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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긴 기다림 짧은 만남
홍승만
나무향 2022.03.28.
판매자
위즈잇
판매자 평가 4 27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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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내며
● 서평
삶의 의미와 깨달음- 정 목 일 ● 여는 글 - 여든 역에 닿아



1. 낙엽의 편지

단비
아침이슬
빗방울 가족
푸른 낙엽
7월의 눈 맞춤
낙엽의 편지
아침 풍경
꽃비를 맞으며

2. 한 번의 기회

관계의 법칙
나눔이 있는 세상
길들이기
경로석
한 번의 기회
꿈을 싣고 달린 오솔길
프랑스 바또 무슈호와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아이 윌 트라이 I will try
3. 긴 기다림 짧은 만남

윤선에게
동행
일흔 무렵에
긴 기다림, 짧은 만남
추억의 길잡이
연두색 노트
차 한잔
형제송兄弟松
좋은 시간 보내세요


4. 묵은 일기


제1화 _황민혁 청년에게 찾아온 기회와 풀어야 할 숙제
제2화 _황금의 유혹
제3화 _부당 행위로 입은 상처
제4화 _권력 앞에 무릎 꿇다
제5화 _유혹을 뒤로하고 부당한 권력행사와의 싸움
제6화 _1979년 10월
제7화 _중국 및 북한산 갯지렁이 개발 착수

저자 소개 1

홍승만

 
충남 아산에서 출생. 동북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노어를 전공하고 평생 무역업에 종사하였다. [창작수필]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창작수필문인회, 수수문학회, 목우수필문학회 회원이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358g | 148*210*11mm
ISBN13
9791189052461

책 속으로

푸른 낙엽! 여름 길섶과 풀숲에 외롭게 누워 있는 푸른 잎은 그저 떨어지는 잎이라 하여 지어 준 이름인가 봅니다. 낭만도 당당함도 희생의 모범도 전할 수가 없어 부끄러움뿐입니다. 여름날 청춘의 꿈을 잃고 떨어진 여린 잎에게 왜 푸른 낙엽이라 이름하였겠습니까. 아마도 생을 다하지 못하고 져 내리는 아픔을 달래주려는 위로의 표시라 생각합니다.
젊어서 세파에 시달리다 포기했었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결실을 맺지 못했던 나의 시간들이 푸른 낙엽에 투영됩니다. 빛바랜 가을 낙엽이 가질 수 없는 푸르름을 간직한 작은 기쁨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여름 햇살 아래 누워 말라가는 푸른 낙엽. 한 잎 주워 일기장 갈피에 꽂아 두었다가 함박눈 쌓이는 밤에 꺼내 보렵니다. 마른 잎에서 풍겨날 푸른 향기에 젖어 보렵니다. 내 젊은 날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욱 간절한, 그 푸르렀던 꿈을 돌아보며 조용히 추억 속에 잠겨 보렵니다.
--- 「푸른 낙엽」 중에서

부서질 듯 영롱한 물방울이 밤새 내려와 앉았다. 풀잎, 꽃잎, 나뭇잎 위에 알알이 맺히고 얹히어 투명한 미소를 보낸다. 이슬이 고인 큰 물방울은 작은 깨우침을 준다. 반짝이는 구슬 속 뭉쳐진 아름다운 에너지가 내게 전해온다.
스치는 바람결에 혼자 흔들리는 풍경소리, 고요가 깃든 산사의 아침이 열린다. 아침 준비로 텃밭을 찾는 동자승의 바짓가랑이에 풀잎 이슬이 어김없이 인사를 한다. 흠뻑 젖은 바짓자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다, 허공을 떠도는 온갖 슬픔과 서러움을 품에 안고 풀잎에 맺혔다가 가벼운 발걸음에 부서져 흔적 없이 사라져가는 짧고 연약한 삶, 풀잎 위에 이슬을 ‘맺혔다’라고 표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을 다하지 못하는 생명체의 삶을 이슬처럼 사라졌다고 표현하는가 보다. 새벽이슬에 발을 적셔 본 자만이 깨우침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아침 이슬에서 회귀성回歸性의 섭리를 얻는다.
--- 「아침이슬」 중에서


