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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적막한 세상, 고독한 사람개정판 서문서장 모든 고민과 절망의 몸부림 소리1부 어머니의 선물가정형편 - 딩자눙(丁家弄) 주 씨 댁딩자눙을 찾아서 / 주가 타이먼(朱家臺門) / 주안이 태어난 해혼약 - 1899년 전후‘노처녀’의 혼사 / 연극 관람과 생신 축하 / 혼약 이면의 의문 / 차례신방 - 어머니의 선물“딸은 스물여섯을 넘겨서까지 데리고 있지 않는다” / 발이 큰 척하는 신부 / 신혼 첫날밤독수공방 - 결혼 후의 처지새색시 / “두 사람은 각자 살아서 부부 같지 않다” / 저우쭤런 일기 속의 ‘큰형수’ / “부인이 보낸 편지를 받았다”석별 - 온 가족의 베이징 이주2부 땅에 떨어진 달팽이죽음의 정적 - 유명무실한 집바다오완(八道灣)에서 나와 / 부부 사이 / 와이프(Wife) - 성(性) / 고부 사이심연 - 땅에 떨어진 달팽이신여성 / 땅에 떨어진 달팽이가계부 - 진실로 무거운 짐편지 - 상하이와의 거리슬픔 - 루쉰의 죽음역경 - 시싼탸오의 여주인시어머니의 유언 / 루쉰 장서 매각 사건 / 스스로 고생할지언정 구차하게 얻진 않으리에필로그 - 샹린댁의 꿈쓸쓸한 죽음 / 옷가지와 물건 선물 목록 / 〈주안 소전(朱安小傳〉 / 에필로그부록 1 주안의 가계도부록 2 루쉰의 가계부(1923년 8월 2일~1926년 2월 11일)부록 3 항일전쟁 후 베이핑 『세계일보(世界日報)』 ‘명주(明珠)’판 주안 관련 보도참고문헌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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喬麗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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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루쉰의 유물이라네! 나도 좀 보존해주게나!”주안은 루쉰이 정식으로 결혼한 유일한 여자였으나 애초의 루쉰과 주안의 결혼은 루쉰이 그토록 싫어했던 구체제 낡은 관습과의 타협일 뿐이었다. 루쉰 본인은 근대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었지만, 그의 가족, 특히 어머니는 여전히 청말의 낡은 관습에서 발끝 하나 나아가지 못한 전형적인 전근대인이었다. 그런 어머니의 뜻을 거역할 수 없었던 루쉰은 오래전부터 혼담이 오가다 루쉰 때문에 혼기를 놓친 주 씨 집안의 딸 주안과 결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 주 씨 집안의 어른들이 주안에게 했던 “살아서는 저우 씨 집안 사람으로 살고, 죽어서는 저우 씨 집안 귀신이 되거라”라는 말에 주안은 루쉰과 혼인식을 올렸지만, “어머니의 선물”을 차마 거부할 수 없었던 루쉰은 첫날밤부터 주안을 품에 안지 않고 주안을 명목상의 부인으로만 여겼다.주안은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루쉰을 따라 고향 샤오싱을 떠나 북쪽의 낯선 베이징으로 이주까지 했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내연녀 쉬광핑과 함께 떠나는 루쉰을 차디찬 뒷모습이었다. 주안은 본부인이자 며느리로서 베이징에 남겨진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적막하기 그지없는 베이징의 삶을 이어 나갔다. 그런 와중에 루쉰이 죽고 일본군의 점령하에서 폭등하는 물가 때문에 곤궁한 삶을 이어 가면서도 주안은 끝내 루쉰의 본부인 자리를 지켰다. 생활고에 잠시 루쉰의 장서를 매각하려고도 했으나 루쉰 지인들의 만류에 그마저도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때 주안이 했던 “자네들은 항상 루쉰의 유품은 보존해야 한다, 보존해야 한다 말하는데, 나도 루쉰의 유품(유물)이라네! 나도 좀 보존해주게나!”라는 말에는 평생 주안 자신이 쌓아왔던 울분이 단 한 번 터져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몇 년 못 가 주안 또한 쓸쓸한 삶을 낯선 베이징에서 마감하고 만다.저자 차오리화는 이런 주안의 삶을 안쓰러운 시선으로 써 내려간다. 주안의 삶은 단지 남편의 버림받은 한 여자의 삶이 아니다. 주안은 당시 관습대로 문맹에 전족을 한 구식 여자였다. 결혼 또한 양가 간에 진행된 혼담의 결과일 뿐 사랑의 결실 또한 아니었다. 결혼 이후의 삶도 그저 집에 없는 남편을 기다리며 시어머니를 봉양하는 며느리로서의 삶이었다. 말하자면, 근대 중국에 알박기된 채 낡아빠진 관습으로만 여겨진 전근대 여성의 삶을 상징하는 사람이 바로 주안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녀를 대문호 루쉰의 아내로조차 여기지 않았다. 대문호에게 어쩌다 얹힌 흠결로만 여겨져 존재 언급조차 금기시되는 그런 존재였다. 루쉰이라는 거대한 두 글자에 가리운 주안이라는 이름 두 글자는 이제 루쉰 연구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장을 여는 첫 시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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