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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 운명처럼 다가온 교육감의 길 / 2 제1부. 회고 - 지워야 할 것과 기억해야 할 것 / 15 저는 강의를 잘합니다? / 건설사업자들과의 만남 / 100억 원 이야기 / 쪽지 / 교육금고 / 도로포장 / 얼마를 준비하면 될까요? / 제발 좀 만나 주세요 / 비리 또 비리 / 이게 뭐예요? / 뇌물의 정석 / 부정부패 / 공금 횡령 사건 / 출근 저지 시위 / 조건이 있습니다 / 미행 감시 / 상탁하부정 上濁下不淨 / 아니, 이 뉘시요? / 3억을 쓰다 / 명절 - 선물 / 역사교과서 국정화 / 역사국정교과서와 교원의 의사표현의 자유 /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과 대법원 판결 / 전교조 법외노조통보처분 사건의 대법원 판결에 부쳐 / 교원평가와 법령준수의무 / 출신지 / 죽더라도 나 혼자 죽어야 / 성적 자기결정권 性的 自己決定權 /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교육감 / 누리과정 김승환 희망버스 / 저 사람이 여기에 왜…? / 자리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 식재료 납품 / 상납 구조 / 폐교 부지를 둘러싼 이해관계 / 감사 담당 공무원 / 사건의 종결 / 시간 선택제 교사 / 가정통신문 / 교육권력의 폭력적 행사와 헌법상의 무죄추정의 원칙 / 정치와 언어 - “할복하세요!” / 서남대학교 폐교와 지역 출신 정치인들의 대응 / 행사장 백태 百態 / 가장 어려운 일 / 넘어서는 안 되는 선 / 이때가 한철이거든요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 선거 이야기 / 선거 이야기 - 두 번째 / 선거 이야기 - 세 번째 / 선거 이야기 - 네 번째 / 선거 이야기 - 다섯 번째 / 선거 이야기 - 여섯 번째 / 선거 이야기 - 일곱 번째 / 제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 쪼그맣게 생겼고만 / 그렇게 안 생겼구만 / 스트레스 / 어느 결혼식 / 고집 / 김인봉 교장선생님 제2부. 변화 - 의식의 혁명 없이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 185 언론관계 정립 / 보도하세요 / 언론 중앙집권 / 언론의 예단 / 고장난명 孤掌難鳴 / 확증편향 / 교육감 학습 / 누리고 싶으세요? / 임명은 나의 몫, 배반은 그 사람의 몫 / 점심 대접 / 브리핑 / 학교 없애라고 교장 발령 냈습니까? / 대안교육 / 유아교육 / 유치원 재롱잔치 / 유치원 일일교육계획안 / 사립유치원 / 혁신학교 - 인센티브 / 혁신학교 - 저항 / 말해도 소용이 없으니까요 / 취임 준비 / 신규 장학사 연수 / 시민단체와 선출직 공직자 / 정치권력이 선호하는 기관장 / 진정한 의미의 청렴이란? / 청렴은 경제적 가치도 창출한다 / 오디세우스 프로젝트 / NSLI-Y 프로그램 / 반도체 사업장과 학생 취업 / 정수장학금 / 아이들과 방학 / 중간?기말시험 / 학습 효과 / 의식의 거품 / 들 때와 날 때 / 선거 때 열심히 할 겁니다 / 성공하고 싶으세요? / 권위적인 교육감 / 교육정책, 그리고 그 배후에 있는 정치와 자본 / 교육정책 연구 / 선거와 학부모단체 / 컨설팅 / 고정관념 / 자릿값 / 공문 결재 / 각종 법적 분쟁에 얽힌 것들 /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 이름 새기기 제3부. 내일 - 아이들을 놓치는 국가는 모든 것을 잃어 / 305 아이들의 건강 / 대통령 탄핵과 아이들 / 저도 안아 주세요 / 쌀이 부족해요 / 사람이 돼라 / 세월호 참사와 대한민국 / 세월호 참사와 애도할 자유 / 416TV / 수학여행 안전지도사 / 아이들의 언어 / 명절과 아이들 맞이 / 아이가 왜 그러나요? / 아이들 상담 / 봉숭아 선물 / 만남의 기억 / 아이 만나기 / 아이들의 시선 / 교육감님! 힘, 힘, 힘! / 방청석에서 우는 아이 / 저 선생님 될래요 / 누구를 만족시킬 것인가 / 교육감이 일을 안 하는 겁니다 / 유치원 아이들의 어린이날 / 콩나물국밥집에서 만난 우리 아이들 / 아이들이 졸업을 안 하겠대요 / 저 졸업하는데요 / 대입제도 / 고교학점제 - 설계도면 없는 건축 / 집중이수제와 그 후유증 / 거리 유지 / 교육의 통일성과 다양성 / 축하 / 질문이 있는 교육 / 학생 대상 성추행과 의사표현의 자유 / 교육은 보여 주는 것 / 입시철 / 학부모를 형사고발 하라 / 하나를 바르게 가르치는 소박함 / 재능에 대한 존중 / 학생 사이의 차별 / 기간제 담임선생님과 함께 졸업식을 맞이하고 싶어요 / 댓글과 답글 그리고 아이들 사이의 다툼 제4부. 자존감 - 교육감은 교육의 방패막이 / 403 교육장 공모제 /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 교육감도 인사청탁 하지 않아 / 승진 / 과공비례 / 실무진이 일을 할 수가 없는 겁니다 / 시 낭송 / 그 사람 / 나를 평가한다고? / 소신대로 하십시오 / 단호하셔야 합니다 / 국정감사 준비 / 교육감님! 