁명을 이룬 페니키아 문자, 아시아 문자들의 기원이 되는 아람 문자까지, 인류의 초기 문명을 기록한 9개의 문자를 소개한다. 주로 중동과 지중해 인근 지역들에서 발생한 초기 문자들은 점차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 책의 3장에서는 2,500년 동안 계속 사용되고 있는 에티오피아 문자, 이집트에서 사용된 네 번째 문자인 콥트 문자 등 아프리카의 문자들이 소개된다. 4장과 5장은 동서양 문명 교류를 담당한 서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문자들을 설명한다. 아람 문자의 영향을 받은 시리아 문자는 종교와 함께 아시아로 흐르며 소그드 문자, 위구르 문자, 몽골 문자, 만주 문자 등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으며, 중국과 경쟁하며 중앙아시아에서 제국을 이루었던 소그디아나, 위구르, 몽골은 한자의 영향력 속에서도 동서양 문화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소그드 문자, 위구르 문자, 파스파 문자를 만들어냈다. 6장에서는 고대 인도의 종교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를 표기하는 데 쓰인 브라흐미 문자부터 방언만큼이나 다양한 인도계 문자를 다루며, 7장에서는 파괴된 문명의 자취를 간직한 마야 문자로부터 19세기에 인공적으로 만든 체로키 문자와 크리 문자처럼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사용하는 문자들을 소개한다. 8장은 고대 교회 슬라브어를 기록한 글라골 문자와 세 가지 글자체가 있는 조지아 문자, 지금은 일상에서 사용되지는 않지만 여러 판타지 문학과 영화 속에서 화려하게 살아난 룬 문자 같은 유럽의 문자들을 다루며, 9장에서는 한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거란 문자, 서하 문자, 여진 문자를 다룬다. 문자가 기록한 역사, 문자를 통해 복원한 역사 문자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사멸한 문자이거나 지금도 활발하게 사용되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문자들을 소개하는 이 책은, 해당 문자가 발생한 지역과 시대, 기록한 언어 등에 관한 정보 외에도 문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를테면, 문자와 필기도구의 관계다. 설형문자가 쐐기 같은 글자 모양을 갖게 된 이유가 점토판에 갈대줄기를 눌러 썼기 때문이라거나 룬 문자는 단단한 돌이나 금속판에 주로 새겼기에 문자 모양이 곡선 없이 각져 있으며 수평으로 그은 획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거나 하는 사실은 문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다. 또한 그 자신은 문맹이었던 인디언 세쿼이어가 라틴 문자의 모양만 참고해 만든 체로키 문자는 발음기관을 상형한 개별 문자들을 만들고 자질에 따른 획을 더하는 원리로 창제된 훈민정음과 비교해볼 만하다. 문자 창제에 관한 이야기만큼이나 흥미진진한 것이 문자 해독에 얽힌 이야기다. 절벽에 매달린 채 10년 동안 베히스툰 비문을 한 글자씩 옮겨 적은 롤린슨, 로제타석을 해독해낸 언어 천재 샹폴리옹, 히타이트 점토판을 해독한 흐로즈니 등, 문자 해독을 통해 역사를 복원한 언어학자들의 노력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는 문자를 다룰 줄 아는 서기 계급이 왕을 좌지우지할 권력을 휘둘렀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문자를 읽고 쓰는 능력은 특정 계급의 권력을 뒷받침하는 수단이었다. 문자가 뜻이 아니라 소리를 표기하게 된 후로는 누구나 글을 읽고 쓰는 데 장벽이 낮아지고 지식을 누구나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패권을 가진 민족/국가의 문자가 인근의 세계까지 지배한 역사가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인류는 자국의 언어를 반영하는 문자를 끊임없이 창제/차용해왔다. 문자는 그저 언어를 기록하는 수단에 그치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의 발달에, 공동체가 정체성과 자부심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매개였다. 이처럼 흥미로운 문자 이야기를 쓴 저자는 평생 문자의 일반 이론 연구에 매진해온 언어학자 연규동이다. 이 책은 학문세계를 다 펴지 못하고 병마와의 싸움 끝에 2022년 2월 세상을 떠난 연규동 교수의 유고 선집으로, 《문자와 언어―문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함께 출간되었다.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오랫동안 언어학의 주변에 머물러왔던 문자에 대한 관심이 촉발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