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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휴먼 시대 환경 정치학과 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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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한국 독자를 위한 저자 서문 006

목차 011

서론 소멸하는 가운데 거주하기 013

1부 포스트휴머니즘의 쾌락 035

1장 거주의 윤리학:
쾌락이 관건이다 037

2장 포획에서 벗어나기:
퀴어 동물의 과학, 문화, 쾌락 071

2부 반란을 일으키는 노출 105

3장 나체의 언어:
환경 시위에서 단어 쓰기, 나체되기, 욕망하기 107

4장 기후 시스템, 고탄소 남성성, 페미니스트 노출 145

3부 인류세 바다의 낯선 행위능력 171

5장 인류의 해양 기원설, 플라스틱 액티비즘, 바다의 신물질론 173

6장 산성에 잠긴 당신의 껍질:
물질 속에 잠김, 인류세가 녹다 219

결론 세상에 속한 물질로서 생각하기 257

옮긴이의 말 289

색인 301

저자 소개 5

스테이시 얼라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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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y Alaimo

현재 오레곤 주립대학의 영문과 교수이며, 환경학과 겸무 교수이기도 하다. 얼라이모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그의 연구 분야는 환경 인문학, 블루 인문학과 해양 과학 연구, 신물질론, 이론, 20세기/21세기 문학/문화 연구로 소개되어 있다. 얼라이모는 포스트휴머니즘, 신물질론, 페미니즘 관련 가장 권위 있는 이론서인 『물질적 페미니즘』(Material Feminisms)을 편집했으며, 『길들여지지 않은 땅: 자연을 페미니즘 공간으로 재구성하기』, 『몸적 자연: 과학, 환경, 물질적 자아』에 이어 세 번째 저서인 바로 이 책 『노출: 포스트휴먼 시대 환경 정치학과 쾌락』(Exposed:
현재 오레곤 주립대학의 영문과 교수이며, 환경학과 겸무 교수이기도 하다. 얼라이모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그의 연구 분야는 환경 인문학, 블루 인문학과 해양 과학 연구, 신물질론, 이론, 20세기/21세기 문학/문화 연구로 소개되어 있다. 얼라이모는 포스트휴머니즘, 신물질론, 페미니즘 관련 가장 권위 있는 이론서인 『물질적 페미니즘』(Material Feminisms)을 편집했으며, 『길들여지지 않은 땅: 자연을 페미니즘 공간으로 재구성하기』, 『몸적 자연: 과학, 환경, 물질적 자아』에 이어 세 번째 저서인 바로 이 책 『노출: 포스트휴먼 시대 환경 정치학과 쾌락』(Exposed: Environmental Politics & Pleasure in Posthuman Times)을 썼다. 영문학자 얼라이모는 탄탄한 문학 텍스트 분석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텍스트를 분석하는데, 이 책 역시 문학 작품으로부터 영화, 동영상, 시각예술, 나체 시위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포스트휴머니즘과 페미니즘뿐만 아니라, 신물질론, 환경론, 노출, 쾌락, 횡단-신체성이라는 키워드로 분석한다.
현재 충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이며, 여성젠더학과 겸무교수. 1992년 미국 뉴멕시코주립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저서로는 『여성의 성이 성스러웠을 때』(2018), 『포스트-영문학』(2022), 『꼰대의 변명』(2022)이 있으며, 역서로는 『노출』(2023),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2020), 『다시 태어나는 여신』(2020)(공역) 외 다수. 논문은 「동물되기, 풍경되기: 마가렛 앳우드의 『서피싱』」(2016), 「뱀, 그 혐오와 매혹: 존 스타인벡의 단편 「뱀」 다시 읽기」(2017) 외 다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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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지식융합학부 교수, 문학평론가, 인문학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홍구범 문학세계와 그 현재성」, 「박경리 문학의 근원으로서의 생명의식과 그 특성」, 「장소와 지역어로 표상된 공동체의 로컬리티」 외 다수가 있으며, 저서로 『한국현대소설과 주체의 호명』, 『한국소설의 언어의식』, 『한국소설과 상상력의 스펙트럼』, 공저로 『대학 글쓰기교육 동향과 교수 학습 방법 연구』, 공역서 『노출: 포스트휴먼 시대 환경 정치학과 쾌락』 등이 있다. 문학에 재현된 타자, 소수자, 젠더, 로컬리티와 인문학과 글쓰기교육, 공동체와 생명 등의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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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영문학 박사. 「흑인 여성의 상처와 치유: 글로리아 네일러(Gloria Naylor)의 주요 소설을 중심으로」(2017) 영문학 박사 학위 취득. 논문 「옥타비아 버틀러의 『새벽』: 횡단- 신체성을 통한 릴리스의 신화 다시쓰기」(2023), 「글로리아 네일러의 『베일리의 카페』: 섹슈얼리티의 발견, 주체의 탄생, 치유의례」(2021) 등이 있으며 흑인 여성들의 삶을 재현한 글로리아 네일러, 옥타비아 버틀러, N. K. 제미신의 작품을 중심으로 흑인 여성의 섹슈얼리티, 주체의 문제, 횡단-신체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1963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대전충청취재본부장). 중앙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KAIST 과학저널리즘대학원에서 석사(한국과 미국 언론의 기후변화 뉴스 프레임 비교연구), 충남대 철학과대학원에서 박사(들뢰즈의 ‘되기’ 개념에 기반한 포스트휴먼 주체성 연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학에서 ‘포스트휴먼 글쓰기’ 강의. 관심 분야는 포스트휴먼 감수성, 주류-비주류 철학사, 과학에 대한 철학적 성찰. 방일영문화재단 저술지원으로 『서남표 천일의 기록』(2009, 동아일보사) 저술, 『대덕연구개발특구 40년사』(2014, 미래창조과학부) 등 공동 저술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09쪽 | 153*224*30mm
ISBN13
9791165032012