죄송합니다 / 책과의 인연 / 어느 시인 / 리더의 품격 / 공립고등학교의 신설에 얽힌 이야기 / 개성공단 입주기업 우수상품 / 특별판매전 / 어떤 교사 / 상 받으려고 교사 하는 게 아닙니다 / 지록위마 指鹿爲馬 / 상피제 / 청렴서약식 / 교육부장관의 지시와 교육감 지시의 충돌 그리고 대법원 판결 / 인사와 치유 / 페이스북 글쓰기 / 신의성실 / 직원 조회 나오는 말 - 여한이 없는 삶 / 4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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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일 교육감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저는 출근 저지 투쟁을 겪어야 했고, 그 뒤로 12년 동안 각종 수사와 형사재판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형사재판을 기준으로 고소·고발을 당한 것이 17차례였고, 몇 건의 행정재판과 민사재판에도 얽히게 되었습니다. 비아냥거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김승환 교육감은 고발 전문이다’라는 프레임까지 만들어서 저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피’고발 전문이라고 말한다면 그나마 봐줄 만한데, ‘고발’ 전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논리 모순이었지만, 그들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 p.3 여러분들께서 만드는 건축물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 건축물이다,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숨 쉬고 놀며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건물에 부정한 손들이 끼어들어서야 되겠느냐, 여러분들이 기업을 유지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적정이윤을 반드시 보장하겠다, 더 이상 여러분들의 손에서 준조세(準租稅)가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p.22 교육감 일을 시작하기 전·후로 저의 귀에는 인사와 관련한 부정한 거래의 사례들이 들어왔습니다. 직원들은 “우리는 모두 돈 주고 됐어요.”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습니다. 그 말에는 “당신만은 제발 그렇게 하지 말라.”는 간절한 바람이 들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분들의 말은 한결같았습니다. 그건 ‘인사는 백 퍼센트 뇌물이었다. 백 퍼센트 매관매직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 p.45 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학문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인 만큼 교육감이 가진 합법적 권한 내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교육부는 일부 교육감들이 대안 교과서를 만들어 국정교과서 무력화를 시도한다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그래도 시정이 되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 p.63 교육부가 교사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가, 즉 교사관(敎師觀)은 매우 중요하다. 두 개의 시각이 가능할 것이다. 하나는 교사를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사를 보호와 지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교육부는 교사를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교원평가를 통해서 교사의 수업의 질을 높이겠다고 하는데 그게 가능한 일이냐? 교사의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 p.73 교육감 1기 초부터 저를 노리는 고소 · 고발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중에는 묻지마 고발도 있고, 고발 사주로 의심되는 고발도 있었습니다. 묻지마 고발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을 통해서 ‘그들’이 노리는 최소한의 소득이 있습니다. 그건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것, (변호사 수임료 등)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것, 해당 기관의 공직자들에게 ‘너희들 기관장 언제 그 직을 상실할지 몰라, 말 듣지 마’라는 식으로 기관의 분위기를 흔드는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재판 단계에서 자신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오면서 횡재라도 한 듯 즐기기도 합니다. --- p.97 기대했던 사람이 기대에 어긋나게 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일단 인사 불이익을 줍니다. 그다음에 제가 할 일은 그 사람이 새로운 자리에 가는 과정, 새로운 자리에서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뒤늦게 ‘내가 이걸 놓쳤구나’라는 모습을 보일 때 인사권자인 교육감이 느끼는 기쁨은 정말 큰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그 사람의 공직자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p.129 그런 중차대한 헌법적 위치에 있는 언론의 역기능도 만만치 않습니다. 