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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가까이 오래 붙든 바다는 종종 그대로 그림이 된다
1부 아버지가 된 아들 2부 윤슬, 빛의 바다 3부 나의 바다는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 에필로그 바다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평론 조탁의 화가, 김재신이라는 섬 _강제윤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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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이제 내가 그 시절 아버지 나이가 되었다. 그리고 아들을 둔 아버지가 되었다. 묵묵히 참고 견뎌야만 하는 어려운 시간이 많았다. 그때마다 떠오르는 아버지의 모습과 힘든 시기를 함께 버텨 준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내게 가족은 매일의 무게를 견디게 하는 힘이다.
--- p.19, 「1부 아버지가 된 아들」중에서 그림을 파기하기도 하고, 색을 덮고 다시 덮기를 몇 번째. 어느 날 여러 색으로 덮인 그림을 보다 학생들이 쓰던 조각칼로 선을 하나 그어 보았다. 조각칼에 드러난 여러 색의 층을 본 순간. 그것은 자개였다. 어릴 때 늘 보아 오던 자개의 다채로운 빛이 그 한 줄에서 엿보였다. 겹겹의 색깔은 어린 날의 어떤 날, 가족, 반짝거리던 자개, 다양한 기억을 한꺼번에 소환했다.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 p.27, 「1부 아버지가 된 아들」중에서 ‘왜 바다가 노랗고 붉은색이냐’라고 묻는 분들에게 바다에 가까이 가 보라고 말한다. 햇살 좋은 날 갯바위 주위 얕은 바다가 얼마나 다채로운지, 가까이서 내려다보면 황홀함에 넋을 놓게 만든다. 물밑 작은 돌멩이와 풀, 그것들이 물을 통과한 빛과 만나 이뤄 내는 따뜻하고 풍성한 색. 내 작품은 그 바다의 색을 재현해 낸 것이다. --- p.58, 「2부 윤슬, 빛의 바다」중에서 윤슬은 바다의 꽃이다. 통영 바다의 잘고 유난한 빛은 바다 가득 피어오른 꽃이라 할 수 있다. --- p.64, 「2부 윤슬, 빛의 바다」중에서 내가 그린 파도를 내가 끝맺지 않았다. 보는 이들이 본인의 파도를 그리도록 이야기를 남겨 두었다. 그래서 파도는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보는 이들의 이야기로 무궁무진 이어진다. 나의 그림은 나와 당신,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다. --- p.85, 「3부 나의 바다는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중에서 가까이 다가가 오래 본 바다들은 모두 다른 형상과 이야기를 갖고 있다. 그 바다는 작업실에서 다시 넘실댄다. 나는 귀 기울이고 바다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 p.117, 「에필로그 바다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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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다른 표정의 바다를 만난다”
바다에 우리 인생을 새겨온 조탁(彫琢) 화가 김재신 쌓인 만큼 또 깎인 굴곡으로 역동적인 자연과 삶을 표현하다 목판에 겹겹이 쌓은 색을 조각하여 파도와 물결을 담아내는 ‘조탁(彫琢, JOTAK)’의 화가 김재신. 목판을 조각하여 빛의 일렁임으로 가득한 바다를 표현하는 것은 수개월이 걸리는 고단한 과정이다. 30여 년을 묵묵히 수천, 수만 번 색을 깎아 내는 작업을 통해 피어난 바다 윤슬은 찰나의 순간에도 수만 가지 색으로 찬란한 빛의 산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나의 그림은 나와 당신,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의 작품 속 바다는 작가의 유년은 물론 사람들의 삶을 품고 있다. 나전칠기 장인이었던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성장한 어린 시절, 그의 일상에 늘 함께했던 자개의 찬란하게 반짝이던 빛, 나이 차 많이 나는 형과 낚시하러 간 바다에서 바라본 황금빛으로 빛나던 바다, 살아가며 경험한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의 따듯한 정. 그에게 바다는 그 시절을 향한 그리움이고, 어려운 시절을 함께 버텨 준 가족의 사랑이며, 그가 세상을 향해 외치는 응원이자 위로이기도 하다. 때론 부딪히고, 비껴 지나가고, 소용돌이치고, 홀로 유유자적 흘러가지만 끝내 하나 되는 바다의 물결이야말로 우리네 인생과도 같다. 그렇기에 그가 담아낸 바다에는 늘 빛과 희망이 함께하고 있다. 많은 이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전한 김재신 화가의 작품들, 그 근간이 되는 화가의 생애를 이 책에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