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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9월 _011
저자 후기 _571 |
Louise Erd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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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컵 겸용 스틸 뚜껑에 블랙커피를 원하는 만큼 부었다. 온기 어린 금속, 부드럽게 솟아오른 모양, 여성스러운 둥근 곡선까지, 그 뚜껑을 잡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한 모금씩 마실 때마다 자신의 눈썹이 오랫동안 그리고 수려하게 감았다 떠지도록 내버려두었다.
--- p.29 어머니의 눈가 구석진 곳에서부터 보기 좋은 선이 별빛처럼 뻗어 나가고 있었다. 동그랗게 휜 곡선에서 자낫의 엷은 미소가 시작되고 있었다. 부드럽게 땋은 긴 머리칼은 우연히도 웃음을 자아낼 만큼 머리 위쪽으로 재빠른 양 뻗어 있어서 마치 그녀가 낙하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64 기차를 타고 달리는 느낌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지금껏 누구도 그녀에게 말해준 적이 없었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좌석의 머릿기름 자국에서 풍기는 낮고 톡 쏘는 향이 놀랄 만큼 좋았다. 열차의 일렁임이 관능적이고 최면을 거는 듯했고, 그녀는 움직임의 바다에 휩쓸려 잠을 향해 유영했다. --- p.103 왠지 느낌이 그랬다. 우드 마운틴은 무언가를 명명하는 타입의 사람도, 그 근원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에게 느낌이란 마치 날씨와 같은 것이어서, 그는 그저 그것을 고통스러워하거나 혹은 즐거워할 뿐이었다. --- p.121 색채의 향연이었다. 숲의 금색과 노란색, 황토색, 반짝 타오르는 오렌지색과 진홍색, 초록과 초록, 세상의 모든 초록색들. 색채들이 화려한 불빛을 일으켜 그들의 머리칼에, 어깨에, 걸어가는 몸 위에 색의 물보라를 쏟아냈다. 우드 마운틴의 광대뼈 둔통과 퍼트리스의 오른쪽 발가락에 잡힌 물집을 빼면, 그들의 젊은 육체에는 아무런 고통이 없었다. --- p.246 “우리는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우린 가난합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도 고향을 사랑할 수는 있는 거잖아요. 고향을 사랑하는 데에는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 p.258 남자들에게선 뜨거운 기름 냄새, 술기운 어린 땀내, 썩은 고기 냄새, 수백 개비의 담배 냄새가 났다. 그들은 울버린의 언어로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뺨이 빨갛게 붉어질 때까지 그들의 수염을 얼굴에 대고 문질러댔다. 만일 그녀가 도망치고 싶다면, 칼들을 통과해 달려야 할 터였다. 만일 칼들을 통과해낸다면, 그녀를 보호해줄 피부가 남지 않을 것이었다. 날것의 살점이 되리라. 사물이 되리라. 고통이 되리라. --- p.297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빛의 흔들리는 조각들을 샤로가 나타나는 곳에 드리웠다. 가장 윗부분이 은색 별로 장식된 그녀의 왕관은 그곳에 있는 빛들을 붙잡았다. 그녀가 앞서 나아갈 때면 마치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어쩌면 정말로 바닥에 닿지 않는 것인지도 몰랐다. 토머스의 생각엔 그랬다. 어둠 속을 뚫고 마법처럼 움직이는 딸의 모습을 보며 그는 착각에 빠졌다. 샤로는 인간의 형상과 형식을 하고서 지상에서 보낼 시간을 받은, 별 존재 중 하나였다. --- p.309 끝이 뾰족한 모양의 타원형 공간 안에 조각상이 안치되어 있었다. 그것을 보니 홈커밍에서 봤던 암말이 떠올랐다. 어떻게 할 틈도 없이 머릿속에 생각이 떠올라버렸다. 타원형 공간은 빨간색으로 페인트칠되어 있었고, 장식된 금색 점들이 공간 둘레를 명료하게 표시했다. 그 중앙에 조각상이 떠올라 있었다. --- p.315 그곳에서 그는 세계 이편의 지평선에서부터 천천히, 그러나 묵직하게 걸어오는 버펄로를 보았다. 끊어지지 않은 존재의 선 하나를 이룬 버펄로들은 그의 눈앞을 지나가더니 세계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것이 시간이었다. 모든 일이 한순간에 일어났고, 그 작은 금빛 벌레는 거룩한 요소를 통과하며 앞뒤로, 위아래로 비행했다. --- p.347 베라는 볼트를 밀어 잠근 다음, 손으로 더듬어 변기까지 갔다. 한참 소변을 보고서 옷을 벗은 뒤 더듬거리며 욕조로 향했다. 뜨거운 물속으로 서둘러 들어갔다. 그 감각의 아름다움이 너무도 강렬한 나머지 공포가 떨어져나갔다. 모종의 탄생 같은 느낌이었다. --- p.388 그때 그의 목소리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낮게, 그러다 높은 휘파람으로 날카로워진 목소리. 