공직자들에게 언론은 두려움의 존재입니다. ‘기사로 쓰겠다’ 또는 ‘보도하겠다’라는 말 한마디가 공직자에게 가하는 압박감은 매우 강합니다. 언론은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존재입니다. 타자에 대한 비판은 자유롭게 하면서도 자신이 비판받는 것에 대해서는 극심한 반감을 드러내고, 그러한 반감은 이후에 비판·비난 기사의 형식으로 나옵니다. 언론의 비위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고정관념은 깨져야 하고, 그것을 솔선해서 보여 줘야 하는 사람이 바로 기관장, 특히 선출직 기관장입니다. --- p.187 브리핑 자료를 브리핑하는 사람이 직접 준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준비하는 것은 그 아랫사람들의 몫으로 떨어집니다. 교장선생님의 브리핑 자료는 수업 준비를 해야 할 선생님의 몫이 된다는 뜻입니다. 브리핑하는 목적,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브리핑을 듣는 목적은 어느 기관의 전체 상황이나 특정 사안의 실체를 간단명료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입니다.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이 교육감에게 브리핑하는 것도 그런 목적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교장선생님들로부터 학교 브리핑을 받지 않았습니다. --- p.211 ‘교사는 무엇으로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저의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열심히 하면 뭔가 의미 있는 혜택을 주니까 교사가 움직인다?’ 그건 어색했습니다. 제가 교사라면 인센티브는 저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교사이니까 움직인다’라는 것이 답이었습니다. 결론을 내렸습니다. 혁신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인센티브는 없다, 만약 이것 때문에 전북의 혁신학교가 실패한다면 혁신학교 정책은 과감하게 거둬들이겠다, 비판이나 비난을 받아도 어쩔 수 없다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전북의 혁신학교는 그렇게 닻을 올렸습니다. --- p.231 이 사태를 겪으면서 저는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에서 재벌 그룹의 문제점을 언급하는 것은 성역(聖域)을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특정’ 재벌 그룹을 연상할 수 있는 부정적 언급을 하는 행위는 반(反) 국가사범과 마찬가지의 취급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p.257 도교육청은 이 제도에 대해 “줄 세우기 평가가 아닌 학생의 성장을 돕는 평가를 통해 참학력을 신장시키고 평가 결과에 대한 적절한 정보제공과 추수 지도를 통해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가 소통하고 함께 성장하는 평가 제도”라고 밝혔습니다. 일부에서는 ‘참학력(authentic ability to learn)’이라는 용어를 두고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학력은 거짓 학력이었다는 것이냐?’라는 몰이해(沒理解)의 말도 했지만, 성장 평가제는 전북의 초등학교에 급속도로 확산되어 나갔고, 교사의 평가 자율권을 보장하는 순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 p.263 선거는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고, 민주주의를 역동적인 제도로 만듭니다. 선거 제도 때문에 발생하는 각종 부정적인 요소는 민주주의의 비용으로 여겨야 합니다. 권력자들이 제아무리 자신의 사적 ·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조직을 사유화하려 시도하고 사조직에 침투하더라도 주권자와 유권자가 깨어 있으면 됩니다. 일탈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률적 제재가 반복되고 거기에서 불문의 학습 효과가 형성되면 선출직 공직자(특히 선출직 기관장)와 공 · 사조직의 부정한 연계와 거래는 끊기게 됩니다. --- p.281 질문이 있는 교육이 살아 있는 교육입니다. 이것은 ‘교육에는 질문이 있어야 한다’라는 하나의 당위론이기도 합니다. 현실론으로 말하자면 대한민국의 교육은 여전히 질문이 없는 교육입니다. 아이들에게 마음의 근육을 길러 주는 교육을 정치권력과 언론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교육받은 아이들은 정치권력과 언론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p.307 이 아이들이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왜 그렇게 자주 조사받으러 다니시는 거예요?”