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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마음 극장에 초대합니다
본능은 가둘 수 없다 집으로 향하는 무의식 의존, 분리, 성장 타인이라는 거울 숨은 균형점 찾기 우리는 많은 시간을 과거에 산다 경험으로 자존감 높이기 음식은 화해와 용서의 예술이다 진짜 나와 가짜 나 구별하기 사소함 속에 숨은 건강 합창은 타인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것 PART 2 마음 극장의 배우를 소개합니다 말에는 생명이 담겨 있다 경계를 허무는 유머 자폐인가, 소통인가 망상도 예술이 된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이름에는 정체성이 담겨 있다 존재의 기원, 공동체 거식증과 깨달음 내가 만일 정신병에 걸린다면 끝이 있는 터널, 우울증 치매 환자 존중하기 불안은 중요한 경고 PART 3 마음 극장의 스태프를 소개합니다 진짜 18년! 달인과 직업병 호신술과 미소 인사하면 굶지 않는다 묻지 않는 당신은 바보 황제펭귄에게 허들링 배우기 저 정말 집에 가고 싶어요 약점은 위로이자 격려다 당신에게도 재능이 있다 멀리하기엔 너무 가까운 당신 마음속 바위 내려놓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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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만큼 자신의 존재를 비춰주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타인’이다. 거울을 통해 신체적 자기를 비춰본다면, 타인을 통해서는 심리적 모습을 비춰볼 수 있다. 이처럼 타인을 자기의 모습을 형성해가는 사회적인 자기를 사회학자 찰스 호턴 쿨리Charles Horton Cooley는 ‘거울 속에 비친 자기Looking-glass Self’라고 했다. 심리극에서는 자기 성찰을 돕는 일환으로 ‘거울 기법Mirroring’을 활용한다. 한 사람의 자세, 말투 등 모든 행동을 다른 한 사람이 똑같이 흉내 낸다. 그러면 타인의 행동을 보고 자신의 행동을 좀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정신과 병동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복도에 늘 누워 있던 여자 환자가 있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교대로 가서 이유를 묻고 일으켜보려고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으레 그러려니 하고 무시하며 지나쳤다. 어느 날 병동에 새로 부임해온 한 의사가 복도에 누워 있는 그 환자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여전히 꼼짝 않고 있자, 그 환자 옆에 똑같은 모습으로 누웠다. 자기와 똑같이 누운 의사를 보자 그 여자 환자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어나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의사라는 거울을 통해 복도 바닥에 누워 있는 자신의 부적절한 모습을 본 것이다.---「타인이라는 거울」 정신과 용어 중에 신어조작증neologism이라는 게 있다. 두 가지 이상의 단어를 합쳐서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자신만의 특별한 의미를 가진 말을 만들어내는 증상이다. 물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제대로 전해질 리 없다. 신어조작증이 심하면 단어와 문구를 지리멸렬하게 뒤섞는 말비빔word salad 증상이 된다. 당연히 듣는 사람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신어조작증 증상은 비단 환자들에게서만 관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도 똑같은 증상(?)이 존재한다.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둔 동창이 아들을 결혼시켜 며느리를 보았다. 그런데 보아하니 자칭 타칭 지성미가 넘치는 자신과는 달리 며늘아기가 책을 읽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아니, 하루가 멀다 하고 쇼핑만 하러 다니는 것이었다. 실망이 크던 차에 하루는 아들 집을 방문했다. 집 안을 여기저기 살펴보고 있는데 거실 벽에 ‘현월신화’라고 크게 써 붙인 게 눈에 띄었다. ‘그럼 그렇지, 우리 며늘아기는 내가 모르는 고사성어도 다 알고 있네’라고 생각하며, 기특한 마음에 며느리를 불러 저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며느리가 생글생글 웃으며 이렇게 대답하더란다. “어머니, 현대백화점은 월요일에 쉬고 신세계백화점은 화요일에 쉰다는 것을 기억하기 좋게 줄여서 쓴 거예요.”---「자폐인가, 소통인가」 정신과에서 오래 근무하다 보니 몇 가지 직업병 증세가 생겼다. 예를 들어 출입문 앞에만 서면 흔들어 보게 된다. 혹시 열려 있지 않은지 확인하기 위한 행동이다. 또한 과도나 가위처럼 위험한 물건을 보면 치우려고 한다. 정신과 병동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환자들이 과도를 소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여 사과나 배같이 껍질을 깎아 먹는 과일이 많이 나는 가을철에는 치료자들이 과일을 깎아 주느라고 엄청 바빴다. 그 시절 과일 깎는 기계가 우리의 로망 중 하나였다. 근무자들끼리 나누는 재미있는 이야기 중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환자를 실은 구급차가 요란하게 사이렌 소리를 내며 병원 정문을 통과할 때, 응급실 간호사의 귀에는 “이알, 이알(응급실을 뜻하는 Emergency Room의 줄임말)”이라 들리고, 분만실 간호사의 귀에는 “시섹, 시섹(제왕절개수술을 뜻하는 Caesarean Section의 줄임말)“으로 들려서 각자 ‘아이쿠, 우리 환자가 들어오는구나’라고 생각한단다. 이것도 직업병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 아닐까? ---「달인과 직업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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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극장’은 별개의 세상이 아니다
1부 ‘마음 극장에 초대합니다’에서는 정신과 병동의 환경과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소개한다. 물론 이 책에 그린 내용이 모든 정신과 병동의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그곳이 우리네 삶의 터전과 전혀 다른 별개의 세상이 아니라, 환자들의 안전을 좀더 세심하게 고려하면서 동시에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곳임을 알린다. 더 나아가 환자들의 건강한 모습을 찾아내 약물 치료 못지않게 병의 호전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치료 활동을 소개한다. 또한 실제 있었던 사례를 통해 정신과적 증상이 병동 밖에 사는 우리에게도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2부 ‘마음 극장의 배우를 소개합니다’에서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3부 ‘마음 극장의 스태프를 소개합니다’에서는 정신과 병동이라는 독특한 곳에서 환자들을 돕겠다는 열정으로 고락을 같이한 간호사들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마음 극장’에 사는 그들이 바로 우리다 사실 정신과 병동에 있는 환자들만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니다. ‘치료가 필요한’ 더 많은 정상인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그렇기에 『마음 극장』을 통해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조금이라도 해소되었으면 한다. 더 나아가 도움이 필요하지만 망설이는 이들이 용기를 내 도움을 구하는 데 일조하기 바란다. 마음 극장에 사는 ‘그들’이 바로 ‘우리’임을 깨닫는 것이 진정한 이해와 공감, 소통과 치유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