책 속으로

“인류세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인간이 급속히 변화하는 물질 세계에 깊이 뿌리박혀 있으며, 물질 세계에 노출되어 있고, 심지어 그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면 대체 어떤 형태의 윤리학과 정치학이 가능할까?”

“이 책은 인간의 살이 장소와 맞물려있기에 물질 세계로부터 인간을 분리하는 서구의 지배적 양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먼저 집home이 누군가를 길들이지 않고 벽이 무엇인가를 분리하지 않는 장소에 거주하는 쾌락을 검토하면서 시작하고, 바다 생물의 껍질이 소멸하는 서식지를 상상하고 인류세의 바다가 사멸하는 모습을 축약적으로 보여주면서 끝난다. 미지의 미래에 근본적인 경계가 해체되고 소멸하는 가운데 거주한다는 것은 페미니스트와 환경론자가 주장하는 일종의 윤리적 실천이다.”

“이 책은 조경 예술, 행위 예술, 나체 시위, 해양 보존, 플라스틱 액티비즘, ‘퀴어’ 동물과의 과학적/대중적 조우와 같이 다양하게 혼합된 주제들을 두루 다루고 있다.”

“‘노출’을 윤리적이고 정치적 행동으로써 실천한다는 것은 끔찍한 사건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기보다 오히려 감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은 재앙으로부터 비롯되어 특별히 뒤엉켜버린 취약함과 공모의 문제와 더불어 산업화된 세상에서 재앙이 일상과 분리되면서도 동시에 연결된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취약함의 반란으로써 ‘노출’을 이해하는 것은 추상적 동맹이기보다는 물질적 동맹을 수행한다는 뜻이고, 경계와 주권을 상실했기 때문에 정치적 행위능력이 난처함에 처해도 그 난처함 가운데 거주한다는 뜻이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나의 책 『노출: 포스트휴먼 시대 환경 정치학과 쾌락』(2016)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영광이다. 이 책은 『몸적 자연: 과학, 환경, 물질적 자아』 (2010)에 뒤이어 출간된 책이다. 『몸적 자연』도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몸적 자연』의 ‘횡단-신체성’Trans-corporeality이란 개념은 인간을 ‘환경’으로부터 분리하는 입장에 반대한다. ‘횡단-신체성’은 우리 몸을 횡단하는 물질과 세력을 강조하고, 우리를 세상의 물질과 연결한다. 산업화된 세계 안에서 인간의 물리적 상호연결성은 울리히 벡Ulrich Beck이 주장하듯이 개개인은 스스로 처한 안전과 관련된 위협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물, 공기, 음식, 가구와 의류의 독성, 미세 플라스틱, 방사능 등은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건강에 끼치는 해악만이 중요하다고 한다면 인간중심주의를 재강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횡단-신체성은 몸과 세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림으로써 사실상 인간을 탈중심화한다.

