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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04
제1부 나와 일체를 이루던 구두 15 비탈거미의 사랑 19 아이 셋 생일이 같은 날이라고? 24 마음에 박힌 가시 하나 28 사랑의 우산 31 겨울, 그 쓸쓸함에 대하여 35 위장에게 미안했다 39 오구구! 내 사랑 43 연인의 날 47 제2부 그 남자와 그 여자 53 동백기름 57 버스 안에서 61 시간의 길이 66 쑥과 할머니 70 오침 중 꿈 75 가마솥 단상(短想) 79 우울의 깊이 84 기억 88 제3부 거울 같은 달, 12월 95 그 무엇이 내게로 와서 꽃이 될까 99 남편의 자리 103 살림살이 107 생명 사업 111 쑥차의 힘 115 하늘멍 119 반찬가게 앞에서 123 한지 실루엣 127 제4부 3월의 학교 133 계절 순례 136 그라나다 141 꿈꾸는 AI 144 마음판에 새긴 서각 148 어싱(Earthing) 153 여수동좌(與誰同坐) 157 장승 같은 사람 160 전나무의 생 164 제5부 - 지금도 생각나는 사람들 할아버지의 노래 169 민철이와 다시 만나다 181 튀밥집 아줌마 192 고구마 장수 분이 197 채소 장수 아들들 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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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은 평생토록 내 곁에서 나와 함께 나란히 걸어가야 할 인생의 반려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제 짝을 짚신에 비유하고, 달아난 애인을 ‘고무신 거꾸로 신었다’라고 하는 말처럼, 신발은 상징적으로 만나야 할 소중한 짝이고 동반자이다. 배우자는 편안한 신발처럼 항상 편안한 존재여야 한다. 한번 신어버린 구두는 돌이킬 수 없고 물릴 수 없다. 그래서 신발 고르기는 신중해야 한다.
--- p.18 세 아이 생일은 모두 한 날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아이들의 생일이 모두 같다. 세 살, 두 살, 자연 터울로 자연 분만한 아이들이다. 우리 집에서는 모두 같은 달, 같은 날인 세 아이들의 생일을 아주 특별한 날로 여긴다. --- p.25 시간의 고삐는 내가 쥐고 있다. 내가 채찍질하면 시간은 빨리 달리고, 내가 느긋하면 시간도 천천히 간다. 시간의 먹이는 나이다. 사람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시간도 신축성 있게 흐른다. 평행선 위를 달리는 시간을 나는 계산하지 못한다. 그래서 외출하려면 많이 긴장하고 허둥댄다. 그래서 아예 미리 나서기도 한다. --- p.66 지난해 수첩 첫 장에 적어두었던 한 해의 계획과 기도의 제목들을 살펴본다. 내 삶이 고스란히 기록된 수첩은 내가 살아온 자취이고 이력서다. 누구에게나 버리고 싶은 기억과 간직하고픈 추억들이 있다. 수첩 속에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줬던 소중한 이름들이 깨알같이 앉아 있다. --- p.100 로봇 사회가 현실로 다가왔다. 그러나 심각할 필요는 없다. 우려는 접어두고 밝은 희망을 품어본다. 불행한 사고나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는 재활의 기회가 되거나 인간이 하기에는 위험한 일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희망적이겠는가. 섣부른 부정보다 공공의 이익과 모든 분야에서의 선익을 위한 도구가 된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 p.147 기다림은 설렘이다. 기다림 끝에는 만남이라는 선물이 있다. 폭죽처럼 터지는 기쁨도 숨어있다. 해마다 대림 시기에는 촛불이 늘어갈수록 성탄절을 기다리는 설렘도 커졌다. 그런데 올해는 기다리는 마음이 어떠했을까? 가슴 떨림이었을까 무감각이었을까. --- p.157 나무는 죽어서도 나무답게 산다. 나무는 두 번 산다는 이야기가 있다. 죽어서도 쓸모가 있다는 것이다. 누구의 따뜻한 식탁이 되고, 안락한 침대가 되고, 든든한 기둥이 되고 사무실 책상이 되어주고 의자가 되어준다. 숲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집이 되고 양식이 되어 이로운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한 그루 전나무의 쓰러짐은 그냥 무의미한 소멸이 아닌 새로운 소생이다. --- p.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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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글쓰기가 고혈을 짜내는 일인데도 내게는 글 쓰는 일이 행복할 때가 많습니다. 글을 쓰면 작은 희열을 느끼고 때로 카타르시스가 되기도 합니다. 허리 통증으로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기는 힘들지만, 육신과 달리 마음은 즐겁고 편안합니다. 이번 수필집 발간 작업은 내 안 깊숙한 곳에 똬리 틀고 있는 우울의 덩어리를 끄집어내어 밖으로 내 던지는 작업이었습니다. 수필은 고백체의 글이기에 사생활이 너무 노출되어 조심스럽지만, 나의 상처를 감싸주는 치유가 되기도 합니다. 2023 겨울 배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