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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돌파
서상문
문학의숲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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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사
머리말
프롤로그

1부 ‘눈물도 없는 빵’을 먹다

단돈 50만 원 들고 결행한 타이완 유학
서글픈 창씨개명, 關口鑑三
낮에는 ‘노가다’, 밤에는 식당 알바
스모 선수와 한판 붙다
‘사기꾼 중국인’ 다스리기
톈안먼 광장에 큰 大자로 드러눕다

2부 불의는 가고 정의여 오라!

비명에 가신 숙부의 한을 풀어드리다
억지 부리는 중국 학자, 이렇게 제압했다
한중 군사 학술 교류 현장에서
독재 성향의 연구원장과 한판 붙다

3부 영일만, 나의 영원한 고향

내 기(氣)의 뿌리, 내 고향 포항
여섯 살 전에 세 번 가출
첫 번째 전환점, 대학 입학
두 번째 전환점, 불교와 만나다
떠나보내지 못한 옛 친구
아버지의 삶, 아들의 삶

4부 학문의 첫걸음, 의심하기

나의 학문 이력
학문을 위한 자세
깨달음이란
찰나(刹那)와 겁(劫)
운명, 법, 공리와 맞서 싸우다
일왕은 ‘무조건 항복’을 말하지 않았다
왜 ‘종군 위안부’라고 불러선 안 되는가?
인류 보편 사상과 호연지기의 결합
한시 ― 하얼빈의 안중근 모자

5부 역사와 시대에 고하노니

자살률 저하를 위한 몇 가지 제언
세월호 참사를 잊어선 안 되는 이유
검사는 정치인이 아니다
판사의 ‘양심’은 어떻게 검증하나?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부정 선거’가 있냐고?
정치는 어떤 사람이 해야 하는가?
통일 문제에서 동독과 북한의 다른 점
일본 ‘평화헌법’의 개헌과 우리의 대비 방향
인도양을 다시 보라
‘20년 大計’로 탈중국을 준비해야 한다
중국과 대등해지려면 대사부터 급을 맞춰라
서해의 무법자, 중국 불법 어선 퇴치법
우리에게도 세계전략의 수립 운용이 필요하다
미·중관계의 변화와 대한민국의 생존전략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타이완 국립정치대학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향신문 기자,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 베이징대학 및 타이완 중앙연구원 근대사연구소 방문학자를 역임하고, 현재 시인, 수필가, 한국역사연구원 상임연구위원, 환동해미래연구원 원장, 한국군사평론가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혁명러시아와 중국공산당』, 『毛澤東과 6·25전쟁』, 『중국의 국경전쟁』, 『6·25전쟁 공산진영의 전쟁지도와 전투수행』 등 10권의 저서 외 30여 편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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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53*225*30mm
ISBN13
9791187904434

책 속으로

나는 타이완 유학 시절, 그러니까 3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약 6년간 삶의 고통에, 그것도 배가 고파서 눈물을 제법 흘렸다. 굶어 보지 않으면 배고픔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고통인지 알 수 없다. 삶이 고통스러워 울어 보지 않은 사람은 삶이 무엇인지, 세상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빅토르 위고의 말에 나는 주저하지 않고 동의한다.
--- p.40

그래서 내가 바로 순식간에 오른손으로 급소인 그의 목울대를 꽉 거머쥐고선 “니샹부샹후어?(?想不想活, 너 뒈질래 살래?)”라고 저음의 단호한 어투로 외쳤다. 차 안은 순식간에 살벌한 분위기로 뒤바뀌었다. 차장은 놔달라며 켁켁거렸다. 나는 계속 욕을 하겠느냐고 물었다. 차장이 하지 않겠다고 해서 나는 목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치앤먼시장으로 가자고 했다. 그래도 이 차장은 못 간다고 했다.
--- p.69

그때는 이 같은 비리가 비일비재했다. 이런 구조적 문제는 아마 지금도 여전할 것이다. 나는 공무원이든, 회사 경영진이든, 언론인이든 하나같이 인간의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문제의 본질적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한 노동자가 죽고 여러 사람이 크게 다친 사고를 자판기에서 일회용 커피를 빼먹고 버리는 일 정도로 치부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무원의 관료주의, 보신주의, 편의주의가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다. 생명을 헌신짝처럼 취급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으니 정의감이나 타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 능력이 생겨날 리 없는 것이다.
--- p.87

나의 목적은 분명했다. 명시적으로는 연구원장에게 자신의 비리를 인정하게 만들고 연구원들의 연구 편의를 봐주도록 양보를 받아내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도덕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자신의 무능함을 자각하도록 함으로써 연임 시도를 스스로 포기하게끔 하려는 것이었다.
--- p.107

불교는 나에게 종교나 철학에 그치지 않았다. 삼베옷을 입고 안갯속을 지나가면 자연스레 안개가 옷에 스며들듯이 불교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몸이 아플 때도 그것은 내가 부주의했거나 상황이 여의치 못해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통증이나 불편함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런 연유로 나는 매 순간 자족감을 갖고 살아가는 편이다. 심지어 생사일여(生死一如)라는 말도 추상적 법구(法句)로 이해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마주할지 모르지만 죽음을 두렵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 p.132

철두철미하게 의심하고 끊임없이 사유하라. 실천과 행동은 그다음 일이다. 더욱이 변증법적 수정은 실천 후의 과제다. 본질을 모르는 상태에서 아무리 행동과 실천을 가열차게 한다 하더라도 사안의 맥을 잘못 짚고 좌표를 잘못 찍으면 그런 열정은 오히려 또 다른 문제만 만들어낼 뿐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우리가 본질을 깊이 생각하고 사색하는 인간형이 돼야 할 소이연이다. 생각이 깊을수록 사회도 중후해지고 정치인들도 함부로 날뛰지 못할 것이다. 그래야만 국가가 견실해진다.
--- p.165

