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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의 문씨름왕첫사랑이 끝났다줄리아나데이트요 네스뵈를 더 사랑할 권리가 있다들배지기의 순간작가의 말작품 해설(염승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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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슬퍼도 꺾이지 않는 인생의 버틸 힘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삶이라는 바다에서 홀로 항해 중이라고 믿는 오만한 사람들을이 책으로 초대하고 싶다.” - 윤고은(소설가)이른 파경을 맞은 결혼생활,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이탈리아 남자 루와의 재혼, 든든한 ‘씨름왕’이었던 아버지의 시한부 선고와 죽음, 그리고 루와 헤어진 후에야 알게 된 배 속의 쌍둥이(죽은 태아와 살아남은 태아의 공존). 사랑과 이별이 밀물과 썰물처럼 번갈아 찾아드는 상황에서도 지현은 여전히 관계 맺음에 대한 열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단지 “좀 더 살아 보려고” 했을 뿐이라는 지현의 고백은 애틋한 연민을 자아내지만, 그럼에도 지현이 꿋꿋하게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그녀 곁을 늘 황소처럼 우직하게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첫 결혼에서 얻은 아들 재우, 첫사랑이었던 오랜 친구 지운, 지운의 전 부인이자 재우를 친모처럼 아꼈던 연수. 그들이 곁에 있었기에 지현은 좌절하지 않고 더 잘 살아보고자 하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것은 재우와 지운 역시 마찬가지여서, 그들은 서로 함께하기에 그 모든 낙담과 좌절을 견뎌낼 힘을 얻는다. 이 소설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어찌 되든 간에 늘 처음인 것처럼 사랑하고 살아가는 지현의 모습이다. 기분이 몹시 이상하고 낯설고 찜찜하고 울렁거릴 때 엄마는 어떻게 하느냐는 재우의 질문에 지현은 그저 쿨하게 이렇게 답한다. “어떻게 하긴. 맥주나 마시는 거지.” ‘정점 없는 생의 슬픔’에 때로 꺾였다가도 금세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을 가진, 무슨 일이 닥쳐도 씩씩하게 헤쳐나갈 것만 같은 그녀의 파란만장한 애정 행각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 소설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이 긍정 에너지의 화신에게 매료되지 않을 길이 없다. 이런 존재가 단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좀 더 살 만한 것이 되지 않을까. 인생의 들배지기 한판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따스한 일곱 편의 이야기 “승부를 내지 못한 채로는 판 위에서 내려갈 수 없다는 마지막 장면의 전언이라니.” ― 염승숙(소설가) 그와 더불어 인생을 씨름에 비유한 작가의 서사 전략은 소설에 한층 생기를 불어넣는다. 씨름이란 희비가 뒤엉켜 엎치락뒤치락하는 격동의 전투다.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서는 상대의 샅바를 단단히 휘어잡고, 맞닿은 근육의 움직임을 감각하고, 미세하게 떨리는 호흡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다 빈틈이 보이는 순간, 찰나를 놓치지 않고 상대를 힘껏 들어 올려 단번에 넘어뜨려야 한다. 육체적 활력이 생의 활력으로 전환되는 바로 그 순간이다. 무미건조하고 지리멸렬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저마다 한 번쯤 통렬한 ‘들배지기의 순간’을 꿈꾼다. 누군가에겐 로또 당첨일 수도 있겠고, 누군가에겐 주식 대박, 또 누군가에겐 공모전 당선일 수도 있겠지만, 삶이 그렇게 호락호락 그런 짜릿한 승리의 순간을 내어줄 리는 만무하다. 인생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통렬한 들배지기는커녕 예고 없이 불쑥불쑥 위기가 찾아온다. 때로는 위기를 채 넘기기도 전에 또다시 거대한 난관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런 굴곡진 인생을 상대로 씨름 경기를 펼쳐야 하는 우리의 승부수는 무엇일까. 작가는 인생이라는 씨름판 위에 서 있는 우리와 너무도 닮은 지현과 지운, 재우의 삶을 통해 독자들에게 말한다. 견디기 힘든 어려운 순간이 닥쳐도 겁내지 말고, 땅을 딛고 선 두 다리에 더 힘을 주라고. 씨름왕을 들배지기 한판으로 넘어뜨리는 황홀한 순간을 떠올리며, 중심을 단단히 잡고 어찌 됐든 호기롭게 삶을 계속해 나가자고. 그것이 우리를 진실로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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