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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의 과학평론
고운 유혹에 빠졌다가 인간하경 수제 문예평가 함일돈 군의 기극 신변잡초 한제 수편 몸뻬 시시비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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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으로 건너가던 해 첫 겨울. 아니 이럭저럭 벌써 십이삼 년이나 된 옛이야기이다.(나도 벌써 옛이야기를 하는구면!)
두 주일밖에 아니 되는 방학인지라 고향에 돌아올 생각은 먹지도 아니하고 시험이 끝난 시원한 마음에 하숙집 사조반 다다미방에 네활개를 내던지고 벌떡 드러누워 있는 판인데, 현관문 여는 소리와 함께 사이상을 찾더니 이어 주인노파가 전보 한 장을 올려다준다. 타관에 나가 있는 사람에게 전보같이 긴찮은 것은 없다. 더구나 연만한 노친을 둔 사람에게는. 그래 얼핏 뜯어보니 불길한 예감은 다행이 비끄러지고 "여비 암만을 보냈으니 곧 다녀가라" --- “고운 유혹에 빠졌다가” 중에서 하숙방 벽에 세계지도 한 장을 붙여놓았다. 어느 신문에서 부록으로 발행한 것인데 지도라느니보다 시국약시표(時局略示標)다. 하기야 벽에도 명필의 주련을 붙인다든지 명화를 액에 넣어 걸어놓는다든지 또 이름난 고화 족자를 비단으로 선 둘러서 걸어놓는다든지 하면 눈도 살이 찌고 좋겠지만 그것은 생활과 마음의 여유가 다같이 없는 나인지라 무릇 인연이 멀고 멀다. 그래서 필경 시방도 치어다 보이는 저 세계지돈데 이놈 살풍경스럽기가 다시 없다. 아무렇게나 얼룩덜룩 빨갱이 파랭이 검정이 노랭이 함부로 물감칠을 (한듯한 조각들이라든지 올망졸망한 영유의 표시라든지 또 금시 대포소리 중폭격기 소리) 독와사(毒瓦斯) 냄새 신음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대항지대의 표시 이런 것이 실로 120 퍼센트 비미술적(非美術的)이다. --- “신변잡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