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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문 내가 고전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4
1부. 고전으로 상상하기 고전은 어떻게 새로운 창작의 소재가 되는가? 영화로 보는 판소리, 〈춘향뎐〉 1. 한국인이 사랑하는 춘향전 15 2. 춘향은 누구인가? 18 3. 영화 〈춘향뎐〉의 새로움 19 4. 영화 〈춘향뎐〉에 담긴 판소리의 미학 21 5. 임권택과 판소리 25 6. 판소리를 가르치는 영화, 〈춘향뎐〉 27 고전은 어떻게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가? 고전으로 상상을 펼쳐낸 만화, 〈바람의 나라〉 1. 고구려사를 제재로 삼은 〈바람의 나라〉의 성공 31 2. 고전의 창조적 수용과 상상력 34 3. 〈바람의 나라〉를 통해 본 상상력의 작용 양상 40 1) 신화적 존재물의 지각과 변형 40 2) 서사를 통한 인물과 사건의 탐구 45 (1) 개인사의 재구를 통한 인간 이해 46 (2) 서사화를 통한 사태의 진실 추구 50 4. 고전 수용의 상상력 교육을 위한 제언 56 2부. 고전으로 질문하기 고전의 인물은 어떻게 재해석되는가? 연산군에 대한 영화적 탐구와 해석 1. 역사영화의 서사적 탐구 61 2. 연산군에 대한 해석학적 질문들 65 3.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 연작 영화 72 4. 임권택 감독의 〈연산일기〉 78 5.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 83 6. 민규동 감독의 〈간신〉 89 7. 시대를 거쳐 심화·확장되어온 연산군에 대한 해석적 지평 96 고전적 물음은 어떻게 재현되는가? 시의 가치에 대해 묻고 답하는 영화, 〈시〉 1. 시에 대한 가치론적 물음 101 2. 오프닝 시퀀스의 문제 제기 104 3. 서사적 탐구의 주체로서 주인공 106 4. 주인공의 두 가지 지향 109 5. 두 갈래 서사를 통한 탐구 111 6. 〈아네스의 노래〉의 의미 119 7. 시의 가치에 대한 영화적 답변 123 3부. 고전에 비춰보기 고전은 현대물과 얼마나 닮았나? 〈장화홍련전〉과 같은 주제를 다르게 말하는 영화, 〈장화, 홍련〉 1. 〈장화, 홍련〉과 〈장화홍련전〉의 관계 131 2. 근친애의 문제로 읽는 〈장화홍련전〉 132 3. 고전을 품은 영화, 〈장화, 홍련〉 137 4. 같은 문제에 대한 두 가지 응답 143 고전은 어떻게 전승되는가? 서사 전통의 문화적 유전자를 품은 드라마, 〈적도의 남자〉 1. 이야기를 즐겨 향유하는 한국인의 문화적 유전자 147 2. 서사 전승의 관점에서 본 〈적도의 남자〉 151 3. 〈적도의 남자〉와 〈선우태자전〉, 〈적성의전〉의 비교 156 1) 복수와 결연 서사의 구조적 상동성 156 2) 인물 관계의 지속과 변이 162 3) 복수에 대한 주제론적 대화 166 4. 유전자는 같지만 표현형은 다르게 169 4부. 고전으로 문화 읽기 왜 우리는 놀부를 좋아할까? 현대 문화를 담고 있는 고우영의 만화, 〈놀부뎐〉 1. 재평가해야 할 이야기꾼, 고우영 175 2. 〈놀부뎐〉의 서사 변용 양상 179 1) 앞이야기 이어붙이기와 결말 구조의 변화 179 2) 새로운 인물의 삽입과 기존 인물에 대한 재해석 187 3) 동시대적 요소의 삽입을 통한 시공간의 혼융 193 3. 전승사적 관점에서 본 흥부전의 수용문화 195 1)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이야기꾼에 대한 수요 196 2) 선악 판단에 대한 가치관의 변모 201 3) 대중문화적 순응주의와 자유주의 윤리관의 영향 206 4. 새로운 흥부놀부 이야기를 기다리며 209 왜 변강쇠 영화는 계속 만들어질까? 본능과 문명의 갈등을 다룬 변강쇠 영화들 1. 강한 성적 본능을 지닌 남녀는 문명과 어떻게 겨루는가 213 2. 〈변강쇠가〉의 주제론적 질문과 답변 216 1) ‘문명’과 ‘본능’의 갈등 구조 216 2) 갈등에 대한 판단 223 3. 영화적 변용의 양상 226 1) 엄종선 감독의 ‘변강쇠 시리즈’ 226 2) 고우영의 〈가루지기〉(1988)의 경우 232 3) 신한솔 감독의 〈가루지기〉(2008)의 경우 238 4. 변강쇠 이야기 전승의 문화적 의미 241 참고 문헌 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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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향유하는 방식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화되었다. 호모 나랜스(Homo Narrans), 호모 스토리언스(Homo Storiens)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야기하기와 이야기는 인간의 본성과 문화의 상수(常數)이다. 몸, 문자, 인쇄물, 동영상, 인터넷 등 이야기의 매체는 변수에 해당한다. 인간은 늘 이야기를 하지만 그 매체와 소통 방식은 달라졌다.