늦가을 차가운 회오리바람에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낙엽을 보며 이들이 남기고 갈 편지를 대신 써 본다.
‘짧은 생이었습니다. 이제 떠나려 합니다. 새로운 생명의 씨앗을 남기고 갑니다. 그리고 한겨울 나무와 풀뿌리의 거름으로 묻히려 합니다. 그 동안 많은 이들이 슬픔, 쓸쓸함, 이별의 소재로 써주었습니다. 덧붙여 열정적이고 장렬했던 삶이었다는 기억을 남겨두고 싶습니다.’
이렇게 마음으로 편지를 쓰면서 잠시 눈을 감고, 떠나는 잎의 조문 행렬을 그려본다.
올해부터는 낙엽 밟기를 그만두자고 약속했다. 아내와 함께 가을을 즐기던 생활 프로그램을 지우기로 한 것이다. 새 생명을 낳고 떠나는 낙엽이기에 잎의 모습 그대로 묻히게 하고 싶어서다.
한시적 삶을 지닌 생명체에는 영원함이 존재할 수 없다. 잎의 일생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잎은 제 할일을 다하고 떠나는, 낙엽이라는 멋진 이름표를 달고 떠났노라고 전하고 싶다. 그게 쇠락해가는 내 모습과 닮았을지라도, 나 또한 봄을 기약하는 마음으로, 망설임 없이 한 잎 낙엽이듯 가을 길을 걸어 갈 것이다.
--- 「낙엽의 편지」 중에서

일상 속 관계가 이루어 내는 형상에서 잊고 살아온 많은 것들을 되새기게 하고 감동을 주기도 한다. 아침마다 찾는 호숫가 산책로에서 반백의 할머니를 태운 휠체어를 조심스럽게 밀고 가는 할아버지를 만난다. 부부의 쇠락해가는 황혼녘 정겨운 모습에서 녹슬지 않은 사랑이 보인다. 지하철 안에서 손녀와 할머니가 실랑이하며 자리를 양보하는 광경도 본다. 노년에 접어드는 길 위에서 생각해보니 양보와 배려는 관계의 법칙에서 우선 되어야 하는 제 1의 법칙이 아닌가 한다.
별빛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 하늘이 스스로 저물어 어두워지고, 아름답고 화려하던 봄꽃도 열매가 맺도록 시들어 떨어지는 자연의 섭리를 보며 관계의 진리를 깨닫는다.
--- 「관계의 법칙」 중에서

빛은 그늘진 곳의 어둠을 밝혀준다. 서해 갯마을에 대를 이어오던 가난이라는 어둠이 걷히는 데는 조물주가 내려준 갯지렁이라는 미물이 빛이 되었다. 한낱 미물이지만 그들에게는 미래를 밝혀준 소중한 재물이었다. 그 시절 나에게 온 기회를 한 번의 기회, one chance라 말하고 싶다.
우리 삶 속에는 늘 기회가 공존한다. 크든 작든 그 기회는 숨겨진 보물 같은 것이다. 축구나 농구 운동에서 선수들이 슛 찬스를 골로 연결하면 승리의 영광을, 실축하거나 패스 미스를 하면 한순간에 패배의 아픔을 안게 된다. 그처럼 늘 기회를 엿보며 자기 것으로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가 중요한 순간이 그냥 지나칠지도 모른다. 한 번의 기회, 원 찬스는 열정적으로 땀 흘리는 자에게 주어지는 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 「한번의 기회」 중에서

출판사 리뷰

홍승만의 글은 문장이 간결하고 서정적이다.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 따뜻하다. 세상을 맑게 바라보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어 한 편 한 편이 마음을 끈다. 유신 시대를 살아온 작가의 체험 및 삶의 여정을 묵은 일기로 보여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에게 공감을 일으킬 것이다. 단정한 글, 따뜻한 수필 한 편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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