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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 5
I. 계몽―새로운 시대 11 1. 대답으로서의 계몽 11 2. 철학을 통한 계몽 17 3. 계몽의 현상형식 21 II. 영국: 상식과 도덕감 27 1. 의회주의와 실용주의 27 2. 경험주의와 열광에서 심리주의와 실증주의로 32 3. 도덕 산문에서 고딕 낭만주의까지 46 4. 계몽―해석과 자기해석 59 III. 프랑스: 비판과 혁명 65 1. 억압과 반란 65 2. 이주에서 배척까지 70 3. 백과사전에서 혁명으로 81 4. ‘레 뤼미에르’(Les Lumieres)―해석과 자기해석 98 IV. 독일: 형이상학과 개혁 103 1. 계몽과 절대주의 103 2. 강단 철학과 세속 철학 110 3. 신의 나라와 인간의 도덕 124 4. 계몽―해석과 자기해석 139 V. 유럽과 미 대륙: 수용과 반역 143 1.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145 2.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147 3.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150 4. 폴란드, 러시아, 헝가리 153 5. 미 대륙 156 VI. 계몽―한 시기의 종말? 159 1. 계몽의 실패 159 2. 계몽의 현재성 162 해제 | 『계몽은 계속된다』 한국어판 보론: 계몽주의 지성사 연구의 전개 165 옮긴이 후기 185 참고문헌 190 인명 찾아보기 203 |
Werner Schnei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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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감수성도 덕의 속박에서 해방되기 시작된다. 감정은 그 자체로 점점 더 관심을 끌게 되고, 특히 낭만적이거나 섬뜩한 감정은 더는 이성과 긍정적인 관계를 갖지 않으며 급기야 이성에 대항하는 것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 새로운 감수성은 이제 자연체험의 새로운 형식과 짝을 이룬다. 자연은 언제나 시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지만, 18세기 초반 영국에서도 자연은 아르카디아 시 문학이나 목가시에서처럼 여전히 목가적이고 합리적이며 조화로운 자연으로 나타난다. 문화 비판조차도 단순한 자연을 향한 열광과 쉽게 결합된다. 그러나 이미 대략 1740년대부터 자연은 인간 문화의 폐허와 함께 어둡고 공포스럽거나 멜랑콜리한 감정의 거울이 된다. (중략) 이런 식으로 계몽의 시대에 멜랑콜리는 “영국병”이 되었고, 많은 작가들은 정신적 광증의 위기를 겪거나 실제로 거기에 빠지게 되었다.
--- p.57 프랑스 계몽은 18세기의 인상적인 프랑스 문화의 일부였고 문화의 수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록 계몽은 기존의 사회와 종교는 물론이고 정치 체제와 (설령 체제 내부에 계몽의 후원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대립하기는 하지만, 이처럼 주류 사회에 대항하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계몽은 정신(esprit) 문화 일반과 대체로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계몽주의적’ 비판은 18세기 프랑스에서 철학자와 작가를 겸했던 이들에 의해 자주 수행되었는데, 이것은 이미 17세기 말에 시작되었다. 교회와 왕권의 완고한 연합전선에 의해 자극받은 계몽은 무엇보다 스스로를 종교와 정치에 대한 급진적 비판으로 표출해야 했고, 정치와 도덕의 확립된 체계와 완전히 단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리하여 프랑스혁명에서는 인권, 무엇보다 자유의 권리가 선언되었다. 종교적 억압은 정치적 혁명으로 끝난다. --- p.69 독일에서 철학은 본질적으로 두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되었다. 즉, 한 요인이 기독교와 절대주의 국가와의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관계라면, 또 다른 요인은 대학들과의 제도적 연합이었다. 종교와 국가의 긍정적 관계가 철학의 내용을 함께 규정한 반면, 두 번째 요인은 무엇보다 철학의 형식에 영향을 끼쳤다. 양자는 함께 독일에서 철학의 발전과 기능을 위한 본질적 조건이었으며, 또한 철학자의 형상을 갖추기 위한 조건이기도 했다. 다소 경건하고 기본적으로 국가에 충성하는 관료였던 독일 철학자는 영국의 ‘신사 철학자’(gentleman philosopher)나 프랑스의 ‘필로조프’(philosophe)와는 원칙적으로 다른 인간상이었다. 독일에서 철학자는 보통 대학교수였으며 국가 및 교회와 비판적 협력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자유로운 작가로서의 철학자는 사회적 조건으로 인해 독일에서 극히 드물었다. --- p.110 영국, 프랑스, 독일의 외부에서 계몽은 단지 “핵심국”에서 “주변국”으로 확장되었다는 의미에서 수출이나 수입 현상으로만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계몽의 확산 현상은 그 자체로 (또 부분적으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사이에서 문화적 전이나 계몽의 전이로도 일어났다는 점에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모든 수용은 자신의 문제, 즉 각 나라가 처한 고유한 상황에 대한 비판을 전제하며, 그런 한에서 어느 정도는 반대나 반역의 잠재적 가능성 또한 전제한다. 따라서 유럽과 미 대륙 어디에서나 계몽의 접점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한다. --- p.143 분명히 계몽의 수용과 계몽주의자들의 반역은 여러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한편으로는 유럽의 여러 나라 내부에 반대나 반역의 잠재적 가능성, 따라서 자국의 내적 관계에 대한 비판의 여지가 있었는데, 이는 자국 계몽의 발전 또는 외국 계몽의 전유로 이어졌다. 