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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서문 _『피아노 치는 변호사, Next』의 재발간에 부쳐
11 프롤로그 16 추천사 1장 몰라서 더 아름다운 29 풍선 33 세상으로 통하는 문, 피아노 36 비밀스러운 슬픔 39 칭찬의 힘 42 죄명 불상 47 사라진 피아노 51 가장 아름다운 손 56 공짜 과외를 마다해? 62 세상을 보는 다른 문 66 숨은 쉬어야 해 69 되돌릴 수 없나요? 2장 장미꽃 가득한 예술의 정원 79 초월 82 6·25에 생긴 일 87 분홍 귀신의 출몰 92 잣대 95 명품 교복 99 레슨의 메커니즘 104 실수 vs 실력 109 집으로 113 장미 정원 118 예술혼의 전당 121 베토벤이 무덤에서 일어나랴 126 바보 또 운다 3장 터널 속 보석상자 135 지극히 정상 140 재배정해 주세요 146 답 없는 시험문제 152 ‘뭐 하고 있니’와 ‘뭐 하고 싶니’의 차이 159 옛사랑의 소보로빵 164 내 인생의 모든 순간을 감사해 170 엘레펀트 우먼(The Elephant Woman) 176 티끌이 태산 되어 182 past, present, and future 191 지금 모습 그대로도 4장 진짜 꿈은 따로 있다 199 처음처럼 206 상상만 하면 돼 218 관악의 칼바람 223 영어 수학의 망령, 엘리트의 망령 227 천 년 만 년 살지 않는다 233 마돈나의 헬스클럽 239 같은 종착역, 다른 기차 5장 Less than nothing 249 도구 256 맨땅에 헤딩 267 따로 또 같이 276 사람 노릇 281 Why 사법시험? 287 어느 꿈쟁이 이야기 6장 박빙 25시 295 수화하는 변호사 298 불행의 현장 한복판에서 303 박빙은 여변호사 308 S와의 만남 313 피아노 치는 변호사 318 왜냐고 묻거든 325 소시민의 허상 330 이타적 싱글 333 Next 337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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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항상 내 자신에게 묻는 말이다. 변호사가 어쨌다는 건지, 변호사가 피아노를 치는 게 어쨌다는 건지, 그 변호사가 옛날에 팔짝 뛰게 아팠다는 게 어쨌다는 건지 내 사진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그래서 'So what?'이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요. 그래서 더 고마워하려고요. 그 다음(Next)에 더 열심히 살려고요.'라고 대답해 본다. 내게 그 다음(Next)이 없다면 '그래서 어쨌다는 건데?'라는 질문 앞에 정말로 할 말이 없어진다.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연주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내가 포기하고 그만두는 순간 연주는 끝나고 음악은 멈추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끝까지 붙들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의 다음 노래를 하나님 앞에 더 멋지게 올릴 수 있다. 하루를 살더라도 새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다. 얼마 되지 않는 손에 쥔 것을 놓지 않으려 그 건강하고 풍요로운 날갯짓을 하지 못하고 추락하는 바보는 결코 되지 않으리….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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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 누워있던 그 많은 시간 동안, 마음만은 지구 몇 바퀴를 돌았었습니다.”
삶을 여행이나 항해에 곧잘 비유하는 저자는 자신이 아팠던 시절을 이야기하는 지점에서 유독 더 ‘여정’을 강조한다. 아마도 그녀는 지난날 세상의 오만함과 선긋기에 홀로 많이 울었던 어제에서, 세상의 따듯함과 포용으로 함께 미소 지을 준비가 된 오늘에로 기나긴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었을 수도 있다. 『피아노 치는 변호사, Next』를 다시 펴낸 저자는 지금은 어디로 여행 중인 것일까. 삶이 유한하다는 비밀을 알아버린 자의 부채의식 18년 전 첫 출간 후 많은 강연 요청과 인터뷰로 주목을 받았던 저자가 이를 토대로 자신의 커리어를 피봇팅하지 않고 조용히 변호사 업무에 복귀했던 이유가 궁금하지만, 그녀는 여기에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21년의 변호사 생활 동안 어길 수 없는 약속과 놓치면 안 되는 기한을 앞두고 투두리스트는 줄지 않았었지만 삶이 유한하다는 비밀을 알아버린 자의 부채의식도 누적되어 갔다고 고백한다. 저자가 싫어한다는 편견, 선입견, 열패감, 피해의식, 낙인과 칸막이와 선긋기는 왠지 그녀의 부채의식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티끌 같은 체력에서 시작하여 태산같이 건강해졌으나 천년만년 살지 않을 뿐 아니라 단 한번일 뿐인 이 삶을 대면하는 자의 존엄(dignity)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일까. 저자의 표현대로 아직 다 맞추지 못한 퍼즐조각이 있다니, 오랜 절판기간을 기다린 인내심 있는 독자가 되어 기다려 볼 뿐이다. “대체불가능한 인재들, 나를 넘어서는 사람들이 필요해요” 주위에서 넘사벽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아왔을 박지영 변호사 스스로 자신을 넘어서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대체불가능한 인재들을 찾고 있다고 하니,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아마 그것도 저자가 이 고달픈 지구 여행에서 생존하고 있음에 대한 감사로 나직이 웃으며 노 저어 가고 있는 향해 중 선택한 코스일 수도 있다. 짐작컨대, 박지영 변호사 자신이 대체불가능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을 즈음,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대체불가능한 존재로 만들고 싶어 졌을 것이다. 인간은 경험한 만큼만 전수할 수 있고, 많이 사랑받은 자의 행복은 그 사랑을 흘려보내는 데에 있다는 비밀을 알아버린 것 같다. 스스로를 우주최강괴짜라며 너스레를 떠는 저자의 유별난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녀가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매달리는 최종 목표가 어디인지, 그녀가 가슴 뛰며 기다린다는 그날은 언제 오는 것인지, 그녀를 견뎌내게 한 다음(Next)이 지금 여기에 와 있는 것인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Next “베르디는 73세에 '오델로'를 작곡할 때 37세 청년 같은 열정으로 작곡했다고 합니다. 53세인 저도 나이를 잊고 35세처럼 뛰겠습니다.” 법무법인, 중개법인, 리걸테크 회사 3사의 대표로 있는 저자가 회사 멤버들에게 하는 말이라는데, 35세에 첫 책을 냈고 53세가 된 그녀의 본심이 궁금하다. 저자가 18년 전 서문 마지막에서도 동일하게 남긴 문장, 엎드려 구하고 있는 감사와 용서의 제목과 대상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다른 이들의 시계와 달력에 맞출 필요 없이 그냥 나아가보라는 저자의 조언에 따라 대책도 기약도 없이 그녀의 다음(Next)을 기다려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