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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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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하고 제목처럼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으며 그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를 함께 생각해 보자고하는 것이 본 작품의 궁극적인 메시지일 것입니다.
---「작가의 말」중에서 남자의 친구는 고작 편의점 야간 알바에 불과한데도 이상하리만큼 중소기업이지만 정규직인 자신보다 모든 게 나아 보였다. ---「야근」중에서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귀하께서 2014년도에 대출하신 원금과 이자가 모두 상환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 동안 저희 □□저축은행의 대출 서비스를 이용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귀하께서는 우수 고객으로 선정되어 다음 대출 시에는 별다른 상담 없이 현재보다 낮은 금리로 높은 금액을 대출받으실 수 있습니다. ---「보살」중에서 동기는 외롭고 적적한 자신과 달리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며 퍽퍽함이란 찾아볼 수 없이 부티 나고 여유로운 모습이 부럽다고 덧붙였다. 여자의 남편은 무뚝뚝했지만 착하고 성실했으며 아들은 살갑진 않았으나 한 번도 자신의 속을 썩인 적이 없었다. 그녀가 책임져야 하는 가사와 육아는 따분하고 공허했지만, 자신의 삶을 비관할만큼 괴롭고 힘들지 않았다. 그러니 아무리 동기의 아우라가 탐이 났더라도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비켜나 관조가 느껴지는 자신을 부러워하는 그녀에게 비할 바가 못됐다. ---「문화센터」중에서 “교수님, 가난해서 장학금 받는 사람은 공부 잘하면 안 되나요? 연애하면 안 되나요? 뮤지컬 보고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저녁 먹으면 안 되는 건가요? 가난한 티를 내야만 받을 수 있는 거냐고요?” ---「장학금」중에서 “제발 쓰잘머리 있는 놈들과 친해지란 말이야.” 어머니가 정의하는 쓰잘머리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남성일 경우는 애인이나 남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야 했다. 물론 가능성만 보지는 않았으며 남자의 외모, 집안, 학벌 등도 보았다. 여성일 경우에는 여자에게 여러모로 물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했다. 그들 스스로가 능력이 있어서 그리 해줘도 좋았고 아니면 그녀의 남편이나 집안이 그리 해줘도 좋았다. 쓰잘머리 있는 사람들을 지인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비결이라고 어머니는 누누이 강조했다. ---「에필로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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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쓸모의 쓸모
우리 사회는 쓸모와 무쓸모를 나누는 기준이 나름대로 확실하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인가, 조직과 사회에 기여를 하는 사람인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외모, 집안, 학벌이 좋은가와 같은 것들이다. 물론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이 확실하다고 하는 기준도 상황에 따라 모호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특수한 상황과 같은 자세한 내막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최지운 작가는 『서른 개의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 속 모든 작품에서 무쓸모의 범주에 포함되는 인물들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작가가 그려낸 이러한 인물들은 분명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이 포진해 있으며, 더러 우리 자신인 경우도 있다. 새로 취업한 애인이 같은 직장의 남자와 정답게 이야기하는 걸 씁쓸하게 바라만 봐야 하는 공시생(「캔커피」), 동생의 결혼 상대가 집에 오기로 한 날, 그녀가 돌아갈 때까지 밖에서 시간을 때워야 하는 편의점 알바생(「연장 근무」), 걸 그룹 활동 중단으로 다니던 학교에 복학했으나 아무도 자신을 몰라봐 주는 무명 연예인(「구경거리」), 하루 용돈으로 간신히 식사를 해결했던 식당이 갑작스레 가격을 인상하여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취준생(「도시락」) 등, 이 소설집에는 사회에서 쓰임을 받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로 넘쳐난다. 위로가 아닌 버팀목이 필요한 최지운 작가의 인물들은 어느 순간 무쓸모의 고치를 깨고 나오기 시작한다. 안전한 보내기 번트 사인을 무시하고 홈런을 치기 위해 크게 자신의 스윙을 하는 남자(「타석」)처럼 그들은 각자의 타석에서 자신들만의 스윙을 이어 나간다. 다양한 시선들로 바라보는 일상의 여러 단면 『서른 개의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은 총 서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재밌게도 각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은 다른 에피소드에서 다른 모습과 처지로 등장한다. 그런 까닭에 각 에피소드는 독립된 형태를 보이지만, 전체적인 하나의 이야기로 묶여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종장에 이르러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독자들은 이 작품집을 통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소소하고 애환이 서린 고민을 마주할 수 있다. 이는 사소하고 제목처럼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일 수 있지만 작품을 다 읽고 난 이들이라면 이들의 이야기가 결코 무쓸모하지 않다는 공감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