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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의 돌덕경원의 봄 협궤열차 기준 원점 왕버드나무 고별마지막 인터뷰스펙큐레이트 1밍글라바먼 길, 먼 집 해설│인연의 시간으로 다시_류수연(문학평론가)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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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겪고, 영원한 이별을 맛본 이들의 일상에 깃든 도무지 아물지 않는 상처를 어루만지는 이야기“지나간 시간을 다스리고 지금의 시간을 견뎌내며 서로 다른 방법으로 남은 길을 가야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이자 응원” _방현석 소설가구자인혜의 두 번째 소설집 『돌을 깨우다』가 출간되었다. 첫 번째 소설집 『은합을 열다』 출간 이후 7년 만이다. 그간 작가가 갈고 닦은 작품들을 모아 묶은 이번 소설집에는 모두 10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박 씨의 돌」과 「덕경원의 봄」, 「고별」과 「먼 길, 먼 집」처럼 각각의 배경을 공유한 연작도 있지만 10편 모두 독립적인 단편으로 볼 수 있다. 방현석 소설가는 “도무지 아물지 않는 상처를 다루는 작가의 시선은 깊고 문장은 섬세”하다면서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는 작가의 내공이 놀랍다”고 말한다. ‘자인혜(慈仁慧)’라는 이름은 작가의 법명이다. 작가는 스물다섯의 나이에 친정어머니를 따라 쌍계사에 가서 돌아가신 고산 스님께 보살계를 받았고, 젊은 엄마와 함께했던 여행과 봄날의 따뜻한 이미지가 마음에서 잊히지 않아 그 이름을 첫 책을 낼 때부터 지금까지 필명으로 쓰고 있다. 소설집의 제목 『돌을 깨우다』는 소설 말미에 붙인 〈작가의 말〉의 제목에서 가져왔다. 소설집에 수록된 어느 한 작품을 고르는 대신 모든 것을 관통할 수 있는 제목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직접 땅을 일구며 농사를 지은 적이 있는 작가의 경험은 「박 씨의 돌」과 「덕경원의 봄」 같은 작품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땅을 일굴 때 무엇보다 땅속 깊이 파묻혀 있던 돌을 캐내는 일이 심신을 정련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돌을 깨우다』라는 제목으로 모든 작품을 꿰길 원했던 작가의 마음처럼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단단히 잠들어 있는 풍경들을 하나씩 일깨우며 새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구자인혜의 소설이 끝나는 자리에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그 완강한 회생의 힘이 경이롭다.” _방현석 소설가연작 소설의 형태로 쓰인 「박 씨의 돌」과 「덕경원의 봄」에서는 귀농을 하게 된 화자가 만나게 된 인물들을 중심을 겪는 다사다난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평화로울 것처럼 시작되던 이야기는 빠르게 본색을 드러내며 도무지 화해될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의 욕망을 다룬다. 「협궤열차」 「왕버드나무」 등의 작품에서는 중년을 지난 화자가 젊은 자식들과의 관계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그려내고 있다. 과거에 비추어 오늘을 돌아보고 다시 또 미래의 장면들을 꿈꾸고 기대하는 인물들에게서 영원한 젊음도 영원한 늙음도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인혜’라는 법명을 필명으로 쓰는 작가인 만큼 불교적 색채가 두드러지는 작품들도 있다. 「밍글라바」는 선원을 다니며 명상과 참선을 다닌 여행기를 소설로 탄생시켰다. 미얀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만남과 이별, 상실의 아픔 등 인간사에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여정을 통찰하는 작가의 깊이 있는 시선을 느낄 수 있다.“그의 소설들이 절망이 아닌 희망일 수 있는 이유는,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지는 삶의 진실을 그가 외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_류수연 문학평론가인생의 고비에서 만나게 되는 좌절의 순간들을 포착하며 그 시간을 샅샅이 들여다보지만 구자인혜의 작품에서 절망의 분위기만을 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살아남은 자들은 절망을 이겨내고 남은 이야기를 묵묵히 써나간다. 이야기가 끝난 자리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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