그의 목소리가 싫다는 듯 높게 울면서, 대기를 구부러뜨리며 그녀에게로 날아왔다. 그의 목소리는 그녀에게서 생명을 끄집어내려 하고 있었다. 그녀는 떨었고, 목구멍에서 심장이 쿵쾅거렸다. 바람이 그녀의 몸을 옥죄며 얼굴을 잡아 뜯었고 그녀 주위를 휘돌았다. 그녀는 자신이 공중에 뜨기 시작했음을 느꼈다. 그래서 온 힘을 다해 발에 힘을 주고 웃기 시작했다. --- p.424 “오니지신. 너무 아름다워.” 퍼트리스가 중얼거렸다. 그녀는 말에서 내려 그 옆에서 걷고 있었다. 우드 마운틴이 몸을 기울여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려던 것이 아니었는데. --- p.439 그곳에 앉아 천 조각 하나하나의 무늬를 살펴보았다. 페르시아 러그의 다양한 상징처럼 하나하나가 복잡하고 불가사의했다. 그녀가 들여다보자 패턴들이 그녀를 내면 깊숙이 데리고 갔다. 상점과 마을을 넘어 의미의 토대 속으로, 이내 의미마저 넘어 어떤 장소 속으로 그녀를 이끌었다. 그곳은 세계의 구조가 인간의 마음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이었고, 더구나 원피스 패턴과도 아무 관련 없는 곳이었다. 단순하고, 원시적이고,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너무도 아름다운 곳. 그곳은 그녀가 매일 밤 가는 곳이었다. --- p.485 그녀는 기쁜 동시에, 어쩐지 실망스러웠다. 그녀의 감정은 침묵 속에서 이런 식으로 계속 나아갔다. 퍼트리스의 제안이 기쁜 일이기는 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고 무언가를 갈망하는 채로 남겨졌다. 마치 황홀한 무늬가 그녀 앞에서 반짝였다가 그 아래의 형상을 손에 쥐려 하자 흩어져버린 것 같았다. --- p.535 퍼트리스는 한쪽으로 기대어 자작나무의 몸통에 귀를 대보았다. 땅으로부터 물을 들이켜는 나무의 흥얼거리는 내달림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마치 자신이 물인 것처럼 나무껍질을 통과했고, 꽃봉오리 끝을 떠나 구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녀는 봄의 숲속, 작은 불가에 앉아 있는 자신과 어머니를 내려다보았다. 자낫이 고개를 들어 위를 보고 미소 지었다. 그러더니 어린 퍼트리스가 가던 길을 벗어났을 때 그랬던 것처럼, 딸에게 돌아오라고 손짓했다. --- p.5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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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퓰리처상 수상작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워싱턴포스트』 『NPR』 『커커스』 선정 최고의 소설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루이스 어드리크의 신작 『밤의 경비원』이 출간되었다. 특히 이 작품은 2021년 퓰리처상 소설 부문 수상의 주인공이 되며 평단 및 독자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간 어드리크는 퓰리처상 후보에 오른 적은 있어도, 실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리스트』는 이 작품이 “매혹적이고 경건하며 눈부신 드라마”라며 “어드리크의 빛나는 최고작”이라고 평했다. 작가는 40년 가까이 작품 활동을 해오며 소설과 논픽션, 시 등 다방면에서 28권의 책을 내왔는데, 그중에서도 커리어의 정점을 찍을 만큼 탁월한 작품이다. 빼어난 문체와 다채로운 캐릭터, 우아한 서사가 어우러진 『밤의 경비원』은 『워싱턴포스트』 『NPR』 『커커스』 등 다수의 매체에서 ‘최고의 책’으로 꼽혔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또한 아마존 서점에서 2만 개에 가까운 리뷰(2023년 현재)를 이끌어낼 만큼 일반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힘을 불어넣는 장엄한 서사” 줄거리와 구성에 대하여 1953년 미국 중북부의 노스다코다주,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이른바 ‘종결’ 법안의 먹구름이 서서히 몰려오고 있다. 치페와족 의장인 토머스는 보석베어링 공장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종결 법안을 막기 위한 고독한 싸움을 시작한다. 한편 보석베어링 공장의 우수 직원인 퍼트리스는 실종된 언니 베라를 찾으러 운명적인 여행을 떠나지만, 예상치 못한 폭력을 마주하게 된다. 『밤의 경비원』은 크게 두 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종결 법안을 막고자 하는 토머스의 투쟁이다. 야간 경비원 토머스는 힘겨운 일상생활 중에서도, 부족의 생존과 삶을 지켜내기 위해 거대한 국가 권력에 저항을 시작한다. 토머스의 이야기는 국가 폭력, 소수 문화의 위기, 인종차별 등의 보편적인 주제들과 맞닿아 있다. 특히 이를 돌파해내는 특유의 태도와 영성, 환상, 독특한 시간관은 신선한 통찰을 자아낸다. 