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머리에1부 사랑의 형식괴로움의 기술-백은선론Healers, carers, and lovers메토니미, 사랑-김멜라론퀴어-되기를 위한 주제와 변주-김봉곤론너무 아름다운 꿈-최은미의 『어제는 봄』가장 작은 맛-현호정의 「연필 샌드위치」2부 다가오는 것들문학은 억압한다눈물, 진정성, 윤리-한국문학의 착한 남자들시차(時差)와 시차(parallax)-2010년대의 문학성을 돌아보며답을 주는 소설과 질문하는 소설다가오는 것들-비평사의 반복과 ‘역사 쓰기’로서의 비평진창과 별3부 없지 않고 있다반지성주의 시대의 문학여기 있다-황정은의 『디디의 우산』과 한정현의 『줄리아나 도쿄』무해하지 않은 여자들-린이한의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과 최은영의 『내게 무해한 사람』유토피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박민정론그런 피해자는 없다-강화길의 「오물자의 출현」미남 번식 대작전-이희주의 「천사와 황새」센스의 혁명-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여성 청년들의 민족지 혹은 생존기-정세랑의 『옥상에서 만나요』항상 나의 곁에 있어줘-박상영의 「재희」어째서 네가 그것까지 가지려는 걸까-김봉곤의 「여름, 스피드」휠체어 탄 레즈비언-오정희의 「완구점 여인」우리는 더 많은 사랑과 아름다움을-한정현의 『소녀 연예인 이보나』소녀는 자라지 않는다-최은미의 「운내」와 손보미의 「밤이 지나면」4부 개와 나무와 양말과 시개와 나무와 양말과 시-2020년대의 시에 나타난 ‘타자’와 비인간 물질의 정치생태학젠더로 SF하기아름다운 존재들의 제자리를 찾아서-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킬러가 된 유교걸과 유토피아의 K-좀비들-조예은의 『칵테일, 러브, 좀비』이야기에는 끝이 있지만-게임적 죽음과 루프적 시간의 리얼리즘코다부서진 조각들
|
In, A-Young,印雅瑛
인아영의 다른 상품
|
“하찮고 아름다운 우리가 있다. 없지 않고 있다. 여기 있다.”우리를 아프게 하는 동시에 아름답게 하는 문학-삶『진창과 별』은 총 4부로 구성되었다. 1부 ‘사랑의 형식’에는 백은선론, 김멜라론을 필두로 지난 5년간 폭발하듯 흘러나온 이채로운 사랑의 언어와 서사들을 탐문해보는 글을 담았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사랑이 아닌, 동시대 작가와 저자 저 자신이 몸소 느끼고 겪어온 바로 그 사랑이 표현된 텍스트들을 발굴하고 이해하고 독해하는 데 할애했다. 더불어 젠더화된 고통, 돌봄의 권력관계 및 조건을 심문하는 날카로운 시선은 차별과 혐오의 정치적 공간으로 확장되며 사랑이라는 낭만적 관념/모델에 대해 재고할 것을 요구한다. 2부 ‘다가오는 것들’에는 ‘비평의 역사’에 관한 글을 모았다. 이성애자 남성 중심의 비평사를 젠더링, 퀴어링해 다시 읽어내는 일련의 메타비평은 평론가 인아영의 인장이자 특장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다. 기존 담론이 구축해놓은 해석의 틀을 의심하고, 틀어-보고, 재배치하는 이 근거 있는 도발은 비평의 조건을 질문/점검하고 새로운 역사 쓰기로서의 비평으로 도약한다. 특히 “한국문학장에 흘러가는 시차(時差)는 좁힐 수 없는 시차(parallax)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전의 문학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 결기 어린 진단은 “현실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문학과 문학성을 끊임없이 해체하고 재정립하는”(「시차(時差)와 시차(parallax)」) 일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자기 선언이자 약속으로도 다가오기에 더욱 미덥다.그렇다면 사십여 년 전에 제출된 김현의 명제는 오늘날의 현실에 맞추어 다시 쓰여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러니 다시 말하자면 문학은 억압한다. 문학이 언제나 억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써 긴장하여 성찰하지 않으면, 계속 비판하며 살펴보지 않으면, 문학은 언제라도 인간을 억압할 수 있다.(…)문학이 억압을 반성하게 해준다는 김현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문학이 그러한 반성에 이를 수 있는 까닭은 문학이 유용하지 않기 때문도 아니고 인간을 억압하지 않기 때문도 아니다. 