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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문제 콧물 참기 노란 노력 쉬운 슬픔 생각이 넘치는 햇살아파트 주민들 땅 사람 항상 깨끗한 것들 ㅈㅅ ㅈㅇㅇㅎ 현대판 흥부가(sinner ver.) 갤러리와 극장의 이야기 한국인 김아침 횡단보도에 택배가 떨어져 있다 우산 2부 (광고)반짝반짝 새해 8일차 〈뭉쳐진 공〉에 대한 도슨트 젊은 검은머리의 슬픔 진리는 무엇일까 비상등 (가끔) 반성문 Step.3 벽지 뜯기 김아침의 생일은 12월 31일이다 구멍없는 하늘에게 얘들아 그런거 그만하자 엄마에게 영생에 대한 쪽지 평범한 사랑 시 수업 듣기 학교에서 배운 것 3부 무대 Wholly Hole of Holy Heart 악마의 엄마 휴지투수 대회 당신의 미소는 사랑스러웠다 호텔에 간 김아침 노른자가 터지는 밤 선언문 2막-한달 뒤 유서 국화실종사건 구인: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도와드리면 됩니다 발목 잡지 않아서 발목 잡기 부록 신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 회개하는 법 사랑 불량자의 삶-정신승리학과 전문의 이정윤 |
이정윤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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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중에서 sad를 쓸때는 너무 쉽다
왼쪽부터 a s d f 이런 순으로 있어서 기준 s중에서 왼쪽오른쪽 한칸씩만 왔다갔다 하면 된다 중간 왼 오 중간 왼 오 슬퍼 슬퍼 그리고 슬퍼 자 너무 쉽죠? 다시 한번 가볼게요 원 투 쓰리 포 파입 식 세븐 에잇 --- 「쉬운 슬픔」 중에서 실없는 소리가 분명하게 시가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진리는 무엇일까」중에서 양 손을 모으고 따스한 웃음을 짓는 자매님의 뺨을 짝 때린다 물먹인 휴지를 화장실 벽에 던졌을 때 같은 찰진 소리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 「휴지투수대회」중에서 주말인데 뭐하다가 오셨어요? 천국시도 하다가요 왜 하셨어요? 청춘의 눈부심을 이해하는 벌을 받아서요, 이 이상의 시간이 흐르는 걸 볼 수가 없습니다. 김아침은 자살을 기다렸다. 경의중앙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은은하게 --- 「노른자가 터지는 밤」중에서 장례식장의 시체가 모든 국화를 먹어치워버렸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 아무도 슬퍼하지 않기를 바랐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시체는 일단 배불렀다. 자신의 죽음을 까먹을 정도로 풍요로웠다. --- 「국화실종사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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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과 비관 속에서 뒹군다면
이정윤의 시는 감각적이다. 콧물이 더럽게 여겨지는 것이 억울해 콧물을 모아 그림을 그리겠다고 하며(「콧물 참기」), 평생 동안의 각질과 코딱지를 모아 버려질 자신의 신체의 부산물을 전시하기도 한다(「〈뭉쳐진 공〉에 대한 도슨트」). 부록의 정신승리학과 전문의 이정윤은 친절이나 다정을 사랑이라 우기며 끌어다 사랑 돌려막기를 하는 사랑불량자의 삶을 살면 된다고 정신승리한다. 영생을 위해 콧물을 참는 것은 원대한 목표를 향한 일상의 사소한 실천일 수도, 구원을 향한 터무니없는 방법일 수도, 그래서 시를 쓰는 행위이고 곧 김아침이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독자는 김아침의 죽음에 점포정리 세일이라며 절대 문을 닫지 않는 여느 가게 앞을 지나듯이 안쓰러움과 우스움으로 관전하다가, 오래된 창고에 쌓여있는 먼지의 쓸쓸함처럼 그의 솔직하고 담담한 슬픔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이름에도 ‘침’이 들어가 좋다는 김아침의 삶과 붙어버린 끈적한 죽음을, 지루하게 반복되어 이제는 죽지 않아도 될 것만 같은 죽음을 함께 경험할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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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침의 액체는 ‘조용히 증발하기 보다 자신이 있었던 자리를 꾸역꾸역 티 내는 (「콧물 참기」)’ 액체다. 이 액체는 사람들에게 익히 환영받지 못하고, 어쩌면 슬픔의 다음 단계인 수치와 창피를 지겹게 지속시키지만, 그것이 때로는 자해와 죽음 충동들로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이 액체는 살아 있다. 자신의 가장 어둡고 추한 부분까지도 끝내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에도 ‘침’이 들어가 좋다는 김아침은 때로는 자조적으로,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냉소적이거나 관조적으로, 때로는 아주 가볍게 세계를 유영한다. 그의 목소리는 거짓이 없고, 뜨겁고, 자주적이며 독창적이다. 그는 눈치보지 않는다. 오로지 그만의 지지부진한 삶으로 나아간다. 그의 시집을 덮었을 때 무척 슬퍼지면서도 후련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일까. 우주에서 작은 점으로 보이는, 김아침의 표현대로라면 ‘코딱지’ 처럼도 보이는, 그런 작고 인간적인 지구가 느껴졌다. - 김연덕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