횡단-신체성은 ‘환경’이 분리되어 멀리 외부에 있거나, 우리가 언제든지 원할 때만 선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횡단-신체성은 스스로 탈신체화되어 있다고 상상하는 서구 인본주의적/자본주의적/개인주의의 지배 주체를 거부한다. 지금 화학 오염과 다른 독성 물질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윤리학과 정치학이 보다 물질적이고 포스트휴먼적 방식으로 재고되어야 할 때, 인간은 중심 형상figure이고 환경은 배경ground이라는 기존의 관계는 시대착오다. 횡단-신체성은 현대 이론가들이 신물질론new materialisms이라고 부르는 것의 환경론적 형태다. 신물질론은 세상이 언제든지 활용되고 통제될 수 있는 불활성의 수동적 ‘자원’이 아니라, 종종 놀라운 결과를 야기하는 살아있고, 능동적이며, 상호 연결된 물질이라고 주장한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몸, 장소, 통제 불능의 물질이 서로 횡단하는 교차로에 거주한다. 일상에서 예상치 못한 기이한 행위능력을 발휘하는 독성은 봉준호 감독의 탁월한 영화 『괴물』과 같은 공포 영화에 잘 극화되어 있다. 이 영화에는 주한 미군이 독성 화학 물질을 한강에 실제로 버림으로써 생겨난 돌연변이 괴물이 등장한다. 이 영화는 비가시적 위협을 가시적 힘으로 변환시킴으로써 독성으로 가득한 세상에 거주하는 낯선 위협을 극화한다. 괴물로 인하여 일상 현실에 대한 소위 ‘정상적’ 수용이 흔들린다. 괴물은 영화의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등장 인물들을 빠르고 요란하게 파괴하지만, 실제 독성은 천천히, 조용히, 보이지 않게 우리를 공격한다.

이 책 『노출』은 횡단-신체성 개념을 인류세로 확장한다. 인류세anthropocene란 인간종이 지질학적 규모로 지구를 변형시켰다는 사실을 특징으로 하는 시대다. 인류세에서 개인, 주체,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세의 ‘인류’anthro는 인간종의 엄청난 세력을 강조하는 반면, 실제로 우리 대다수는 힘, 행위능력,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느낀다. 사회적 압박, 상상을 뛰어넘는 불평등, 식량과 식수 부족, 기후 변화, 오염, 해양 생태계의 파괴, 여섯 번째 대멸종의 가공할 만한 위력을 마주하고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횡단-신체성이 인류세의 주체성과 인간의 행위능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방법을 제시한다고 주장한다. 횡단-신체적 주체는 다양한 규모의 생물학적,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시스템, 과정, 사건에 뒤엉켜있으며 이들을 통해서 생성된다. 모든 종이 상호 횡단하여 영향을 끼치고 변화하는 모습의 지도를 그리는 것은 횡단-신체적 윤리학과 정치학의 서곡이다. 이 책 『노출』은 페미니즘과 환경 운동이 주도하는 “반란을 일으키는 노출”insurgent exposure을 옹호한다. 즉 취약함을 공유하는 것이 윤리적 연결과 정치적 행동의 기반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인간, 다른 생명체, 생태 시스템이 서로 즐겁게 연결된 양태를 탐구한다. 즐겁게 상호 연결하는 것이 인간과 다른 것 사이에 놓인 실질적이고 비유적인 벽을 허물게 한다. 그런 벽은 망상인데도, 환경적 관심과 위기를 불식하고 부정하게 만든다. 대다수 학문적/대중적 책이나 시각물은 마치 인간이 망가진 행성 위에서 안전하게 부유하는 듯 인류세를 외부적 시각으로 묘사하는 반면, 이 책은 앎, 존재, 행위를 보다 몰입하는immersive 방식으로, 즉 우리가 영향을 끼친 그 세상에 바로 우리 자신이 깊이 잠겨있음을 지각하는 방식을 취한다.