다른 한편으로 타국(예컨대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일어난 반역이나 혁명이 자국에서의 모방을 자극했다. 그러나 프랑스혁명의 귀결에서 보듯, 혁명의 수용, 특히 외국의 혁명군에 의한 혁명의 폭력적 수입은 반혁명으로 이어지고 계몽의 수용의 종말, 즉 반란에 대항하는 반란으로 이어지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 p.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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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변화를 지향하는 계몽, 반성이자 개혁으로서의 계몽에 대하여 『계몽은 계속된다』는 18세기 독일 계몽 분야의 권위 있는 학자 베르너 슈나이더스(Werner Schneiders, 1932~2021)가 쓴 ‘계몽’에 대한 포괄적인 입문서이다. 18세기 계몽의 시대를 중심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의 계몽주의 운동과 그 운동의 가장 중요한 입장들과 철학들, 주요 인물들을 다루며, 그동안 자주 간과되었던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미국의 계몽주의도 살펴본다. 지리적 및 문화적 권역별로 두드러지는 계몽의 고유한 특색을 주제화하는 이 책은, 계몽이론의 근본문제를 해설하고 계몽의 ‘현재성’을 묻고 있다. ‘계몽’이란 무엇인가? 계몽에 대한 가장 체계적인 안내서 ‘계몽’은 17세기 중반에 영국과 프랑스에서 시작되었으며, 18세기 후반에는 독일과 미 대륙에서도 확산되었던 비판적 태도와 합리적 인식, 그리고 실질적인 해방과 자유를 추구하는 새로운 문화 운동과 사상적 변혁의 총칭이다. 계몽은 다양한 사상가, 지식인, 법률가, 관료, 사업가, 정치인, 예술가 등의 영향 아래 문화적 진보를 주도했다. 또한 계몽은 실험과학, 기술의 발전, 생산력 증대, 산업 발전, 지적 문화와 예술의 혁신, 정치적 개혁과 정치혁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이처럼 계몽의 운동과 사상은 광범위하며 민족적 영토나 종교적 제약을 넘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계몽의 다양하고 다층적인 복잡성을 유지하면서, 영역별 및 주제별로 나누어 각 지역에서의 계몽의 측면을 탐구하고, 주요 인물, 사건, 작가, 작품을 중심으로 여러 면면을 다루어 안내하고 있다. “계몽의 실패 또한 계몽의 성공이다” 왜 지금 다시 계몽인가? 계몽은 그동안 실패한 것, 낡은 개념,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포스트 담론의 지적 유행을 따라 비판과 극복의 대상으로 치부된 면이 있다. 물론 계몽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계몽과 비판이 호환 가능한 개념인 한, 비판의 도구를 제공하는 것 역시 계몽의 정신이다. 계몽 연구는 여전히 유효하다. 현재에는 극우민족주의, 전제정치의 부활, 종교적 광신, 인종주의의 재부상, 그리고 성차별주의에 대한 반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존재하며, 인공지능의 부상과 탈진실(post-truth) 현상도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다. ‘역계몽’(逆啓蒙)을 초래하는 상황 속에서 계몽이란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변화는 다시 한번 계몽의 의미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계몽은 무엇보다도 현재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진리를 명확히 하며, 다른 이의 지도에서 자유롭게 해방될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하는 것이 계몽의 본질이다. 즉 타자적인 근거에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의문을 제기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강조한다. 결국 계몽은 계속되는 비판적 사유와 함께 우리의 삶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하는 과정이다. 계몽의 시대는 계속되어야 한다 한국의 학계와 출판계에서는 계몽의 원천적 시공간인 18세기 서유럽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저조하다. 또 계몽과 관련된 출판물과 선행연구는 주로 문학과 역사 분야에 집중되어 왔고 철학과 사상사 영역에서의 연구는 비교적 부족한 편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역사적 고찰로부터 현재를 되돌아보고 살아간다고 할 때에, 계몽에 대한 지성사의 연속성 역시 강조되며, 지성사 연구의 편향도 교정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이 책의 번역 출간은 한국에서 계몽 연구의 세 가지 편향, 즉 동아시아 중심, 문학과 사회정치 영역 중심, 영국과 프랑스 중심으로 연구되어 온 편향을 교정함으로써 지식의 균형과 확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이우창 교수의 해제를 더함으로써, ‘20세기 중후반에 활약한 독일 계몽 연구자’가 저자인 것에서 기인하는 내재적 편향 혹은 선입견 역시 교정하고 책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이 책은 계몽 관련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18세기 서유럽과 근대라는 시대를 연구하려는 모든 이에게 정확하면서도 권위 있는 지식을 제공함은 물론이고, 인문사회 분야 교양 교육의 교안이나 자습서 등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