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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비
작가의 말 |
朴文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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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찍어낸 거고, 저 아기들은 만들어진 거래.”
모두 다른 아이들, 모두 다른 사랑 꿀벌들의 역사가 시작되는 곳, 허니비 22세기 말. 지구에서는 다른 행성으로의 도피성 이주가 비밀리에 진행된다. 무려 몇 해에 걸쳐 벌어진 일이었다. 그들이 지구 밖 어느 행성으로 간 건지, 우주선 탑승 자격과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최종 결정권자는 누구인지에 대한 의혹이 쏟아졌지만 책임자들은 이미 지구를 떠난 뒤였다. 선택받은 자들만을 싣고 떠난 마지막 우주선의 이름은 아듀. 다시 돌아올 일은 결코 없을 거라는 기만이 느껴지는 이름. 2199년 3월 4일. 버려진 사람들은 그날의 일을 ‘아듀 사태’라 이름 붙인다. 그들을 실은 우주선 여러 대는 대기권을 뚫고 나가 보이지 않는 점이 되었다. 우주선에 실은 지식과 기술도 아득히 멀어졌다. 눈에 보이는 쉬운 것들은 여기 남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어려운 것 대부분은 우주선에 오른 자들이 쥐고 나갔다. _본문에서 이후 지구에는 ‘검은 새벽의 시대’가 찾아온다. 파괴된 생태계와 땅. 멈추지 않는 자연재해. 사라지지 않는 전염병…….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줄어드는 인구수와 반비례하며 황량했던 대지는 점차 초록빛을 되찾는다. 이 땅을 그토록 괴롭혀온 것이 다름 아닌 인간이라는 반증이기도 했다. 지구는 아주 느린 속도의 회복기를 갖고, 남겨진 사람들은 지구에 속도에 맞춰 삶의 터전을 재건한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제초제와 수은, 방사능에 절여진 땅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닥친 불임과 난임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남은 사람들은 마스크와 방독면과 방호복을 차례로 사용했다. 셋 모두가 필요한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르자 셋 모두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연명 치료를 유지하던 지구는 재활에 들어갔다. 그 모습은 목발을 짚고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르는 노인과 비슷했다. _본문에서 아듀 사태로부터 200년이 흐른 2399년. 인류는 수많은 논란을 딛고 협약을 거듭하여 복제인간을 만들어낸다. 거듭된 연구 덕에 인간과 클론의 차이는 이제 거의 없다시피 했고 평균 수명까지도 비슷해진다. 한편 지구에 마련된 새로운 주거 지역은 크게 세 영역으로 구획되었다. 도심 밖 빈민가 게토, 인구 10만의 통폐합 도시 메트로, 부유층이 몰려 있는 재건 특구 리부트. 리부트 사람들은 과거 스마트폰을 연상케 하는 전자기기 ‘테트라’를 사용하며,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영상 등을 시청할 수 있다. 사람들은 테트라를 통해 리얼리티 쇼 〈허니비〉를 시청한다. 허니비는 대한민국 민영 방송사 KO-OK의 서바이벌 관찰 예능. 최종 커플이 된 두 사람은 반드시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하고,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태어난 아기들의 성장 과정을 온라인으로 지켜보며 지대한 애정을 키워나간다. 게토 중에서도 가장 폐쇄적인 구역인 ‘제로’에 살고 있는 조화와 조율 자매는 〈허니비〉를 보고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한편 리부트에 사는 클론 아이 ‘레아’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허니비〉를 시청한다. 인간 남녀가 출연해 인간 아이를 낳는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복잡한 마음이 든다. 그러던 어느 날, 조율은 마모루와 함께 〈허니비〉 출연을 결심한다. 싫어하는 마음은 여전했지만 선택지는 없었다. 반드시 지켜야 할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시각, 레아 또한 출연을 마음먹는데……. 레아는 목 뒤에 베개를 하나 더 대고 화면을 지켜봤다. 그래, 이렇게 투명하게. 차라리 대놓고 드러내란 말이야. 쇼는 흥미로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흉해서였다. 레아는 테트라의 볼륨을 두 칸 더 높였다. _본문에서 대립과 공존이 혼재된 시대, 이미 예견된 미래의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허니비』는 인간과 클론이 공존하는 미래 사회를 그리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사회와도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소설이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은 서로의 차이점을 은밀하게 드러냄으로써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버리는 사람들.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은 가볍게 지워져버리는 무관심이라는 폭력. 파괴를 최소화한 채 자연 안에서 폐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고도로 문명화된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립과 공존. 출연진의 사생활은 철저하게 무시한 채 ‘우리는 당신의 아이를 사랑하는 시청자로서 알 권리가 있으니’ 양육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대중의 모순성 등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사회적 이슈들이 잘 녹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소설 속 이전 세대가 지구를 재건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면, 조화와 조율, 마모루와 레아는 재건된 지구에서의 평화적 공존에 힘을 쏟아야 하는 세대이다. 소설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은, 어쩌면 그들의 이름에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른다. 조화롭게 조율할 것. 그리고 끝까지 지킬 것. 이렇듯 『허니비』는 우리 앞에 예견된 미래의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여는 작품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