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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1장 뉴욕2장 워싱턴 D.C.3장 디트로이트4장 다시 뉴욕 15장 다시 뉴욕 26장 아메리카 17장 아메리카 2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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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京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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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리베라, 벤 샨, 피카소, 로라 포이트러스……자기중심주의와 불관용의 땅에서 발견한 관용, 연대, 저항의 조각들옥고를 치르던 형들의 구명운동을 위해 방문한 뒤, 30여 년 만에 다시 찾은 미국은 자기중심주의와 불관용이 극심해지는 곳이다. 소수자를 향한 차별적인 언행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자로 부상하고, 여러 문화가 뒤섞여 “서로 갈등하고 항쟁”하는 다양성이라는 가치보다 ‘단일’을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는 곳이다. 그런 미국에서 서경식은 자신에게 선의를 가지고 다가와준 이들과,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진실’을 용감하게 이야기하는 작품들을 만난다. 자본주의의 대명사 미국에서 사회주의자로서 대중에게 침투하려던 디에고 리베라, 참혹한 현실을 그려내며 자신의 그림을 저항과 연대의 무기로 삼았던 벤 샨,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에 항의하며 미국으로 망명한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와, 미국의 국가 폭력과 감시를 문제 삼아 도발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로라 포이트러스……. 서경식은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미술관 복도를 거닐며, 부정의에 저항하며 해방의 씨앗을 심으려고 했던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암담한 현재를 똑바로 응시하며 “쓰고 그리는 일”의 의미를 묻는다.“예술가는 항상 오만함에 맞서는 기개와, 시퍼렇게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한 모멸의 태도를 갖춘 자”라는 벤 샨의 말처럼, 서경식이 불러낸 예술 작품들은 우리가 부정의에 맞서고 선의를 나눌 줄 아는 ‘인간’임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배제의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미국에서 그가 발견한 관용과 연대, 공감의 조각들은, 우리를 “자기중심주의와 불관용”의 세계가 아닌 “복수의 문화가 부딪히는”, “환대와 자유”의 세계로 이끌 것이다.폭력이 진부해지는 시대,이정표가 되어줄 디아스포라 지식인의 사유“우리는 앞으로 긴 악몽의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라는 그의 말대로 세계는 ‘긴 악몽의 시대’에 들어섰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은 매일 수많은 사상자를 낳고 있다. 쿠데타가 발발한 뒤 군부가 집권한 미얀마에서는, 민주화 운동가 등 정치범 네 명의 사형을 집행하는 일이 일어났다. 절망적이고 참혹한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 세계를 살아가며 우리에게 전쟁과 폭력, 죽음은 차츰 “진부한 일”이 되어간다. 폭력이 진부해지는 세계, 죽음이 식상해지는 세계를 염려하는 서경식이 이번 책에서 집어 든 이름은 ‘에드워드 사이드’다. “팔레스타인계 아랍인이자 기독교인, 미합중국 국민”이었던 사이드는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무시당하는 팔레스타인 민중 편에 서서 항상 싸웠다.” 서경식은 책의 마지막 두 장을 할애해, “거의 승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진실을 이야기”해온 사이드의 삶과 저술을 반추한다. 이를 통해 ‘타자’에 대한 적개심을 감추지조차 않고 “파괴와 살육을 쌓아나”가는 세계에서, 체념하지 않고 정의와 진실을 위해 싸운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이드를 추모하는 대목에서는 지난해 세상을 뜬 저자의 삶이 겹친다. 아랍인이자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경계인’으로 삶을 살며, 어느 장소에서도 섞이지 못하고 고독했던 사이드. 그처럼 서경식 또한 “살아가는 장소에서 어울리지 않는 ‘이방인’이며 고독한 자”였다. 이 책의 「맺음말」을 유고로 남기고 떠난 서경식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그러나 그가 남긴 글들은 이제껏 그래왔듯이 “이정표나 등대”가 되어 장벽 너머의 서로를 발견하고 만나기를 열망해온 고독한 자들을 연결한다. “세계 곳곳에서 천박함이나 비속함과는 거리가 먼, 진실을 계속 얘기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우리의 벗이다.”(「진실을 계속 이야기하자」, 《한겨레》)라는 그의 말처럼, 서경식의 글은 엄혹한 시대에도 서로를 벗으로 삼아 ‘진실’을 이야기할 용기를 우리에게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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