문학은 인간을 억압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 자신의 억압까지 반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_「문학은 억압한다」(130, 134쪽) 3부 ‘없지 않고 있다’에는 ‘수행의 조건’에 관한 글들을 배치했다. 황정은, 박민정, 최은미의 텍스트에 바싹 다가가 퀴어 페미니즘의 렌즈로 읽어낸 이 작품론들은, 단지 여성 혹은 퀴어인 인물을 조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국적, 계급, 젠더, 섹슈얼리티 등의 조건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수행성에 주목한다. 작금의 한국문학장의 활기는 그저 작품과 비평의 양적 다양화에서 비롯한 것이 아닌, 충분히 정교한 독해와 형식의 재사유, 새로이 창안/창발되는 문학성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을 넉넉하게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4부 ‘개와 나무와 양말과 시’는 ‘인간의 경계’에 관한 글을 묶었다. 김초엽, 구병모, 조예은의 작품을 경유해 비인간 담론 및 SF, 스릴러, 게임이 한국문학과 조우하는 순간을 들여다보며, 이로부터 발생하고 또 갱신되는 관계성, 정치성, 가능성을 살핀다. “경계란 어떤 덩어리를 날카롭게 구획하는 가는 선이 아니라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넓게 펼쳐지는 거대한 세계”(7쪽)라는 근사한 통찰을 다양한 서사 양식과 ‘멋부리지 않지만 끝내 멋진’ 문장을 통해 증명해낸다.역사 바깥에, 혹은 역사를 초월해서 존재하는 행위자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역사의 반복되는 구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 각자가 그러한 상황에 저마다의 믿음과 실천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 대응에는 예정된 절대적 원칙이 전제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행위자들은 각자의 주체성과 우발성을 가지고 경합하거나 화합한다. 그 과정은 통일적이거나 조화롭지만은 않고 때로 불완전하거나 미약하다. 그러나 우리는 견고한 구조 속에서도 불완전하고 미약한 수행을 반복한다. 의미는 거기에서 만들어진다. 매일의 반복으로부터, 지금의 수행으로부터. _「다가오는 것들」(214쪽)끝으로 이 책을 마무르는 에필로그이자 1부의 첫 글로 순환하듯 이어지는 ‘코다’를 배치했다. 「부서진 조각들」은 한 작가의 순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에세이이자 짧고도 강렬한 문학론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진창과 별』에 실린 글이 결국 삶이라는 형식과 이어져 있기를, 우리를 아프게 하는 동시에 아름답게 하는 삶과 문학에 대해 부디 사유하기를 멈추지 말자는 지극한 제안을 건넨다.우리는 그저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하기 위해서 이 수많은 사람들의 역사를 통과해야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더 많이 말해야 하니까, 아무리 말해도 충분하지 않으니까, 다시 한번 더. 우리는 더 많은 사랑과 아름다움을. _「우리는 더 많은 사랑과 아름다움을」(340쪽)작가의 말어떤 텍스트는 내가 읽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책에서 다룬 모든 텍스트가 그랬고, 그 느낌이 비평을 쓰게 했으며, 쓰면서 내 안의 무언가가 바뀌었다. 처음으로 비평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무렵 일기장에 자주 적은 문장이 있다. 좋은 것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다. 이보다 내가 문학비평을 하는 이유를 알맞게 설명하는 문장은 없다. 텍스트에 숨어 있는 미덕(좋은 것)을 발견하는 눈, 그 미덕이 주는 체험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마음(좋아하는 것), 그 마음을 나의 언어로 전환하는 행위(사랑하는 것). 미덕의 발견, 체험의 인정, 언어의 전환이라는 세 가지 연속적인 과정이 나에게는 사랑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비평은 텍스트에 대한 나의 사랑을 수행하는 툴이다.2023년 겨울인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