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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홍대는 박씨부인을 향해 비연도를 날렸어요. 하지만 박씨부인은 고개를 들지도 않고 술잔으로 칼을 막아냈어요. 칼은 쨍 소리를 내며 퉁겨나간 후 제비로 변해 공중을 날았어요. 그 순간 박씨부인은 주문을 외워 매로 변했어요. 그리고는 제비를 향해 무섭게 달려들어 목을 물어뜯어 버렸지요. 박씨부인이 다시 처음 모습으로 돌아오자 술상 위에 이가 다 빠진 비연도가 툭 하고 떨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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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참맛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한 '한겨레 옛이야기 시리즈'가 신화 이야기 다섯 권에 이어 인물이야기 다섯 편을 선보인다.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신화 이야기- 이 세상 맨처음 이야기, 삼신할머니 이야기, 저승사자, 꽃대왕, 저승 길 안내자 등 -의 편린들을 한편 한편 이야기로 재구성해 우리의 신화세계를 펼쳐보이고자 했던 게 신화편이라면, 인물설화편은 신화의 세계에서 한 걸음 나와 현실 세계를 운명으로, 또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변화시키고자 했던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현실 세계를 다룬다고는 하지만, 단지 현실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이야기들은 현실에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환상의 세계로 넘어간다. <조선의 여걸 박씨부인>, <아기장수 우뚜리>, <숙향> <조선의 영웅 김덕령> <꾀보 막동이>가 모두 그렇다. 이들은 여자이기 때문에, 반역을 꿈꾸기 때문에, 금지한 사랑을 한다는 이유로, 단지 종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숨어지내야 하고 쫓겨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주어진 조건 때문에 좌절하지 않는다. 임금은 외적의 장수에 머리를 조아리지만 여걸은 침략한 외적을 당당히 무찌르고, 온갖 못된 짓을 일삼는 양반을 꾀주머니 하나로 혼내며, 비록 몸은 반쪽밖에 없지만 백성들을 괴롭히는 탐관오리에 맞서 반역을 꿈꾼다. 바로 이 이야기들 속에는 팍팍한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어떤 세상을 만들려고 했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