다른 한 축은 실종된 언니 베라를 찾아나서는 퍼트리스의 이야기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퍼트리스는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로, 성폭력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다. 작가는 퍼트리스를 통해 타운 공동체는 물론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다양한 측면에서 다룬다. 특기할 만한 점은 퍼트리스를 단지 수동적인 인물로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로맨스와 에로티시즘을 추구하는 입체적인 인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모두 96개의 세부적인 챕터로, 마치 화려한 패턴 혹은 조각 담요를 짜나가듯이 소설을 구성한다. 행간이 풍부한 작가의 문장과 더불어, 챕터 사이의 공백에서 배어나오는 의미가 풍부하다. 토머스와 퍼트리스의 커다란 이야기 줄기 사이로 다채로운 인물들의 사연이 등장하는데, 곳곳에 마련된 챕터 사이의 공백이 이 수많은 이야기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해낸다. 하나의 공동체 세계가 통째로 들어앉았음에도 서술이 잘 정돈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현대 미국문학의 대표 소설가 빛나는 최고작 루이스 어드리크는 치페와족 어머니와 독일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런 생애 배경 때문인지 『밤의 경비원』은 물론 다른 작품들 역시 아메리카 원주민 집단이 주요 모티브로 등장한다. 작가는 이로부터 여러 서사와 영성, 환상, 그리고 독특한 통찰을 풍부하게 이끌어낸다. 하지만 단지 미국 소수자 문학으로 한정 짓기에는 작가가 성취한 문학의 보편적 힘이 너무 압도적이다. 그녀는 1984년 『사랑의 묘약』으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2009년 『비둘기 재앙』으로 퓰리처상 후보, 2012년 『라운드 하우스』로 전미도서상 수상, 2016년 『라로즈』로 두 번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여기서 거론하지 않은 유수의 수상 경력만 해도 이미 현대 미국문학의 대표 소설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빛나는 공감이 어우러진 스릴을 선사한다.”(보스턴 글로브) “필력이 화려하고 인간적인 깊이가 있다.”(탬파베이 타임스) 문학이 줄 수 있는 값진 경험을 위해 이제 망설임 없이 페이지를 넘길 차례다. 추천사 매 페이지마다 증언의 힘을 불어넣는 장엄한 서사._[뉴욕타임스 북리뷰] 루이스 어드리크만큼 한 권의 책에서, 때로는 한 단락에서 이토록 마음을 아프게 하고 빛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_[탬파베이 타임스] 매혹적이고 경건하며 눈부신 드라마. 작가는 카리스마 있는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곤경, 겨울 풍경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 유머와 영적인 순간에 대해 황홀하게 그려낸다. 어드리크의 빛나는 최고작._[북리스트] 천재적이다. 우리는 미스터리의 선형적인 진행을 예상하지만, 이 작품이 보다 유기적이고 보다 인간적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_[워싱턴포스트] 《밤의 경비원]은 이 뛰어난 작가에게 있어서도 특별한 성취다._[오프라 매거진] 힘차고 우아한 산문으로, 가난하지만 가족, 공동체, 땅과 깊이 연결된 인물들을 그려낸다._[USA투데이] 빛나는 공감이 어우러진 스릴을 선사한다._[보스턴 글로브] 루이스 어드리크만큼 한 권의 책에서, 때로는 한 단락에서 이토록 마음을 아프게 하고 빛으로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필력이 화려하고 인간적인 깊이가 있다._[탬파베이 타임스] 영성, 통렬한 유머, 정치적 저항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_[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다양한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훌륭하게 아우른다. 어드리크는 여전히 중요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_[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책은 무엇보다도 회복력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마법과 가혹한 현실이 숨 막히게 충돌하지만, 궁극적으로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수렴되는 이야기다. 어드리크가 창조한 캐릭터들은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랫동안 독자와 함께할 것이다._[뉴욕 저널 오브 북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