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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애인 마레끼아레
안종관 저
강 202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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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나의 특별한 애인 마레끼아레

해설 자기 인식을 통한 현실 귀환 | 염무웅
발문 놀량 고수 안종관 | 윤중호

저자 소개 1

1943년 평안남도 평양 출생. 서울대 문리과대학 국문학과 졸업. 1975년 국립극장 장막희곡 현상공모에 「늙은 수리 나래를 펴다」가 입선했다. 장막희곡 공연 작품으로 「토선생전」 「나의 선녀 마레끼아레」 「객사」 「남자는 위 여자는 아래」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 교육 에세이집 『나는 스스로 자란다』(1989, 실천문학사), 희곡집 『토선생전』(2024, 연극과인간)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35*200*15mm
ISBN13
9788982183386

출판사 리뷰

이 소설 안에 소개된 것은 일본의 극작가 기노시다 준지(木下順二, 1914~2006)의 희곡 「석학(夕鶴)」의 이야기다. 가난한 홀아비 농부가 어느 날 밭에 나갔다가 화살에 맞아 퍼덕거리는 학을 데리고 집에 와서 정성껏 치료해준다. 학은 여인으로 변해서 농부의 아내가 되고 예쁘게 베를 짜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런데 아내는 농부에게 베 짜는 걸 절대 엿보아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농부는 끝내 아내를 훔쳐보고 그리하여 농부의 가정은 파탄에 이른다. 그렇다면 무엇에 이끌려 농부는 불행을 자초하게 되었는가. 대강의 줄거리만으로 정확한 판단을 할 수는 없다. 다만 작가가 헛된 욕심이나 단순한 궁금증 이상의 복잡한 심리적 메커니즘을 작품 「석학」의 배경으로 설정하지 않았을까 짐작할 뿐이다. 어쨌든 금기의 위반은 위반자에게 치명적 결과를 가져온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나’는 마레끼아레와 함께 누리던 행복의 절정에서 점차 아래로 내려오게 되었는가. 그 원인은 한마디로 ‘나’가 가진 욕망 자체의 모순, 그 상반된 이중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건장하고 훌륭한 미남’으로서 가수나 배우, 재벌이나 장군이 되고 싶은 세속적 열망을 갖고 있었고 그 열망의 몽상적 성취가 마레끼아레와의 결합이었다. 하지만 모든 환락적 도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국 사진 속의 인물에 불과하며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허망한 존재일 뿐이라는 것이 확인된다. 그러므로 결국 ‘나’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가족이 있는 현실로 귀환하여 건전한 사회인으로 활동하는 것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진 밖의 이 환한 세상에서 마레끼아레와 함께 있고 싶다는 욕망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 너무도 자명했다. ‘나’의 욕망 자체 안에 원천적으로 두 사람 관계의 파탄이 내포되어 있다는 말이다.

마침내 ‘나’는 금기의 위반에 해당하는 제안을 과감하게 마레끼아레에게 던질 수 있게 된다. “당신과 함께, 여러 사람 앞을 걷고 싶소.”(119쪽) 그리고 이어서 ‘나’는 더 본질적이고 결정적인 의문으로 나아간다. “당신을 알고 싶소!” 이 경우 마레끼아레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싶다는 의문은 바로 자기 자신의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 다름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몽상적 쾌락 속에서만 존재하던 그녀가 점점 낯설게 느껴지고 멀어 보일수록 그만큼 ‘나’는 자기의 현실적 자아에 접근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다음과 같은 자기 회복의 가능성이 확보된다.

나는 마레끼아레를 만나던 때의 덧칠되어 꾸며진 엉터리 나로 되돌아갈 수가 없게 되었고, 나를 부정하려고 발버둥 쳤던 오랜 갈등을 마침내 극복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고통에 마침표를 찍었다. 앞으로 나를 부정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마침내 나는 나를 찾았다.(175쪽)

마레끼아레와 함께했던 동안, 그 여자를 상대하고 사랑을 나누었던 내 멋진 인격과 품위는 일장춘몽 속에서 내게 배당된 배역의 연기에 지나지 않았다. 분장과 가장을 벗어던지고 나는 내 참모습을 찾았다.(176쪽)

추천평

이 소설은 광고용 달력 속의 이국 소녀 마레끼아레와의 사랑이라는 환상적인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다. 외모도 별로 보잘것없고 매사에 실패와 좌절만 겪을뿐더러 변변히 사랑 한번 하지 못하던 주인공은 매일 밤 달력 속의 소녀 마레끼아레를 불러내어 사랑을 나누면서 여자의 아름다운 육체가 어떤 것인가를 알고 삶의 기쁨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지만, 더 깊은 갈등과 고뇌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 소설을 읽는 재미는 달력 속의 마레끼아레와의 환상적이고도 에로틱한 연애담을 따라가는 데만 있지 않다. 그 그림 바탕에는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의 작고 큰 많은 이야기가 깔려 있고 질문이 숨어 있다. 그 이야기를 함께 듣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함께 찾아가다 보면 이 소설의 진짜 재미에 흠뻑 취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이다. - 신경림 (시인)
이 소설의 젊은 주인공은 이성의 사랑을 갈구하다가 번번이 좌절당하자, 자신을 가망 없는 실패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상적인 이성 교제를 단념하고 자폐적이고 자기비하적 감정의 수렁에 빠져 든다. 여자를 사랑할 자신도, 능력도 없는 그는 결국 자기 자신, 즉 자기 속의 여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자기 방의 벽에 붙여놓은 포스터 미인에게서 자신의 분신을 발견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환상 속의 사랑이다. 포스터 미인을 흔히 ‘핀업 걸’이라고 한다. 핀업 걸은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지만, 주인공은 그녀와의 관계에서 성적 사랑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랑도 함께 얻어낸다. 병적이고 왜곡된 사랑의 이야기인 이 소설이 야릇한 감흥을 일으키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우리는 가끔 꿈속에서 낯모르는 아름다운 유혹자 서큐버스(succubus)를 만나기도 하는데, 그러니까 주인공의 사랑은 바로 서큐버스와의 사랑인 것이다. 서큐버스는 꿈속에서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우리의 분신이다. - 현기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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