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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을 내며 11
Ⅰ. 들어가는 글 15 1. 영혼의 해독제, 연극 16 2. 연극의 뿌리와 연극 수업 23 3. 전체 그림 보기 32 Ⅱ. 연극 수업과 연기_ 연극의 육화 49 4. 몸 자유롭게 하기 50 5. 블로킹 65 6. 인물 형상화하기 75 7. 연극의 맥박, 타이밍 101 8. 분위기 충전 109 9. 다른 인물 이해하기_ 마음 모아 함께하는 연기 120 10. 안전 그물 없이 외줄타기_ 여러 가지 즉흥 연기 132 Ⅲ. 실질적인 공연 준비 153 11. 알맞은 희곡 찾기 154 12. 편집 작업 161 13. 배역 정하기 172 14. 연극 연습 일정 178 15. 말하기 연습 185 16. 실무 작업 202 17. 본격적인 연극 연습 216 18. 무대에 올린 작품 목록 240 참고 문헌 259 부록 1. 한국말 발음 연습 263 2. 파란만장 8학년 연극 제작기_ 이은서 266 3. 대본_ 【맹진사댁 경사】 중 일부 285 추천사 연극이 끝나고 난 뒤_ 이은영 294 우리는 왜 연극을 하는가_ 박정열 296 |
David Slo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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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을 내며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지 어느덧 20여 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세상은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인터넷은 이미 우리 삶의 근간을 바꾸어 놓았으며, 놀라운 속도로 확산되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로 인해 그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가상 현실이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간 대 인간 사이에서 접촉과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던 많은 일에 기계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많은 부모와 교사, 건강 전문가는 아이들이 전자 기기에 매달려 보내는 시간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세태에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냅니다. 과학 기술이 우리 삶을 지배한 이래로 불거진 현상들을 분석한 연구 결과들은 그런 우려가 근거 없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줍니다. 비만, 주의력 결핍 장애, 수면 부족을 비롯한 여러 심리, 정서적 문제의 극적인 증가는 디지털 기기 의존도 상승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수많은 전문가는 지적합니다...그렇잖아도 우주가 자신을 중심으로 돈다고 여기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미디어는 천국과도 같습니다. 과거에는 영화배우나 운동선수, 정치가처럼 몇몇 특별한 사람만 유명 인사의 반열에 올랐지만, 지금은 누구나 ‘페이스북’의 스타가 되고, 수많은 ‘트위터’ 팔로워를 모으고, ‘유튜브’에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는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노출하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건 당연히 그런 것에 반응하고 환호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중계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은 동시에 그들의 관음증적 욕구에 편승해 이익을 챙깁니다. 텔레비전 세대인 부모 아래에서 자란 부모 세대의 아이들이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이나 사진을 끊임없이 소비하며 대리 만족을 갈망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발도르프 교육을 만난 우리는 무서운 기세로 밀려오는 기술 문명의 ‘쓰나미’를 완화시킬 방도가 있다는 루돌프 슈타이너의 말에서 희망과 돌파구를 찾습니다...예술이란 내적 노력을 요구합니다. 정신을 마비시키는 디지털 미디어의 현란한 자극에 대한 해독제는 분명 그 내적 노력입니다. 이 책 『발도르프학교의 연극 수업』은 연극 예술이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큰 성장과 변형의 동력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몇년 동안 발도르프 교사 교육 과정 수강생들과도 본문에 수록된 연습을 이용해서 연극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본래는 청소년들이 상급 과정 연극 공연에서 맡은 배역을 깊이 만나고 이해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개발한 연습들입니다. 이 책이 한국의 학생과 교사/연출자들은 물론 관객에게도 연극을 통해 풍부한 경험을 얻고 길을 찾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들어가는 글 연극이라는 허상을 통해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시가 ‘역사보다 더 진리의 핵심에 가깝다’고 했다. 연극 역시 시 만큼이나 깊은 깨달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허상에서 진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일까? 두 장면을 떠올려 보자. 둘 다 현실이 아닌 가상에 몰두하고 있다. 