인간사에서도 마찬가지지. 기쁨, 슬픔, 고통, 성냄, 화남, 분노, 가난, 고생, 부귀, 영화, 권력, 지위, 명예 등과 같은 현상도 영속적으로 존재하거나 지속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만든, 물질적 혹은 정신적 조건에 의해 생겨났다가 그 조건이 해소되면 사라지잖아. 인과 연이라는 조건의 결합으로 잠시 상(相)을 이루는 건데, 각각의 상은 모두 각기 다른 조건에 의해 존재하다가 사라져. 이를 연기하는 거라고 해.
--- p.167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일왕은 ‘무조건 항복’은커녕 ‘항복한다’라는 말조차 입에 담지 않았다. ‘항복’이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않았다. 히로히토가 공표한 담화문의 정식 명칭은 ‘종전 조서’였다. 그것은 미국, 영국 등의 연합국에 포츠담선언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어서 간접적으로 ‘항복’ 의사가 내포돼 있긴 하지만,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담화 형식의 ‘종전 선언’이란 의미가 더 컸다.
--- p.181

우리가 ‘종군 위안부’, ‘정신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피해 당사자인 우리가 도리어 일본의 부녀자 성 유린 범죄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 정신대는 ‘나라(일본)를 위해 몸을 바친’ 조직이며, 종군 위안부는 ‘황군을 위안하는 부녀자’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전적으로 일본을 위해, 일본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다.
--- p.186~187

그런데 법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 헌법이 본보기로 삼은 지난 세기 독일 바이마르 헌법에는 실상 양심 조항이 없다. 바이마르 헌법에는 “법관은 독립으로서 다만 법률에 따른다”(제102조)라고만 돼 있을 뿐 ‘양심’이라는 단어는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21세기 현재 독일이 사용하고 있는 기본법 제20조 제3항에도 ‘양심’을 규정해 놓은 조항은 없고, 법관은 “법(헌법)과 법률에 구속된다”라고 되어 있다고 한다. 즉 독일의 옛날 법에서나, 현행법에서나 모두 법관의 양심 조항이 없는 것이다.
--- p.229

외치와 내치는 상호 연동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태민안의 지속성과 안정감 있는 내치는 외치에서 힘의 결집과 국민과 국가지도자의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나타난다. 내치가 바르지 않은 외치는 힘을 받을 수 없고, 세계전략의 구사는 내치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다. 시대와 한국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 우리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세계전략이라는 마인드로 대외 문제에 접근하고 사고해야 한다.

--- p.291

출판사 리뷰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나는 또다시 ‘돌파’의 전선에 설 것이다.”

정의와 진실을 위해 불의에 맞서온
어느 역사학자의 고군분투


서상문의 이력은 다채롭다. 그는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대학 시절 불교를 비롯해 다양한 사상과 학문을 탐독했으며 경향신문 기자를 거쳐 현재 역사학자의 길에 정진하고 있다. 5개 국어를 말하거나 읽을 수 있고 환태평양 지역 전문가로서의 예리한 시각을 견지한 그이지만, 서상문은 이러한 자신을 만든 타이완 유학 시절을 ‘눈물 젖은 빵’조차 구하기 어려웠던 시기로 회고한다. 맨몸으로 떠난 유학 생활에서 겪은 고투가 『돌파』의 1부에 수록되어 있다.

또한 그는 한평생 불의를 적대하며 오직 공명정대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이다. 2부에서 소개되는 에피소드들은 불의와 결코 타협하지 않는 그의 강직한 면모를 살펴보게 한다. 권력을 앞세워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려 하거나 마땅한 도의를 행하지 않는 이들은 그 직분의 크기와 무관하게 서상문에게 질타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질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서상문은 고향 포항의 정기가 자신의 뿌리가 되고 있노라 술회한다. 3부로 묶인 영일만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들은 그의 성장 배경이 타고난 기질과 어우러져 어떠한 자양분으로 기능하였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4부에서는 올바른 학문에 관한 태도와 불교에서의 가르침, 한국인이라면 마땅히 알아야 할 근현대사와 관련된 내용들이 소개된다. 여러 사상과 역사학에 통달한 학인으로서 서상문이 겸비한 학문적 깊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별히 일제강점기를 다룬 글들의 일독을 권하는데, 여기서 서상문은 일왕의 종전 조서가 얼마나 기만적인 것이었는지, ‘종군위안부’라는 명칭의 사용이 일제의 지배논리에 동조하는 것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윤봉길의 상하이 의거 또한 ‘의거’라는 역사적 의의를 분명히 적시할 때에야 그 무수한 의의를 올바로 조명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가장 많은 분량이 할애된 5부에서는 향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세계전략의 수립 방향에 대한 상세한 지침과 전략들이 담겨 있다. 작게는 대한민국이라는 한 국가 단위에서부터 동아시아와 환태평양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단위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여기서 서상문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의 보편적 이익에 영합할 수 있는 대의적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명제 아래에서 그는 외치와 내치를 구분하고 2원 2망의 다국적 공동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한다. 저자 서상문이 몸소 불의와 맞서온 ‘돌파’의 기록이 독자들의 심금에 닿아서 ‘우리 모두를 위한’ 돌파의 길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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