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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A급 밴드의 B급 음반, 그 존재 이유
CHAPTER 1 | The Doors, 『Strange Days』 CHAPTER 2 | The Beatles, 『Magical Mystery Tour』 CHAPTER 3 | Jimi Hendrix Experience, 『Axis : Bold As Love』 CHAPTER 4 | Cream, 『Goodbye』 CHAPTER 5 | Pink Floyd, 『Ummagumma』 CHAPTER 6 | Paul McCartney, 『McCartney』 CHAPTER 7 | Black Sabbath, 『Master of Reality』 CHAPTER 8 | Eagles, 『On The Border』 CHAPTER 9 | Deep Purple, 『Stormbringer』 CHAPTER 10 | Led Zeppelin, 『Presence』 CHAPTER 11 | Motley Crue, 『Too Fast for Love』 CHAPTER 12 | Bon Jovi, 『Bon Jovi』 CHAPTER 13 | Nirvana, 『Bleach』 CHAPTER 14 | The Rolling Stones, 『Steel Wheels』 CHAPTER 15 | Aerosmith, 『Pump』 CHAPTER 16 | Guns N’ Roses, 『GN’R Lies』 CHAPTER 17 | Queen, 『Innuendo』 CHAPTER 18 | Pearl Jam, 『No Code』 CHAPTER 19 | Radiohead, 『Kid A』 CHAPTER 20 | Metallica, 『St. Anger』 에필로그 | 나이 들지 않는 락 키드의 도락道樂 이 책에 실린 음반 목록(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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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음악도 대중음악의 한 갈래이다 보니 판매량과 대중적 인기가 평가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흥행과 상관없이 음악적으로 중요한 평가를 받는 음반도 명반 대열에 올라있다. 록 음악 팬 중 많은 이들이 ‘A급 밴드와 B급 밴드’, ‘메이저와 마이너’, ‘명반과 그렇지 않은 음반’ 등의 분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굳이 그런 잣대를 들이대지 않아도 음반 하나하나가 리스너에게 소중하게 다가온다면 자신만의 ‘인생 음반’이 된다. 이 책에서는 이해와 분류의 편의를 위해 과감하게 ‘A급 밴드’와 ‘B급 음반’이라는 기준을 적용했다. ‘B급 음반’이라기엔 견고한 완성도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밴드의 이후 나아갈 길을 결정한 앨범도 이에 포함시켰다. 독자들의 너른 이해를 바란다.
---「프롤로그, A급 밴드의 B급 음반」중에서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공백을 비틀스는 끝까지 메우지 못했다. 1968년이 되면 최고의 록 밴드 신화를 일궈왔던 성공 스토리는 분위기를 바꿔, 몰락 스토리로 변모한다. 매니지먼트가 방향성과 목표를 잃은 채 좌충우돌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고, 그 여파가 어떻게 밴드에 미칠지는 이미 영화 〈Magical Mystery Tour〉 프로젝트가 예고편을 보여주었다. 비틀스의 음악 감독으로 부상한 폴 매카트니의 독주, 밴드 활동에 흥미를 잃어가며 점점 더 오노 요코와 밀착하는 존 레넌, 작곡가로서의 역량에 눈뜬 조지 해리슨의 성장, 영화배우로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링고 스타의 개성이 비틀스라는 밴드의 테두리를 뚫고 나오면서 4인조 록 밴드의 응집력은 급속도로 와해되기 시작했다. ---「The Beatles, 『Magical Mystery Tour』」중에서 거침없는 질주를 선보였던 크림은 이듬해인 1968년, 급정거하면서 끝나 버렸다. 전부터 티격태격하는 사이였던 잭 브루스와 진저 베이커의 충돌은 크림의 인기와는 상관없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동생 격인 에릭 클랩턴은 둘 사이를 중재하느라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서로가 격렬하게 연주 대결을 벌이는 라이브 공연에서 각자 악기 파트를 돋보이고자 드럼 세트를 두드려대는 진저 베이커와 베이스 기타 앰프 볼륨을 끝까지 올려서 연주하는 잭 브루스, 여기에 가세한 에릭 클랩턴의 기타 사운드가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세 명의 멤버는 귀가 멍해질 정도로 정신없는 무대를 매일 견뎌야 했다. 각자의 사운드가 융합하는 밴드의 연주가 아닌, 세 명의 끝없는 개인기 대결로 변해버린 크림 콘서트는 열광적인 팬들의 반응을 불러왔지만 멤버들은 서로에 대해 진저리가 날 지경이었다. ---「Cream, 『Goodbye』」중에서 영국 북부 지역의 로컬 밴드에서 활동하는 무명의 가수 데이비드 커버데일은 음악 주간지 〈멜로디 메이커〉에서 딥 퍼플이 보컬 오디션을 본다는 기사를 읽고 테이프를 보냈다. 