첫번째 장면은 한 소년이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장면이다. 빠르게 명멸하는 스크린의 창백한 빛이 소년의 얼굴 위에서 아른거린다. 소년은 바깥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과 완전히 분리된 세계에 있다.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는지, 바람이 부는지, 마당에서 개가 양동이를 엎고 제풀에 놀라 짖어대는지 알지 못한다. 지금 소년에게는 스크린이 세상의 전부다. 스크린 크기로 축소된 세상 앞에서 최면에 걸린 듯 전함을 공격하고, 화면 속 적군에게 총구를 겨눈다. 자판을 정신없이 두드려 무기를 든 외계인을 사이버 세상 속에서 처치한다. 이번엔 작은 극장의 무대 위, 등받이 없는 둥근 의자에 앉은 소녀를 떠올려 보자. 손톤 와일더의 [우리 읍내Our Town]에서 에밀리 웹 역할을 맡은 소녀는 지금 상상의 아이스크림 가게에 앉아 상상의 딸기 아이스크림 소다를 홀짝이는 중이다. 옆에는 이웃집 친구 조지가 앉아 있다. 말은 조금 더듬지만 성실한 조지와 에밀리는 막 연인으로 발전하려는 참이다. 몸풀기 활동 몸풀기 활동은 수업이나 장면 연습 시간 처음에 배치한다. 언제나 그렇듯 연극 준비 시간은 늘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건너뛰고 바로 장면 연습으로 들어가고 싶은 유혹이 때로는 떨쳐버리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하지만 지름길을 택하는 건 감자를 익히지 않고 날로 먹는 것만큼이나 어리석 은 선택이다. 당시에는 학생들이 별 탈 없이 날감자를 주는 대로 꿀떡 삼킬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 배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된다고 투덜거릴 것이다. 몸풀기 활동과 놀이는 단거리 경주(바로 이어질 장면 연습)의 준비 과정일 뿐 아니라 장거리 경주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집중력과 융통성, 주변을 인식하는 힘, 현재에 충실한 마음가짐, 놀이하는 태도 등 연극의 밑바탕이 되는 기본 자질을 키워 주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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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끝나고 난 뒤, 학생들이 치기 어린 청소년에서 진정성을 표현하는 배 우가 된다. 공연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모두가 주인공으로 거듭나면서 각자가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배역의 비중이 크고 작음을 떠나 그 인물이 되어 세상을 보고, 걷고, 말하고, 사랑한다. 발도르프학교에서는 학년별로 각 과목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수업 을 구성한다. 학년마다 해당하는 아이들의 발달 상황에 따라 무엇을 배울 것 인지, 꼭 다뤄야 할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기반으로 각 과목들을 종으로 횡으 로 연결해서 풍부하게 수업을 소화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 동네학으로 시작 하는 ‘지리 수업’이 대표적이다. 역사와 맥을 같이하여 특정한 공간과 시대의 이야기와 삶, 문화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식으로 수업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바로 ‘연극 수업’이다. 연극이야말로 배움에 필요하고도 중요한 요소 를 모두 경험하고 연습하며, 예술적 완성도를 위해 계속 수정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내적 성장까지 도모하는 ‘꽃’과 같은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읽기, 말하기, 이해하기, 분석하기, 떠올리기, 구체적으로 만들기, 관계 맺기, 반복하기, 타인의 입장에 서보기, 노래하기, 내 자신과 대면하기, 움직 이기, 좌절하기, 견뎌내기, 넘어서기, 관찰하기, 함께 작업하기, 공감하기, 긍지를 갖고 기쁨을 맛보기, 특별히 상상하기, 몰입하고 집중하기는 그 어떤 수 업에서도 맛볼 수 없는 기가 막힌 경험들이다. 과연 외계인도 무서워한다는 중2, 8학년들과(주로 8학년과 연극 수업을 했다) 연극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파란이 예고됨에도 마음을 열고 솔직한 모습으로 임할 때 몇 가지 기적을 틀림없이 보게 된다.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만들 것인가? 연극의 핵심인 상상하기와 몰입하기를 어떻게 구체화하여 현실로 만들 어낼 수 있을까? 그 곳으로 안내하는 길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아이들을 한 발씩 한 발 씩 무대로 끌어내어 상상과 몰입이 주는 짜릿한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아주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다양한 방법을 풍부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초보 연출가에게는 든든한 사부님 같은 책이며, 교사들에게는 비단 연극 수업뿐 아니라 평소 말하기, 움직임, 상상력을 자극하는 활동을 구성하는 데 많은 아이디어를 준다. - 이은영 (『모두가 배우는 발도르프학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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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극을 떠올리는 우리나라 대다수 사람에게 연극은 ‘내’가 할 수 없는 어 렵고 특별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연극에 대한 단편적 이해나, 남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은 연극을 자신과 상관없는 것으로 만들 어 버렸다. 