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고민 없는 사람은 없다 13
굳세어라 밑바닥 101 하늘에 닿는 그네 195 함께하자 우리 241 작가 후기 286 |
|
이리저리 재본 끝에 쑨궈민은 결정을 내리고 돈을 보냈다. 곧바로 묘수가 담긴 정보가 날아왔는데, 봉투가 이상하리만치 얇았다. 백여 가지 방법이 겨우 이 정도 두께밖에 안 되나 하고 생각하며 봉투를 열어 보니, 쪽지에 몇 줄이 적혀 있었다.
“이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돈을 부치라고 하시오. 그리고 이 쪽지를 그대로 베껴 보내시오.” --- p.20 쑨궈민은 경계를 풀고 말을 받았다. “물구나무서기?” “그래, 물구나무서기! 얼진주쯔 얼굴에 항상 홍조가 도는 게 물구나무서기 때문이야. 어쩐지, 그래서 그랬구나. 입때껏 물구나무서기를 안 했어. 일을 치르고 난 뒤에 물구나무서기를 안 하는데 어떻게 애가 들어서. 네가 내놓은 게 흘러가 버린 게 아니고 뭐야?”(36쪽) 깜짝 놀라서 고개 돌려 쑨궈민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쑨궈민이 다시 물었다. “아기 팔아요?” 중년 남자가 쑨궈민을 찬찬히 쳐다보더니, 여자를 끌고 돌아서 가며 말했다. “미친놈 아냐?” --- p.55~56 “(……) 당신이 살면서, 태양이 제때 뜨지 않은 걸 본 적 있어?” 쑤구이펀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가 키우는 돼지나 닭이 살기 싫다며 죽여달라고 한 적 있어?” “아니.” “하늘을 나는 새가 떨어져서 머리를 박고 죽는 것 봤어?” “아니.” “그러니까. 하늘의 뜻에 따라 땅에서는 곡식이 자라고 사람은 땅에 발붙이고 사는 거야. 나무가 있고, 강이 있고, 낮에는 해가 뜨고 밤이면 별과 달이 뜨고, 사람이 별 탈 없이 사는 것도 그래. 스스로 살기 싫으면 어쩔 수 없지만. 아무 탈 없이 잘 살고 싶다면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 p.68 머리끝까지 화가 난 남자가 서툰 표준어로 쑨궈민에게 소리쳤다. “당신 같은 사람은 정말 최악이야. 사지 멀쩡한 사람이 왜 일을 안 해?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먹는 것만 밝히고 게을러터졌어! 나라면 넝마주이를 할망정 구걸은 안 할 텐데……. 밥을 먹으려면 일을 해야지!” 바닥에 뒹구는 음식을 보자 쑤구이펀은 언짢았고, 왜 좀 더 빨리 먹어치우지 못했는지 후회했다. --- p.159 화장실에서 나온 다주가 곧장 관리원을 뒤쫓았다. 다주가 똥칠을 한 얼굴로 한 손에 똥 덩어리를 든 것을 사람들은 똑똑히 보았다. 코피를 흘렸는지 똥이랑 피가 범벅이 된 얼굴이었다. 한눈에 보아도 섬뜩했다. 다주는 기를 쓰고 관리원을 뒤쫓고, 관리원은 똥 세례를 피하기 위해 기를 쓰고 뛰었다. --- p.187~191 수르나이 소리만이 상하이의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 해지고 너저분한 차림새의 아이들이 이런 소리를 담아내자, 구경하던 사람들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십 위안짜리 지폐 한 장을 빼내 쉬쉬의 발밑에 놓았다. 그러자 또 한 사람이 돈을 꺼내고, 뒤이어 다른 사람이 돈을 꺼내고,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돈을 꺼냈다. --- p.230 감동은 즐거움을 주고, 감동에 빠진 사람은 더욱더 선행을 베풀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 p.231 “거봐, 태양은 어김없이 떠오르고 하늘은 비를 내리고 땅에서는 곡식이 자라. 사람은 먹을거리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고 말이야. 그러니 하늘은 사람에게 살길을 열어주는 거야. 스스로 포기하지만 않으면.” --- p.264~265 “우리는 수르나이를 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고요. 영화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영화관에 가면 돈을 내고 표를 사서 영화를 보잖아요. 그럼 극장이나 영화배우들이 구걸하는 건가요?” --- p.267 쑤구이펀을 불쑥 일으켜 앉히고는 무릎 꿇은 아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 죽으려고 하지 않았어? 죽을 테면 죽어, 애들 보는 앞에서 죽으라고.” 쑤구이펀은 아무 말이 없었다. 아이들이 울며불며 쑤구이펀의 다리를 부둥켜 잡고 흔들었다. “엄마, 죽지 마, 죽으면 안 돼, 우리를 버리지 마……!” (……) 쑤구이펀이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들을 부여안고 울기 시작했다. --- p.281 |
