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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이별 영이별
김별아 장편소설 양장, 개정판
김별아
해냄 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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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소설에 등장하는 조선 왕실 가계도

영영이별 영이별(49…0)

저자 소개 1

1969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1993년 실천문학에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2005년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데뷔 초기 사회변화와 함께 불어닥친 혼란을 개인적 감성으로 써내려간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개인적 체험』을 발표해 젊은 작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이후 소재의 다각화에 몰두한 『축구전쟁』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 『미실』은 '화랑세기'에 기록된 신비의 여인, 미실을 천오백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현대에 되살린 소설이다. 타고난 미색으로 진흥제, 진지
1969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1993년 실천문학에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2005년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데뷔 초기 사회변화와 함께 불어닥친 혼란을 개인적 감성으로 써내려간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개인적 체험』을 발표해 젊은 작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이후 소재의 다각화에 몰두한 『축구전쟁』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 『미실』은 '화랑세기'에 기록된 신비의 여인, 미실을 천오백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현대에 되살린 소설이다. 타고난 미색으로 진흥제, 진지제, 진평제와 사다함 등 당대 영웅호걸들을 녹여내고 신라왕실의 권력을 장악해 간 미실의 일대기를 통해 현대와 같은 성모럴이 확립되기 전의 여성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작가는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요녀로 전락하지 않은 자유로운 혼의 여인과 그런 여인이 가능했던 신라를 그려낸다. 또한 가장 자연스러운 여성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이 작품은 적극적인 탐구 정신, 작가적 상상력, 호방한 서사 구조를 바탕으로 그간 우리 문학에서 만나지 못했던 전혀 새롭고 개성적인 여성상을 그려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스럽고도 우아한 문체 속에 거침없는 성애 묘사가 소설과 역사를 읽는 묘미를 풍성하게 해준다.

『가족 판타지』에서 작가는 아이와 그녀의 사랑이, 그가 중심이 되어 이루고 있는 가족 관계가, 그리고 전통적 가족의 범위를 벗어난 확장된 관계로서의 가족이 인류애와 박애주의로 연대하는 것을 꿈꾸고 내일에 저당 잡히지 않은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 혼자서도 행복하고, 헤어져서도 행복하고, 다시 만나서도 행복하고, 상처와 장애와 실패와 절망 속에서마저 행복할 수 있는 것이 그가 희망하는 가족 판타지를 넘어선 가족의 참모습을 제시하였다.

‘일본 천황가 폭탄 투척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조선 청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치명적 사랑을 그린 『열애』에서 작가는 『미실』에 이어 다시 한 번 가열 차게 벼린 내공 풍부한 역사소설을 선보인다. 일본제국주의와 식민지 간의 관계, 일본 내의 식민지였던 가네다 후미코, 일본 사상사에서 후미코의 의미, 아나키스트이자 허무주의자이며, 테러리스트이자 시인인 박열의 투쟁 그리고 이들의 사랑을 버무려 그저 ‘조선인 독립운동가와 일본인 아내'라는 한 문장으로 일축되었던 이들을 생생하게 복원하였다. 국경, 이념, 죽음까지도 초월한 ‘인간의 인간에 대한 사랑’, 즉 인류의 숭고한 가치인 휴머니즘이 발로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에세이집 『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에서는 상처와 시련이 바닥을 치는 고통 속에서도, 죽도록 사랑할 수 있는 지금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귀하고 감사한 일인지. 저자는 자신이 책과 시를 읽으며 삶과 사랑을 사유하고 길을 찾아간 경험을 토대로 눈물 흘리고 힘을 얻고 닫힌 마음을 열었던 그의 지난한 기억들을 글로 담아냈다.

소설집으로 『꿈의 부족』, 장편소설 『미실』, 『열애』,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개인적 체험』, 『축구전쟁』, 『영영이별 영이별』, 『논개1, 2』, 『백범』, 『열애』, 『가미가제 독고다이』, 『채홍』, 『불의 꽃』,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탄실』, 『구월의 살인』, 산문집 『톨스토이처럼 죽고 싶다』, 『식구-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 『가족 판타지』, 『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삶은 홀수다』,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스무 살 아들에게』, 『빛나는 말 가만한 생각』, 어린이책 『김순남』, 『장화홍련전』, 『치마폭에 꿈을 그린 신사임당』, 『거짓말쟁이』, 그림책 『네가 아니었다면』, 청소년 평전 『찰리채플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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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2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04g | 128*188*27mm
ISBN13
9788965744368