그러나 연극은 잘하기 위해서도, 또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결과로서 주어지는 선물이다. 처음 연극을 하는 사람들뿐 아 니라 전문 배우에게도 연극을 위한 놀이적 접근은 매우 유용하다. 다양한 놀 이를 통해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고 여럿이서 다양한 방식으로 발표를 하다보면 이 모든 것이 남을 위한 발표가 아닌 자신을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놀이는 그 자체로 연극에서 필요한 다양한 무대 기법을 자연스럽게 이 해하게 하고, 그것을 통해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면서 원활 한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내적 민첩함과 창의성을 개발 하게 된다. 그 과정 하나하나에 자신을 직면하게 하는 순간이 살아 있고 타인 을 자신처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이렇게 연극을 준비하다보면 학급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심지어 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새로운 능력을 펼쳐 보이며 주변 친구들과 담임 교사를 놀라게 하는 일이나, 산만하고 주의 집중이 안되어 늘 야단맞던 아이가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아이로 새롭게 태어나는 기적이 종종 일어나는 것을 경험 하게 된다. 그만큼 연극은 새로운 자신을 만나는 일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그대로를 보게 하고 늘 깨어 있게 하는 작업이다. 이 책은 그런 과정들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어떻게 불과 15~19세 청소년들이 인물을 내면화하여 생생하게 극의 주제를 관객에게 전달하며 공감시킬 수 있는지를. 놀이와 활동, 즉흥 연기를 통해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때 순수한 기쁨을 느끼는 매 순간들이 모여 자신도 몰랐던 영혼의 저 먼 영역까지 가 닿을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지. 이해한다는 것은 함께 태어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상상의 힘을 활성화하여 자신과 연극 속의 등장인물을 살아 있는 인물로 만나는 과정뿐만 아니라 연극이라는 사회적이고 협동적인 작업을 통 해 함께 하는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는 과정은 자신과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연출자 역할을 해야 하는 교사도 자신의 자 유로운 상상력으로 모든 과정을 함께 즐기며 자신과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 는 시간을 갖는다면 서로 성장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드는 연극에 대해 혹시라도 그렇게 까 지 해야 하나 의구심이나 불만을 가지는 부모님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생생 한 현장의 분위기에 조금이나마 함께 할 수 있도록 독자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 순간에 머물러 보라. 그리고 왜 연극을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답을 구 해 보라. ‘나는 왜 연극을 하는가?’ 이것은 내가 학생들과 연극을 시작하면서 자주 하는 질문이다. 유사 이래 연극은 이 질문을 통해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에 다가가려 했으며 그에 대한 해답으로 각 시대마다 다양한 연극 형태를 발전시켜 왔다고 본다. - 박정열 ((사)연극놀이터 해마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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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존경하는 선배 배우가 연극은 자신에게 스승이자 의사이자 종교라고 했다. 좀 과장됐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나도 그랬으니... 만약 어릴 적부터 연극을 접했더라면 어 땠을까? 지금 내 모습과는 어떻게 다를까? 상상해 본다. 『발도르프학교의 연극 수업』은 이런 내 상상에 답을 준다. - 김유석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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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연극은 역할바꾸기와 공동작업을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이다. 게다가 연극을 완성하는 과정이 신나고 재미있는 놀이라면 그 자체로 많은 배움이 일어난다. 『발도르프학교의 연극 수업』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극은 오케스트라처럼 모든 구성원이 수고를 아끼지 않을 때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천천히 자신을 돌아보고 내적 성장을 바란다면 연극은 많은 것을 줄 것이다. - 이문식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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