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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wall _007작가의 말 _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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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나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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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는 누구든 될 수 있었고, 어디로든 갈 수 있었고, 모든 시간을 살 수도 있었다.”아무것도 아닌 존재에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로, 미디어 월의 빛을 건너 펼쳐지는 가장 현실적인 환상 소설은 우여곡절 끝에 공항에 도착한 용수를 비추며 시작된다. 용수는 자신이 사랑하는 연수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이별하고 혼자 한국으로 귀국한 상황이다. 그런 용수를 기다리는 건 이복형제인 쌍둥이 자매다. 쌍둥이 자매는 추운 날 길거리 한복판에서 용수를 기다리느라 무척 지쳤다며 어서 오라고 다그친다. 용수는 자신을 자주 골려먹는 쌍둥이 자매와 만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택시에 올라탄다. 그런데 웬걸, 안 그래도 약속 시간에 늦어 초조한데 택시 기사의 장광설이 이어진다. 택시 기사는 대뜸 자신의 과거를 늘어놓더니, 갑자기 끼어든 화물차에 보복하기 위해 원래의 목적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차를 몰기 시작한다. 말릴 틈도 없이 한동안 도로에서의 추격전이 이어지다가 택시 기사가 불쑥 차를 멈춰 세운 곳은 바로 바닷가. 용수는 그렇게 엉뚱하게 바닷가에 도착하게 된다. 한편 인석은 특별히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는 청년이다. 정확하게는 불규칙적으로 생활하고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인물이다. 그는 “늘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부자연스럽다고 생각”(230쪽)하고, 그런 이유로 늘 화가 나 있다. 인석은 그때그때 모습을 바꾸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면서도 사회의 질서 안팎을 넘나든다는 ‘움막 선생’의 존재를 동경하며 그를 만나 삶에 대한 가르침을 얻고자 한다. 인석은 ‘내가 할 일은 내가 하자’라는 자급자족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움막 선생을 찾으러 떠났다가 다다른 바닷가에서 용수와 만난다. 일영과 작은 털보는 또 어떤 사람들인가. 움막 선생이 살고 있다고 알려진 산속에서 사는 그들은 게스트하우스를 관리하며 지내고 있는데, 게스트하우스의 사장 부부가 그들을 내쫓을 예정임을 알고 산속에 더 오래 머물 방법을 고민한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산속에서 약초 술을 담그고, 게스트하우스를 관리하고, 장작을 패던 일영과 작은 털보는 움막 선생을 찾아 산으로 온 용수와 인석을 마주하게 된다. 이렇듯 이 소설의 주인공은 단일하지 않다. 용수와 연수, 인석, 일영과 작은 털보, 쌍둥이 자매를 비롯해 각설이패, 칵테일 바의 사장 등 다양한 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각자의 서사를 이야기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회로부터 버려진, 더 정확하게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작가는 마치 이렇게 묻는 듯하다. “필요 없는 건 버려지지. (…) 하지만 버려지는 게 꼭 나쁜 걸까?”(105쪽) 그 질문과 더불어 소설을 읽어내려갈수록 독자에게는 다양한 질문이 쌓일 것이다. 인석은 원하는 대로 움막 선생을 만나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 용수와 연수는 재회하게 될까? 움막 선생은 대체 누구일까? 이 인물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여러 질문들로 가득찬 이 소설에서 인터랙티브 미디어 월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해주는 것 같다. 최정나식 미디어 월을 통해서는 한 사건이 여러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같은 인물이 두 장소에 동시에 등장하는 게 가능해진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며 현실의 한계가 흐릿해지는 것이다. 최정나 작가가 보여주는 이런 환상은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이 일상이 되어버린 동시대 독자들에게 마냥 멀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월wall』은 가장 현실적인 환상을 그린 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 속 인물과 공간은 묘한 방식으로 연결되고, 이처소재하는 인물과 비슷한 듯 다른 공간, 선문답처럼 돌고 도는 대화들은 물줄기처럼 계속 이어진다. 끊어질 듯하면서도 끊임없이 연결되는 장면들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소설의 마지막 장에 다다라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홀린 기분은 홀린 기분인데 그게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작가의 말’에서)”고 중얼거리게 될 것이다. ★“쓰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채워져 있더라는 말은 들어본 적 있어도 쓸수록 줄어들다니, 홀린 기분이었다. 홀린 기분은 홀린 기분인데 그게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접힌 문장들이 있다. 문장을 쓰면 쓸수록 문장이 사라지고 단락이 줄어들어 마침내는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원고도 있는 것이다.그러니까 접힌 파일 안에 더 많은 것이 숨어 있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_‘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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