『몸적 자연』이 기본적으로 환경 보건과 환경 정의 운동에 초점을 맞췄다면, 『노출』은 “반란을 일으키는 노출”과 더불어 횡단-신체성 개념을 다양한 현장과 주제로 확장한다. 즉 야생 동물을 위한 공간이 있는 곳에 거주하는 즐거움, ‘퀴어’ 동물의 존재 인정, 나체 시위 운동, 기후 변화의 젠더화, 플라스틱 오염, 해양 산성화, 인류세를 상상하는 대안적 방식과 같은 주제로 확장한다. 한국 독자들은 태평양에 가까이 사는 까닭에 이 책의 3부에 특히 관심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3부는 전 세계 바다와 인간이 맺는 관계와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3부의 한 장은 플라스틱 오염에 관련된 액티비즘 미디어에 반대하여 생명이 바다에서 기원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적 서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때 해양의 익족류 껍질이 용해되는 환각적인 이미지를 소개한다. 위기와 변화의 조류가 밀려드는 21세기 초반 어디에도 안전한 지반은 없다. 인간이 마구 착취할 수 있도록 가만히 있는 것도 없다. 이 책은 인간이 이 세상에 잠겨있으며 서로를 연결된 존재로 인식할 것을 요청하고, 그런 인식이 우리의 윤리학과 정치학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출』은 코비드-19 팬데믹 이전에 출간되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 “노출”은 코로나 이후인 지금 색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에도 불구하고 노출은 여전히 우리 신체가 언제든지 투과될 수 있음을 자각하게 만든다. 투과적 존재성에 대한 자각이야말로 원치 않는 바이러스의 투과로부터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도 팬데믹 중 얼굴에 마스크 쓰는 문제가 정쟁화되었다. 팬데믹을 부정하는 보수 진영은 내가 이 책에서 명명한 “고탄소 남성성”을 주장했다. 즉 그들은 마스크 쓴 얼굴이 취약해 보인다면서 마스크 쓰기를 거부하고, 마스크가 다른 사람에 대한 윤리적 책임인데도 이 책임을 공격적으로 부정했다. (이 책에서 미국 특정 그룹의 고탄소 남성성을 기술할 때엔 이런 만화 같은 버전의 공격적 언사를 일삼는 사람이 곧 미국의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기후 변화를 부정하듯 팬데믹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비가시적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안전하고, 자아의 견고한 경계 안에서 안전을 보장받고 있으며, 자신이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되어 있다고 상상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한다. 그들은 취약함을 공유하기보다 남을 지배하는 데서 ‘힘’을 찾는다. 그러나 팬데믹의 인식론적 불확실함은 특히 팬데믹 초기 과학적 정보가 뒤범벅일 때 인류세가 처한 광범위한 곤경을 확실시했다. 인간이 기후학적, 생태적 시스템을 망가뜨리면서 세상은 전보다 더욱 불확실해졌다. 인수 공통 질병이 증가하면서 인간과 비인간 모두가 이제 똑같이 위협 받고 있다.

이 책의 부제인 “쾌락”pleasure은 “노출”이란 용어와 충돌한다. 바이러스, 화학 물질, 핵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이 전혀 유쾌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 이외의 세상을 경험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쾌락 쪽으로 방향을 틂으로써 다른 종에 대한 관심과 돌봄의 실천을 권장하고 격려할 수 있다. 이는 내게 해당되는 말이다.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것이 폐쇄되었을 때 나는 우리 집 앞마당과 뒷마당을 토종 동식물이 거주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생각과 에너지를 쏟았다. 나는 오레곤의 토종 식물을 찾아냈고, 새, 꿀벌, 나비, 기타 곤충이 살 수 있는 거주지를 만들어냈다. 팬데믹으로 인한 고립, 산불, 기후 변화, 여섯 번째 대멸종을 경험하면서 나는 식물과 동물이 생존하도록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이고 유용한 뭔가를 하고 싶었다. 식물을 보고 만지는 몸의 쾌락, 내가 마당에 마련한 꿀, 열매, 씨앗을 먹으러 오는 새를 지켜보는 짜릿한 즐거움 덕에 나는 넓은 생태계와 연결되었고, 살아있는 존재들이 제각각 지닌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침에 벌새가 있는 마당에서 명상한다. 어떤 날에는 벌새들이 날아오르며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본다. 벌새의 빛나는 초록빛 날개에 감탄하고, 점점 커지는 그들의 울음소리가 즐겁다. 내 마당을 야생 동식물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만듦으로써 나의 지식, 존재, 거주가 다른 존재들과 함께하는 존재 양태로 변모한다. 이런 존재 양태는 내게 깊은 기쁨을 주고, 다종의 생물이 사는 세계에 우리가 잠겨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면서 오로지 ‘생산성’만을 중시하는 자본주의의 단절되고 분리된 삶과 큰 대조를 이룬다. 야생이 거주하는 마당 만들기는 작고 소박한 활동에 불과하지만, 나는 이런 활동이 인류세를 수리하는 긍정적인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 각자는 놀랍게도 다양한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다종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데 참여할 수 있다. 우리는 관계성, 연결, 돌봄의 윤리학을 실천하고, 이 세계에 모두가 잠겨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반란을 일으키는 노출”의 정치학을 실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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