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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한국의 최북단, 대진에서 기차는 빗속을 달리는데 | 노을 녘 동해 물결 | 대진에서 첫 밤을 보내며 초도리-화진포-영랑호에서 새벽을 여는 예배당 종소리 | 초도리의 여름 바다와 하늘 | 화진포 해변에서 | 영랑호에서 배를 저으며 태백산맥 지류에 솟아있는 설악산 눈의 산, 설악 | 외설악 고찰 신흥사 | 울산바위와 흔들바위 | 석굴법당 계조암 | 와선대와 비선대 설악산 등반길에서 일어난 일 징검다리 건너다 물에 빠져 | 비를 맞으며 산으로 | 바위벽 오르다 미끄러져 돌출된 바위에 걸려 | 비룡폭포로 가는 길 경포대 농가에서 낙산사-의상대-홍련암 | 홍련암 앞바다에서 조산 해수욕장으로 뱃놀이 | 농가에서 하룻밤, 무수한 별과 애연한 풀벌레 울음소리 월정사 월정사로 가는 산길 굽이굽이 | 석존 진신사리 봉안한 8각 9층 석탑 | 깊은 산사에서 독경과 목탁 소리, 별이 흐르는 밤 부석에서 밤을 보내며 영주에서 부석으로 | 부석여관 남포등 아래서 태백산 부석사 도승의 극락세계, 뜬돌절 울진 성류굴 동굴 속, 천연의 비경 | 태백장에서 하룻밤, 긴 여운 경주에서 경주에 머물러 있는 그리움은 만남으로 이어지고 | 형산강과 토함산 그리고 내게 남겨진 하룻밤의 추억 | 불국사, 침묵 속 속삭임이 들려오는 곳 통도사-석남사-범어사 아버님께 우편엽서로 전하는 여행기 진해-마산-충무 진해의 명물, 탑산에 오르며 | 마산, 자유를 위해 젊음을 던진 순국의 고장 | 민족의 선혈이 솟구치던 성역 충무-한산도에서 충무공 이순신, 저 동상 앞에서 무슨 말을 하랴 | 다도해, 선경(仙境)의 바다 | 한산섬 수루에 앉아 | 한산섬 농가에서 보낸 하룻밤 한산도-충무-진주 남강, 푸른 물은 말이 없다 청곡사 호국 · 충절의 고장, 진주 | 월아산 청곡사 일주문을 넘어 | 여행 중엔 우연도 행운이다 진주-하동-곡성-광주-목포 오늘 여정의 종점, 목포에서 목포-흑산도 다도해 섬 사이를 벗어나 흑산도로 | 꼬리를 감추고 사라진 통일교 신도 | 한여름의 흑산도, 바람결에 묻혀온 숱한 꽃잎 흑산도-예리-진리-장도-홍도 진리에서 만난 서양 신부 | 청옥색 망망대해를 가르는 통통배 | 해녀의 섬, 홍도 | 사공 영감 고모님 댁에 여장을 풀고 홍도를 일주하며 격랑을 헤쳐가며 공포 속 홍도 일주 | 홍도 등대에서 목포-해남 대흥사-제주도 해남 두륜산 대흥사 맺음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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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겨 물살에 어른거리는 반석들, 저들의 춤사위 같은 모습, 포효하는 물소리와 쉼 없이 일고 있는 물거품, 하늘과 구름, 울창한 숲과 산봉우리들이 흘러가고 있는 세월을 노래하고 있는 듯한 이 광경, 이런 게 자연이 창조해내는 예술이 아닐까. 예술은 현실 속에서는 몽환적이고 고혹적인 향수 같은 것. 하지만 예술에 취하였던 환상을 털고 보면 현실은 너무 삭막하다.
---「설악산 등반길에서 일어난 일」중에서 나는 어디를 가거나 여행할 때는 그곳에 주어진 낯선 환경의 새로움을 즐긴다. 어젯밤, 노숙해야 할 뻔했던, 실제로 길가에서 밤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도 이런 경우도 겪어 봄으로써 인생을 좀 더 진지하게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깊은 밤 시골길을 걸어가며 여름의 밤 향기와 자연의 품에 안긴 서정을 느껴보는 여행객의 가슴에는 어떤 느낌이 몸에 저며올까. 나는 여행 중 몇 사람이나 내가 격은 이런 여로의 우연을 접할 수 있으려나 자위하며 행복한 밤을 보냈다. ---「월정사」중에서 20분 정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청년 두 명이 나타났다. 구세주라도 만난 듯 4명으로 들어가자고 말을 건네는데도 안내인은 대꾸조차 하지 않는다. 좀 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또 한 무리의 남녀가 몰려왔다. 칠팔 명은 되어 보인다. 그러나 저들은 아침 식사를 하고 들어가겠다며 건너편 바위 위에 둘러앉아 가지고 온 음식을 펼쳐놓는다. 보아하니 급한 게 없는 사람들인 것 같다. 음식을 나누며 유유자적하는 저들의 모습을 보니 ‘같은 기다림인데 나에게는 언제나 시간이 긴장의 지속이었던 게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울진 성류굴」중에서 아낙네들의 수다에 묻어 나오는 소박한 인정에서 덧칠하지 않은 인간의 본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게 삶의 상생이리라. 저들의 짐보따리에는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공산품과 식품이 가득 담겨있었다. 바다를 품은 듯한 형태의 백사장에는 갓 잡아 온 멸치들이 해풍에 말려지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몇 사람이 낡은 그물을 꿰매고 있었다. 아이들이 갯벌에서 조개나 굴을 캐내는 모습도 평화로이 보인다. 이런 게 다도해의 천진한 풍경이리라는 생각을 하며 눈을 떼지 못했다. 멀리서 조그마한 고기잡이배 몇 척이 파도에 출렁이는데 갈매기 몇 마리가 그 위를 날다 섬 가로 사라진다. ---「충무-한산도에서」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