라고 묻길래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아이들은 “뉴스를 보고 알았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별것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아요.”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정말이에요?”라고 말하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어서 아이들은 각자 뭔가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봉숭아 물을 들이기 위한 재료였습니다. 4명의 아이가 저의 손가락 위에 봉숭아 물을 들이기 위한 재료를 올려놓은 다음 바느질 실로 칭칭 감기 시작했고, 며칠 지나면서 저의 손가락마다 고운 봉숭아 물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 p.334 제가 생각하는 학교의 미래상은 ‘아이들에게는 배움의 즐거움이 있고, 교사에게는 가르침의 보람이 있는 학교’였습니다. ‘교사는 아이들의 얼굴에 번지는 웃음과 아이들의 눈에서 흐르는 감사의 눈물을 먹고 사는 존재여야 한다’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교육감 임기 내에 이 꿈을 어느 정도 이루어내느냐를 교육감 성패의 잣대로 삼았습니다. --- p.356 정부가 발표하는 대입제도가 올바른 것인지 그릇된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 척도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정부가 대입제도 정책을 발표했을 때 강남 학원가가 웃는지 우는지를 보면 됩니다. --- p.363 제가 12년 내내 교육부를 상대로 주장했던 것은 ‘최소한의 통일성과 최대한의 다양성 원칙’이었습니다. 이것을 교육과정에 대입해 보면 중앙정부는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최소한의 대강만을 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시 · 도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종 목표 지점은 학교자치입니다. 현장에서 교사들이 해야 하고, 할 수 있고, 나아가 그렇게 할 때 비로소 교육의 본질에 합치할 수 있는 것까지도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일일이 개입하고 간섭한다면, 교육은 관치 교육과 중앙집권 교육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 p.370 진정한 의미의 교육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교육은 지금 이 순간까지 일관되게 아이들에게 ‘집어넣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한 최대한 많이 집어넣는 교육을 하다 보니 아이들은 자기 잠재력을 키울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고, 아이들에게는 즐거워야 할 학습이 지겨운 노동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 p.389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의 청렴도 마찬가지입니다. 청렴은 국가 공조직의 산소와도 같은 것입니다. 청렴을 다짐하는 행사가 있는 나라는 그 자신이 청렴하지 못하다는 것을 공적으로 고백하는 나라입니다. 공조직의 호흡이 그만큼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청렴 행사를 하는 나라입니다. --- p.405 오후 6시가 되면 퇴근한다, 퇴근 시간 후에는 간부와 직원들께 전화하지 않는다, 교육장과 직속기관장들께 임명장을 수여하고 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리에서 떠날 때까지 구체적인 직무지시를 하지 않는다, 국외 출장을 갈 때 휴대폰 로밍을 해 놓고 직무 보고를 받는 것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도교육청 간부들께도 부탁을 드렸습니다. 오후 6시 퇴근 시간 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내게 전화하지 마시라, 뭔가 일이 있을 땐 그건 간부들끼리 상의해서 알아서 판단하시라, 국외 출장의 경우 부교육감의 지휘하에 일을 처리하고 나한테는 보고하지 마시라는 것이었습니다. --- p.433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있는가 하면, 지도자답지 못한 지도자가 있습니다. 지도자다운 지도자는 자신의 공적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도리어 자신의 공적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공으로 돌립니다. 지도자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과오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의 과오인데도 그것을 자신의 과오로 돌립니다. 지도자다운 지도자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떠받드는 것보다는 도리어 자신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떠받드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 p.441 교육감의 자리도 기관장의 자리입니다. 