책 속으로

그리하여 나는 우는 듯 웃으며 죽었습니다. 육신에서 벗어나 혼을 일으킬 때 지상에 홀로 남은 몸이 잠시 꿈틀하며 뒤척였으나, 그것이 삶에 대한 게염이나 미련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그런 번거로운 감정이 깃들기에는 이미 지치도록 긴 시간이 흘러버렸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별의 의식처럼 한동안 내가 빠져나온 거푸집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만하면 거두기에 번거롭지 않을 만큼 조촐한 몽동발이였습니다. 병들어 자리보전하지 않고 잠든 채로 죽을 수 있었다는 건 대단한 행운이지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도 모르게 절로 그 대자대비의 이름을 읊조렸습니다.
이제 남은 것이라곤 당신이 계신 그곳으로 갈 일밖에 없네요. 깊고 어두운 숲을 지나고 안개 자욱한 강을 건너는 머나먼 길이라지만 흔연한 마음에 한달음에라도 달려갈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다만 심사에 깃드는 걱정은 헤어진 지 꼬박 예순다섯 해, 이제는 여든두 살의 백발노인이 되어버린 나를 행여 당신이 알아보지 못할까 하는 것뿐입니다.---p.17

연산은 분노의 칼자루를 움켜잡고 있었습니다. 연산을 그토록 화나게 한 것은 친모가 사약을 마시고 피를 토하며 죽었다는 사실 한 가지가 아니라, 감같이 속은 채 살아온 이십여 년에 대한 두려움과 배신감인지도 모릅니다. 아버지, 할머니, 수다한 종친들, 내시와 궁녀들, 조종의 신하들…… 그 모두가 공범이 되어 자신을 얼뜨기 바보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연산은 끝내 이해하고 용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세상 사람 전부를 믿지 못하게 된 그가 자기 자신은 믿을 수 있었을까요? 깜부기불만큼이라도 스스로를 믿는 자라면 그토록 잔인한 광기에 자신의 영과 육을 내던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갑자년의 난리는 결국 자신까지 포함해 세상 전체를 믿을 수 없게 된 연산이 벌인 한바탕 광란의 푸닥거리에 다름 아니었습니다.---pp.87~88

계유년의 난리에 정희왕후는 이미 자신의 본색을 낱낱이 드러냈습니다. 처음에는 거사를 말리는 입장이었다지만, 사전에 정보가 누설되는 긴박한 상황에 처하자 주저하는 수양대군에게 손수 갑옷을 입혀주며 돌아설 길이 없으니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격려하였다지요.
하지만 그들이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죽어야 했습니다.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들에게 동정과 연민을 바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따라 배우고 싶었던 숙모의 의젓하고 점잖은 행동거지까지도 무서운 위선으로 보이더군요. 세조가 등극하고 하루가 지나 가족들이 모두 궁궐로 거처를 옮길 때, 정희왕후는 이사를 하지 않고 사저에 남겠다고 고집했다고 들었습니다. 사저에서 침모 노릇을 했던 여인이 일약 제조상궁이 되고 하인배와 노비들까지도 궁중의 무감이며 궁녀로 들어와 직첩을 받는 마당에, 홀로 사저에 남아 버티는 것은 무슨 셈속이었을까요?---pp.120~121

어쩌면 그 안타까운 후회와 깨달음이 이별보다 사무쳐, 당신을 태운 사인교가 다리를 건너 멀어져갈 때 나는 차마 안녕이란 말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끝끝내 이별의 인사를 건네지 못한 채, 우리는 영원히 열일곱의 소년과 열여덟의 소녀로 붙박여버렸습니다. 그날 이후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처럼 슬프고 아픈 열일곱과 열여덟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다리를 영이별 다리라 부른답니다. 지금은 그때처럼 삐걱대는 나무 다리가 아닌 돌다리로 모습이 변했지만, 당신과 내가 영영 이별하였다 하여 영영 건넌 다리라고 부른답니다. 애초의 영미교란 이름 대신 그토록 슬픈 별칭을 얻게 된 이 다리를, 문자 좋아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건너가신 다리라 하여 영도교(永渡橋)라고 하더이다. 영이별 다리, 영영 이별 다리…… 이름을 곱씹는 것만으로도 설움이 복받치는 낮고 초라한 다리.

---p.232

줄거리

이제 막 육신과의 끈이 떨어진 한 여인, 단종의 비였던 정순왕후 송씨의 혼백이 저승으로 가기 전 49일 동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열여섯에 한 살 어린 임금과 혼인하여 만백성의 어머니인 중전이 되지만, 임금의 삼촌에게 왕위를 빼앗기자 열여덟의 어린 나이에 대비가 되었고, 단종 임금이 노산군이 되면서 정순왕후도 신분이 격하되었다. 단종을 복위시키려다 실패한 사육신, 금성대군 등의 사건으로 단종 임금이 급작스럽게 영월로 유배되고, 정순왕후와 청계천 영도교 다리에서 영원한 이별을 맞는다. 단종 임금은 영월에서 세상을 떠나고 정순왕후는 65년을 더 살아 82세에 세상을 떠났다. 단종 임금의 죽음 이후 세조―예종―성종―연산군―중종까지 5명의 왕을 거치며 겪은 조선시대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가혹한 왕실 사람들의 운명은…….

추천평

“김별아가 썼다. 이제 내 차례다. 낭독콘서트 〈영영이별 영이별〉이라는 이름으로 활자와 배우가 만나는 시간. 이 떨림은 무엇일까!”
박정자(연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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