오디션까지 보게 된 커버데일은 평소 우러러봤던 전설의 록 밴드를 만나게 된다는 사실에 만족했지, 애초에 본인이 딥 퍼플의 3기 보컬로 발탁되리란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이언 길런 때와는 다른 음악을 하고 싶어 한 딥 퍼플 멤버들의 선택은 중후하면서도 남성적인 목소리의 커버데일이었다. 새로운 멤버를 받아들여 시작하는 딥 퍼플 3기는 2기 때의 성공 공식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새롭게 출발하는 3기는 전과는 다른 밴드라는 느낌을 전하고 싶었던 딥 퍼플의 선택은 카멜레온 같은 변신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Deep Purple, 『Stormbringer』」중에서 밀레니엄을 맞을 당시 메탈리카는 여전히 최고의 헤비메탈 밴드였고, 뉴메탈로 장르의 유행이 바뀌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정통 메탈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2000년이 되어 멤버들이 사십 줄을 바라보는 나이에 접어들었어도 앞으로의 활동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메탈리카는 2000년대 들어 전에 겪어보지 못한 격랑의 파도에 휩쓸리면서 멤버 탈퇴와 활동 중단을 거쳐 해체 위기까지 내몰리게 되었다. 원조 멤버였던 데이브 머스테인이 1집과 2집의 주요 곡을 만들어놓고 밴드에서 쫓겨났을 때나 음악적 절정에 올랐던 3집 『Master of Puppets』까지 함께한 베이시스트 클리프 버튼이 북유럽 투어 중 버스 사고로 사망했을 때도 메탈리카는 뿌리부터 흔들렸지만, 멤버들은 이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지만 메탈리카에 닥친 밀레니엄 초반부의 힘든 시기는 밴드를 와해 직전까지 몰고 갔다. 시작은 베이시스트 제이슨 뉴스테드의 갑작스런 탈퇴였다. ---「Metallica, 『St. Anger』」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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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지 않은 락 키드의 도락道樂
“취향이 사람을 말한다.” 우연히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의 ‘취향’에 대해 알고 그 사람이 달리 보였던 경험이 있는가? 그 취향이 소위 ‘마이너’에 가까울수록 어쩐지 더욱 의외성을 가지고, 그것이 나와 비슷한 결이라면 내적 친밀도가 급상승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놀라움을 주는 취향이 음악이 아닐까. 흔히 락Rock을 ‘청춘의 음악’이라고들 말한다. 뜨겁고, 강렬하고, 흡인력 강한 장르의 특성에서 기인했다기에는 뭔가 아쉽다. 우리가 이 장르를 사랑하는 이유는 생애주기에 따라 청춘이라 명명한 그 시절에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그저 개인의 ‘취향’에 따랐다고 애둘러 말해보겠다. 개인의 청춘에 각인된 강렬함은 삶의 굴곡에 따라 드러났다, 숨었다는 반복할 뿐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언젠간 다시 찾게 되어 있다. 불혹을 넘기고 지천명이 되어도 숨길 수 없는 취향이 있다. 어떻게 해도 이제는 청춘의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취향만큼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헤비메탈 계보도』로 많은 독자의 환대를 받았던 사은국 작가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락이다. 그것도 A급 밴드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 상업적으로 철저히 묻혔거나, 평론가들에게 냉대를 받았거나, 골수 팬마저 외면한 ‘B급 음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도어스부터 메탈리카까지 저자가 고른 스무 장의 음반은 그런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밴드의 각기 다르면서도 비슷한 이유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책 역시 적어도 국내에서는, 어쩐지, 절대로, 메인스트림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이 마이너한 장르의 마니아가 위대한 밴드들의 내밀한 속사정에 대한 숨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이 취향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건재함을 말하고 있다. 오늘 당신의 퇴근길을 함께한 밴드는 누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