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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섬 이야기
화산에서 태어난 섬 돌의 생애 제주가 되다 오름의 탄생 PART 2 오름 이야기 어승생오름의 수많은 이야기들 땅에 새겨진 오름의 비밀 정상에서 다시 바다로 PART 3 식물 이야기 뿌리가 보이는 나무 아낌없이 나눔 습지에서 사는 법 열매의 새콤쌉싸래한 맛 PART 4 동물 이야기 동물들의 집짓기 맛집을 찾아라 물가에 모두 모여서 서로 돕는 오름 마을 사냥은 본능 함께 산다는 건 PART 5 아흔아홉 골짜기만큼의 이야기들 수난의 시대 수탈을 위해 만들어진 숲 동물에게도 남겨진 꼬리표 인간과 자연은 계속 연대할 수 있을까 에필로그 발문: 야생의 숨결이 살아 있는 어승생오름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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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있는 돌들의 여정은 지하 90~110킬로미터 길이의 상부 맨틀이 녹아 형성된 현무암질 마그마에서부터 시작된다. 저 까마득한 지하 깊숙한 곳이 돌들의 고향인 셈이다. 돌이 되려면 마그마가 컴컴한 지하를 빠져나와야 하는데 말이 쉽지 이 과정이 만만치가 않다.
--- p.23 이렇게 여러 이름으로 불리던 어승생오름은 초기 기록에 따라 어승생이라는 이름을 찾았다. 그럼 어승생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일까. 비교적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어승생오름의 이름이 ‘어승마’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정설처럼 알려져 있다. 어승마란 임금이 타는 말이라는 뜻인데 어승생오름 주변에서 키운 말이 어승마가 되었기 때문에 어승마를 키운 곳이라는 뜻의 어승생오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 p.62~63 오름 산정 분화구의 남사면에는 짧고 가느다란 갈색 가지에 끝이 뾰족하고 작은 녹색 잎과 주황색의 작은 알갱이 같은 열매가 총총 매달린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어승생오름이 숲을 이룰 때 일찌감치 들어와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제는 졸참나무, 팥배나무, 개서어나무 등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있는 팽나무다. --- p.105 식탐 많은 직박구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역시 여기저기서 빨간 열매가 익어 가는 가을이다. 열매를 발견한 직박구리들은 목청을 한껏 높이며 친구들에게도 이 기쁜 소식을 알린다. 사실 직박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감귤나무, 멀구슬나무, 산뽕나무, 송악, 상동나무, 감나무 열매인데 어승생오름에는 이 중 송악 정도만 있고, 나머지는 따뜻한 남쪽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들이다. --- p.156 일제강점기는 우리의 가장 비극적인 역사 중 하나다. 이 시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던 지역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다. 그건 제주 역시 마찬가지다. 군사 무대가 되기도 했고, 수탈을 위해 나무가 심어지고, 일본의 잔재가 이름에 남은 동물도 산다. 그 흔적이 어승생오름 곳곳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모든 걸 없애고 지워 버리고 나면 그 시절이 사라질까? 그렇지 않다. 비극적인 역사는 역사대로 기억해야 하고, 자연은 또 자연대로 살아가야 한다. 일본에만 서식하던 멸종희귀종이 새로이 제주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듯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우리도 그렇게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 p.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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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면서는 알 수 없었던 오름이 품은 우주
그 익숙하고도 신비로운 야생의 땅에 닿다 제주 오름,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오름이 있긴 하지만 ‘어승생오름’은 그리 친숙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오름이라고 하면 대개 산은 좀 부담스럽고 적당히 오르는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때 찾게 되는데 어승생오름은 산만큼이나 높고, 숲이 우거져 있기에 관광 삼아 오름을 찾는 이들에게는 비교적 인기가 없는 듯하다. 오히려 한라산을 갈까 하던 등산객이 좀 더 쉬워 보이는 어승생오름으로 발길을 옮기는 경우는 많다. 고도가 높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고,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한다는 건 또 그만큼 야생의 숨결이 살아 있다는 방증이다. 지질학자, 식물학자, 동물학자 그리고 여행작가 네 사람이 모여 처음으로 갈 오름을 정할 때 제주의 360여 개 오름 중 ‘어승생오름’을 택한 건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땅과 꽃과 나무, 새와 동물, 그리고 인간 삶의 터전 변하더라도 아프지 말고 ‘뀌뀌 오르난(오래오래 오르니)’ 지질학자는 제주 섬의 탄생부터 제주 오름의 기원, 그리고 어승생오름의 생성 과정에 주목하며 오름을 오른다. 제주 섬 자체도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화산섬이지만 한라산과 오름 또한 화산 활동의 결과다. 이러한 특수성은 오름의 지형과 오름을 구성하는 땅, 물 그리고 거기에 뿌리를 내리는 식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식물학자는 어승생오름에서 식물이 살아가는 방법에 주목한다. 구멍 뚫린 돌, 얕은 흙, 조릿대가 가득한 땅이라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해 옆으로 굵고 단단하게 뻗어낸 나무들은 애써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지만 이를 또다시 동물에 나눈다. 동물학자는 이렇게 만들어진 땅과 그곳에 뿌리내린 나무와 숲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동물들을 다룬다. 오름을 오르고 또 내려오면서 만난 혹은 떠오른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는 우리 삶과 닮아 있어 놀라움을 더한다. 두견이는 섬휘파람새 둥지에 자기 새끼 맡겨 키우고, 큰오색딱다구리가 만들어 놓은 둥지는 다음 해에 박새가 이어받는다. 가을에 임신한 노루는 먹이를 구하기 힘든 겨울철에 새끼가 배 속에서 잘 자라지 못할 것을 걱정해 착상을 지연시킨다니 동물의 세계도 사람만큼이나 복잡다단하다. 여행작가는 복잡다단한 인간사를 오름에 얹었다. 어승생오름의 어원, 일제강점기 수탈의 대상이자 전쟁의 진지로 사용된 어승생오름, 그리고 근현대사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오름이 보낸 오랜 시간을 가히 짐작게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글자로만 되어 있다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풍경 사진과 동식물 세밀화들 덕분에 그 모습을 상상하며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해 온 어승생오름에도 최근 관광 개발 등의 바람이 불고,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외래종 식물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이 그렇듯 시간이 흐르면 변화를 맞이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가 무엇보다 어승생오름을 오래오래 오를 수 있게 해 주는 길이길 바라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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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승생오름의 자연사, 문화사를 풍성하고 살갑게 다룬 종합 서적이다. 모든 제주 오름의 질토래비(길잡이)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독자들은 사람과 자연을 맛나고 어우러지게 엮은 참으로 고마운 열매를 맛보게 될 것이다. 더불어 한라산과 망망대해가, 그리고 신화·역사와 자연이 만나는 제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 또한 큰 기쁨이겠다. -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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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자체로 우리나라의 으뜸 생태계이자 생물 다양성의 보고다. 한 해가 다르게 바뀌는 기후 변화가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는 요즘이라 천혜의 자연 제주가 더욱 소중해진다. 그간 눈여겨보지 못했던 오름의 자연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더 많은 이들에게 제주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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