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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사랑을 나르는 지게 망향탑 정령송精靈松 배 띄워라 사랑을 나르는 지게 그는 웃고 있었다 그녀 면허증 우연 하얀 지팡이를 든 그녀 반납 사랑의 흔들다리 내가 걷는 이 길 끝에는 제2부 화엄사 홍매화 화엄사 홍매화 만휴晩休 오어사 선암사 가는 길 경주 남산 못난이 돌탑 하나 마음 닦기 도리사 가는 길 토함산 석굴암 덕풍계곡 그림자 큰 꿈 제3부 꽃인지 나비인지 청미래덩굴 꽃인지 나비인지 설렘 새삼 보청기 자미화 찰나의 보석 조개풀꽃 소원목 탑 허허 팰구나무 제4부 함벽루 해바라기 후회 추억의 엿장수 소리 없는 외침 다라국 짚신도 신이제 가슴이 답답한 날이면 그리운 댁말 연호사 함벽루 지팡이 가을이 오는가 보다 제5부 출타 중 위안부 출타 중 선지식 성삼문의 지총 죽서루 당 디당 다당 소원 하나 독도 콜록콜록 첩채산 용문바위 첫눈 내린 날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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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 높은 절벽
이끼 쌓인 돌탑 하나 한양을 바라보고 외롭게 서 있다 굽이굽이 천 리 먼 구중궁궐 고운 임 남겨두고 치솟은 기암절벽 굽이치는 동강에 갇혀 두견새 벗 삼고 관음송 놀이터 삼아 긴긴 하루 외로움 달래려 하나, 둘 올려놓은 돌조각들 그리움 하나, 원망 둘 한숨 셋 올려놓고 눈물 대신 텅 빈 하늘 쳐다보며 해 지는 저쪽 어디, 보고픈 이 그렸으리 유배당한 몸 갈 수 없는 길 돌탑 쌓으며 한恨을 삭였으리 정순 왕후 흘린 눈물 한강이 되고 단종이 흘린 핏물 동강 되어 바다에서 다시 만나 뜨거운 포옹 나누었으리 ---「망향탑」중에서 물 한 모금 공기 한 줌 알뜰히도 끌어모아 일 년도 아닌 삼백여 년을 무주상보시 하는 저 모습 가진 것 모두를 아낌없이 내어 주는 허리 굽은 울 엄마를 너무나 닮아있다 아침 예불 범종 소리 꽃잎에 담고 법당의 염불 소리 향낭에 담아 폭설은 폭설대로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한자리 가부좌 틀고 고행 중 가지마다 꾸불꾸불 편하게 뻗은 가지 하나 없는 화엄사 홍매화 송이송이 꽃잎마다 팔만 사천 법문 담아 야단법석 펼치건만, 법문은 듣지 않고 장륙화니 흑매화니 무지한 중생들은 꽃 타령만 하는구나 ---「화엄사 홍매화」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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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과 달빛 사이
시는 평생 별빛을 먹는 일이자, 달빛을 안고 살아가는 일이다. 어쩌면 인간이 가지고 노는 기억의 언어 놀이는 허상인지도 모른다. 사람살이의 곡절은 표면에 드러난 모습보다, 이면에 감춰진 그늘이 더 시적이다. 정범효는 이번 시집 『꽃인지 나비인지』에서, 될수록 외롭고 쓸쓸한 것들을 혼자 내버려 두지 않으려고 애쓴다. 눈물의 들썩임은 고향 바람에게 숨기고, 긴 한숨은 달빛 강가에서 내쉰다. 수년간 많은 시詩의 집을 지었다 부순 내공은, 어머니에 대한 효심으로 깊게 고랑져 있다. 물론 그도 밤새워 시의 금싸라기를 주을 때엔 좋아서 뛰었을 것이다. 행간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엔 종일 우울하기도 했을 것이다. 시인이 된다는 것은, 아무리 어설퍼도 제집을 가질 때, 온전히 빛나는 법이다. 하여, 정범효는 ‘노을과 달빛 사이’, 그 고운 시의 얼굴을 채색한 시인으로 규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