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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화 두 남자 | 제02화 귀정의 서 | 제03화 문체의 족쇄 | 제04화 길동무 1 | 제05화 길동무 2 | 제06화 불온한 기운 | 제07화 빛과 어둠 | 제08화 전기수 | 제09화 고굉지신 | 제10화 별시난장 1 - 격축 | 제11화 별시난장 2 - 자기검열 | 제12화 봄밤의 난로회 | 제13화 설낭 도령 | 제14화 세책방 객성 | 제15화 거울 속 노인 | 제16화 은인 | 제17화 도고 최종만의 장례 | 제18화 황금빛 고래 - 오회연교 | 제19화 특별한 부탁 | 제20화 깊어지는 병세 | 제21화 연훈방 | 제22화 여화공 이사 | 제23화 정조 승하 | 제24화 효연의 비밀 | 제25화 선왕의 밀명 | 제26화 의녀 애월 | 제27화 연초상의 죽음 | 제28화 수정전의 방문객 | 제29화 소설 설화전 | 제30화 두치의 배신 | 제31화 전기수 살인 사건 | 제32화 밤섬 습격 | 제33화 의문의 자객들 | 제34화 자객의 정체 | 제35화 비밀 일지 | 제36화 선왕의 유지 | 제37화 말발굽 소리 | 제38화 선상 혈투 | 제39화 해우정 | 제40화 불타는 광기 | 제41화 선왕의 마지막 길 | 제42화 한양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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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길에 좋은 사람들을 만났구나! 인생이여, 늘 뜻밖의 사람과 일에 맞닥뜨리게 하여,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길로 이끌도다! 이제 한양으로 가는 길 위에서, 길동무를 셋이나 얻었으니, 앞날에는 어떤 일이 기다릴 것인가?’
--- p.52 천자문에 하늘(天)이 검다(玄)고 하였으니 하늘은 검다고만 가르치고 써야 하는가. 가을하늘은 파랗고, 노을 지는 하늘은 붉으며, 뭉게구름에 뒤덮인 하늘은 하얗거늘, 어찌 하늘을 검다고만 가르치고 써야 하는가?’ --- p.106 “자네 이야기 한 자락에 웃고 우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시게! 규방에 갇혀 평생을 바깥출입도 마음대로 못 하는 여인네들이 자네의 낭독을 듣고 얼마나 좋아들 하던가? 자네 나이 아직 스물도 안 되었네. 급하게 생각 말고 지금 이대로 좀더 가보세. 자네 정체는 내 어떻게 해서든 절대 드러나지 않게 해줄 것이니 염려치 말게나.” --- p.156 ‘전하께서는 이번 기회에 똑바로 아셔야 할 것입니다! 왕가의 일이건, 조정의 업무이건, 전하의 옥체 문제이건, 그 어떤 일도 이제 소신과 우리 벽파의 도움이 없이는 하나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말이옵니다.’ --- p.197 지난 8년간 이옥은 귀정이라는 거미줄에 걸린 한 마리의 나비였다. 참으로 긴 애증의 세월이었다! 이제 비로소 자신을 옥죄고 있던 그 거대한 거미줄에서 풀려난 것만 같았다. 통곡소리로 가득한 창덕궁 앞에서 유생 이옥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 p.240 “아이고,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는 동네 어르신들 말씀을 믿었어야 했는데! 이 일을 어쩔 것이여!” --- p.295 ‘왜 저들이 죽어야 했지? 도대체 누가 나를 죽이려 하는 것이지?’ --- p.331 “내 비록 선왕께 충군의 벌을 받은 죄인이었지만, 당신처럼 선왕이 세상을 타락시켰다고 생각하지 않소. 만백성들을 굽어살피셨던 선왕의 애민 정신만은 결단코 의심하지 않소! 오히려 당신들이야말로 백성들의 삶은 돌보지 않고 성인군자 놀음이나 하면서, 권력과 재물 모으는 데만 혈안이 된 자들이 아니오? 노론이니, 벽파니, 시파니, 계속 이름을 바꾸어도 본질은 그저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는 탐관오리일 뿐이오.” --- pp.390~391 “문무자, 네놈이 우리를 아주 우습게 봤구나! 내가 돈이나 관직을 받고 청부나 하는 그런 천한 자로 보이더냐? 이 나라를 바른길로 가게 하려는 충정을 그리도 몰라주다니, 어찌 그러고도 네가 제대로 된 유생이라 할 수 있겠느냐. --- p.393 “난 이미 오래전부터 낙향을 준비하고 있었지 않았는가. 자연을 벗삼아 지내면서 지금껏 살면서 배우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많은 글을 써보려 하네. 세상에 내놓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숨이 붙어 있는 한 원 없이 읽고 또 쓰겠네. 언젠가 자네들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도 한번 써보고 싶네그려.” --- pp.420~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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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들이 죽어야 했지?