교육감의 직무 수행의 적정성, 합법성, 구체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최선의 협조를 얻어야 합니다. 단위학교와 지역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과 도교육청에서 일하는 공직자들이 교육감에게 거는 가장 큰 바람은 자신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교육감이 외부 세력에 대한 방패막이가 돼주는 것입니다. --- p.4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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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라고 한다. 4번의 선거를 통해 민선 교육감이 선출되었지만, 선거 때만 되면 교육감도 선거로 뽑는 거냐고 묻는다. 그러면서도 모두들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고 한다. 과연 달라져야 할 교육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교육감의 권한은 막강하다. 지역교육 전반의 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수많은 인사권을 행사하고 수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교육은 아이들의 미래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잘되면 좋은 일이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신념과 역량이 갖추어진 사람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노력해야만 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교육은 민선 교육감이 선출되기 전과 그 이후로 달라졌다. 정부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던 교육 현장은 민선 교육감의 등장으로 정부에 의한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학교 현장을 위한 교육으로 전환되었다. 그래서 교육혁신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본래 교육은 혁신을 유전자로 갖고 있다. 교육은 날마다 혁신되어야 마땅한 것이지만 그 마땅함을 기준으로 교육감들을 진보와 보수로 구분해온 것도 우스운 일이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교육을 가치로 내세운 교육감들을 흔히 진보교육감이라고 불러왔다. 지난 12년간 민선 1, 2, 3기를 지나면서 그 ‘진보교육감’의 상징적인 인물이 전북 김승환 교육감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과연 교육감은 무엇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제목이 보여 주는 것처럼 김승환 교육감은 12년을 돌아보며 ‘나의 이데올로기는 오직 아이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당연한 듯 보이는 이 소신을 위해 지난 12년 동안 17번의 고소·고발을 당했다고 하면 “어쩌다?”라는 궁금증이 앞선다. 이 책은 우리가 언론을 통해 알고 있는 김승환 교육감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험한 일들을 일지를 쓰듯이 소개하고 있다. “치열하고 유쾌했던 교육감 12년” 이 책에서 김승환 교육감은 지난 12년을 이렇게 생각한다고 표현했다. 176개 이야기 조각을 이렇게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김승환 교육감의 이야기가 아니라 진보교육의 역사를 기록한 기록물처럼 다가온다. 결국 이 책은 김승환 교육감에 대한 평가를 위한 책이 아니라 우리가 교육혁신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게 하는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감 자리에서 떠나면서 저의 눈에 들어온 전북교육은 하나의 거대하고 탄탄한 항공모함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모든 공직자는 전북교육을 지키는 전사(戰士)들로 서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숨 쉬며 배우고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이 ‘오늘’의 대한민국 교육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교육감 12년 세월을 지낸 저의 느낌은 ‘그곳에 있다가 이곳으로 왔다’라는 정도입니다. 여한이 없이 살자! 그것은 교수 시절부터 저의 삶을 이끌어간 좌표였습니다. 교육감 12년의 삶도 여한이 없이 살았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여한이 없이 살았다고 말하는 그의 당당함이 부럽기도 하다. 어쩌면 그가 살아온 당당함을 이제 우리가 이어받아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