|
전통적으로 구걸을 해온 마을에서 글 좀 읽은 무지렁이 쑨궈민은 아이를 낳지 못해 놀림받기 일쑤다. 그는 임신한 척 아내를 위장시키고 아이를 구하러 다닌다. 불임 수술을 받게 하려는 산아제한 간부들과 몇 차례 사기를 당한 과거를 뒤로하고 그는 고향을 떠나 산전수전을 겪는데…….
십 년 후, 쑨궈민 부부는 다섯 명의 아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에게는 해야 할 큰일이 남아 있다. |
|
독특하고, 큰 웃음을 안기며, 깊이 생각하게 한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거시적인 시각으로 현대 사회의 소외 계층을 그려냈다. 이들은 길거리 어디에서든 마주칠 수 있는 우리의 이웃이다. 고난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낙관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샤쉐롼, 베이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우리가 사는 어지럽고 혼미한 시대에서 서사시적인 유랑은 아마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농민들에게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이 작품이 농민공(중국에서 농민 출신으로서 자신이 살던 지역을 떠나 도시에서 노동하는 사람)을 소재로 한 중국 최초의 소설이라는 점만으로도 작가에게 경의를 표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덩진밍(鄧金明), 상하이대학교 문학원 전임강사 《길은 멀어도 마음만은》은 인간의 생존에 관한 소설이다. 쑨궈민 부부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만, 아이를 얻은 후에 반대로 인간의 존엄성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황당하고 기묘한 인물들의 인생 역정이 우리를 매료하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 왕간(王幹), 《중화문학》 주간, 문학평론가 너의 상처는 나의 아픔이니 함께하자 우리! 지지리도 가난하지만, 곧 죽어도 구걸은 할 수 없다. 가지각색 인간 군상과 엎치락뒤치락 좌충우돌해도 삶은 재미난 것! 고민 없는 사람은 없다. 쉬운 길도 없다. 그러나 살길은 있다. 하늘은 반드시 살길을 열어주는 법이다. 스스로 포기하지만 않으면! 아등바등 걱정 끌탕 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 주인공 쑨궈민은 남들이 쓸모없다고 버린 것에서 가치를 발견한다. 인간성과 도덕이 추락하고 배금주의와 물질 만능 주의가 기승인 세태를 한껏 꼬집으며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에 이 작품은 초점을 맞춘다. 순정과 자존심, 무한 긍정, 그리고 생명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 이것이 세상을 사는 방법이 아닐까? 다섯 아이들을 거두어 고향으로 돌아오는 감동의 장면에서 고향을 떠날 때의 고민은 축복이 되어 돌아오고 휴머니즘으로 승화된다. 이로써 쑨궈민의 가족은 둥지를 나와 더 큰 둥지,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룬다. 이들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지만, 그것을 읽는 재미는 쏠쏠하다. 그들의 떠도는 일상은 우리 사회의 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극한의 밑바닥 생활과 파란만장한 역정은 우리를 다독이고, 삶에 대한 동경과 믿음을 각인하며, 세상을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