도대체 누가 나를 죽이려 하는 것이지?’ 18세기 조선 사회는 아직 유교의 틀 안에 갇힌 지배계층의 뜻에 맞추는 사회였지만 미세한 균열의 틈을 파고드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던 시기였다. 소설을 이끄는 인물인 이옥은 변화의 모습을 자신의 글에 입히려다가 귀정의 정책을 펴는 정조의 미움을 받아 변방으로 귀양 가 노역을 한다. 문제의 글은 소품체로 쓰였는데 당시 권력을 잡은 엘리트 문인의 눈에는 제멋대로인 가치 없는 글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한미한 집안을 일으켜야 했던 이옥은 특별히 응시를 허락한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향하고 어떤 노인의 부탁을 받아 조준이라는 소년과 동행하게 되며 그 후 박선경과 김판석도 동행하게 된다. 네 사람은 같은 곳에서 묵으며 응시를 기다리며 한양의 문물에 감탄하지만, 뜻밖의 사고를 당한 선경과 생활비로 충당할 산삼을 도둑맞은 조준은 어쩔 수 없이 한양에서 다른 살길을 모색해야 했다. 이 소설은 젊은 유생 조준이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세책상의 권유로 책을 읽어주는 전기수로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흥미를 더한다. 자신의 쇠약함이 무슨 까닭인지 찾으려 하는 정조, 정조의 왕권 강화 정책을 못마땅해하는 신하들, 그리고 의관들이 엮어내는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한 축이며, 이유도 모르게 조준을 죽이려는 자를 피하고 친구가 연모하는 여인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 축이다. 이 두 축이 어느새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대체 이 나라는 누구 것인가? 수백 년 내려온 이 조선이라는 나라는, 과연 누구의 것이냐는 말일세?” 18세기 후반 조선의 문화사와 정치 암투 추리 소설 형식의 『전기수 설낭』은 전개 자체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인물들의 면면과 조선 후기의 사회상의 묘사 자체도 재미를 더한다. 당대의 연예인과 같았던 전기수나 전기수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 내는 세첵상, 새로운 기호식품을 팔아 부자가 된 연초상, 약재상 등의 직업이 등장하고 그 시대에는 천민으로만 생각했지만 어떤 집단보다 강한 조합을 갖던 도축업자, 전문직인 의녀, 목수, 화공 등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게 해주는 전개가 이 소설의 실존 인물 중 하나인 이옥의 실제 글처럼 다양한 색을 입은 채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할 것이다. 정조의 이른 서거로 그의 개혁은 하루아침에 없던 것이 되어버리고 조선은 세도정치라는 국면을 맞이한다. 그러나 변화는 언제나 일어난다. 이 책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싹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에게도 옮겨가서 심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싱긋나이트노블 『전기수 설낭』은 싱긋에서 펴내는 〈싱긋나이트노블〉 시리즈의 첫 책이다. ‘싱긋나이트노블’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극강의 긴장과 재미를 추구하는 작가의 작품을 발굴하여 독자들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