--- p.4, 「저자 서문」중에서 이제 소설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읽고 상상하는 이야기 대신, 보고 듣는 이야기인 영화나 드라마가 득세한 지 오래이며, 익명의 독자 대신 자기 아이디를 내건 수용자와 생산자가 직접 소통하는 웹소설이나 웹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해 자기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을 뿐 아니라, 원하는 이야기를 구안하면 만들어주는 인공지능 덕에 누구나 이야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 p.5, 「저자 서문」중에서 〈춘향가〉는 판소리로 향유되는 한편 소설로도 정착되어 “춘향전”이라고도 불린다. 판소리의 인기에 힘입어 전주나 서울 등지에서 판소리 〈춘향가〉의 내용을 소설로 각색하여 목판으로 찍어내기도 하였으며, 수많은 독자들이 춘향전을 손으로 베껴내면서 그 내용을 조금씩 변개하기도 하였다. 이후 활자로 이야기책을 만들어 내거나, 신문이라는 새로운 매체에 소설을 연재할 때에도 춘향전은 그 첫머리를 장식하는 작품이었다. 그 결과, 춘향전은 그 이본(version)의 수가 80여 편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작품군이 되었다. --- p.17, 「고전으로 상상하기」중에서 판소리로 〈춘향가〉가 연행되기 시작되었을 때부터 하층민들은 춘향의 신분 해방의 의지, 오만한 권력에 저항하는 용기를 지지하고 응원하였다. 그러다가 수용자가 지배층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춘향전은 ‘신분 질서와 지배 권력에 대한 저항’ 이외에 ‘유교적 정절’이라는 주제를 포함하게 된다. 지아비를 위해 절개를 지킨 유교적 덕이 칭송되면서 열녀(烈女)로서 춘향의 면모가 강조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원적 주제를 갖게 된 춘향전은 하층민에서 최상위 지배층에 이르기까지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다. --- p.18~19, 「고전으로 상상하기」중에서 ‘웃음으로 눈물 닦기’와 같은 한국의 문화 전통도 판소리의 미학에 스며들어 있다. 가령 춘향이 모진 고문을 당하고 옥으로 향할 때, 월매를 포함한 남원 기생들이 모두 나와 춘향을 위로하며 자기 일처럼 슬퍼한다. 그런 중 갑자기 낙춘이란 기생이 춤을 추며 “경사 났네”라고 노래를 한다. 춘향 덕분에 남원 기생들의 체면이 섰다면서 좋아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삽화는 서사의 진행이나 심화에 도움을 주지 않음에도 종종 삽입된다. 그 까닭은 극대화된 장면에 몰입했던 청중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 위해서이다. 즉 춘향이 변학도로 인해 고난을 당하는 슬픔과 비장함에 동참했던 청중들이 가졌던 비애의 감정을 웃음으로 전환시키면서, 이어질 새로운 장면을 수용할 태세를 갖추게 하는 것이다. --- p.22~23, 「고전으로 상상하기」중에서 〈바람의 나라〉는 설화를 만화로 재창작한 매체 변용의 산물이지만 그 자체가 또 다른 매체 변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으로 넥슨의 '바람의 나라’는 1996년 상용화된 세계 최초 ‘그래픽 인터넷 롤플레잉 게임’으로서 인기를 구가하였으며, 김진이 직접 각색에 참여한 뮤지컬 ‘바람의 나라’는 2006년과 2007년, 만화를 무대에 펼쳐놓은 듯하다는 평을 얻으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한편, 2006년에 김진은 동명의 소설을 썼다. --- p.31, 「고전으로 상상하기」중에서 이 연구에서 고전의 현대적 변용의 한 사례를 연구하는 목적은 고전 텍스트와 현대 텍스트를 비교하여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하는 데 있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한 예술가가 고전을 자기화하고 재창조해내는 고전 수용의 상상력을 학습자를 포함한 현재의 수용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이러한 상상력은 고전문학을 재미없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여기는 현재의 학습자들에게 가르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 p.34, 「고전으로 상상하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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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야기는 기억되고 살아남는다. 고전은 우리 삶을 꾸려나가게 하는 화두가 되기 때문이다. 심청이는 ‘부모를 위한 자식의 희생이 정당한가’ 질문하고, 춘향이는 ‘왜 계급이 다른 남녀는 사랑할 수 없나’ 물으며, 변강쇠와 옹녀는 ‘문명으로 충분히 제어되지 못하는 성본능’의 문제를 제기한다.
삶의 문제와 갈등에 대해 고전작품이 제시해온 해결은 현대 수용자들에겐 고리타분하고 뻔한 결말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고전의 결말은 하나의 제안일 뿐이다. 아무리 의미심장한 제안일지라도 우리는 ‘왜 근면성실한 놀부가 벌을 받아야 하지?’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런 질문에 응답하는 과정이 바로 고전의 다시쓰기이며, 고전을 현대적으로 변용하는 것이다. 시간의 검증을 받으며 새로운 시대와 문화에 적응해 온 작품들이 고전의 자격을 부여받는다. 또한 누군가 ‘그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을 불러주면 그 역시 새로운 고전이 된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향유되고 당대적 가치를 부여받는 고전은 우리와 함께 오늘을 살고 있다고 할 것이다. 고전의 질문을 복원하고 그에 답하며 현대적 매체로 변용한 이들은 마치 바리데기와 같은 존재들이다. 바리데기가 죽은 부모를 부활시켰듯이, 죽어 박제화될 운명의 고전을 뼈살이꽃, 살살이꽃, 숨살이꽃을 뿌려 살려내는 문화 영웅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영웅들에 대한 일종의 헌사이다. 컴퓨터 과학자인 네그로폰테는 더 이상 개구리를 알기 위해 개구리를 해부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디지털 기술로 개구리를 만들고 여럿이 함께 그 개구리와 놀면서 개구리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고전문학에 대한 교육도 춘향전의 분석이 아니라 춘향전 만들기가 되지 않을까. 이 책이 미래의 문화 영웅들을 위한 교육에도 기여하길 바라는 저자의 노력과 충심이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