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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 닮기로서의 글쓰기 박정혜─납작한 3차원의 세계에서 숙취 심한 날 (2017) 곽이브─P.와 p.의 대화 기민정─어느 소설가에 대한 그림에 대한 소설 어쩌면…있을지 몰라 이형구 ─ … 와 … 2. 소진되는 신체의 퍼포먼스 퍼포먼스의 감염 경로는?─퍼포먼스 예술의 동시대성을 찾아서 정금형─구매자를 위한 박물관 기계 안무의 갈림길 윌리엄 켄트리지─체력소진이라는 지표 덤 타입─멀티미디어 퍼포먼스의 삶과 죽음 황수현─초현실, 움직이거나 이끌리거나 퍼포먼스와 사물성 이민경과 이보 딤체프─진정성의 폭력을 대하는 두 가지 태도 당신의 정확한 불안 3. 페티시 매체 또는 재귀적 질문 회화에 대하여 (2018~2021) 이제─떠나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도착했다 윤지영─(하나의) 조각 이후 장서영─빛의 피부를 만지는 일 박이소─추억 없는 세대를 위한 회고전 4. 도구로서의 여행 유감스럽게도 더 이상 직접 볼 수는 없지만─현대미술과 재현의 문제 미술관 소장의 지리학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는 예술 어느 비평가의 타임캡슐 5. 정체성 정치의 현재 ‘우리들’의 공동체, 독립과 고립의 경계에서─신생 공간과 프로젝트 그룹의 문화정치학 미디어 담론에서 영매의 아카이브로 예술가, 장사꾼, 임시변통한 나 배성희─쏟아지는 외부 현아─어디에서 왔습니까? 김우진─바벨의 그림자 방향키 조작하기─우주에서 지상으로 6. 생존의 윤리 김방주─장난감의 모랄 시체와 유령 배민경─예술의 지겨움에 대하여 강기석─무겁게 허우적대는 발 홍세진─차갑게 와 닿는 사물 김지영─생존의 윤리 부록 수록지면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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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외부’는 집중을 요하는 가치 있는 대상과의 마주침 이외에도, 놀랍도록 팽창한 미술 제도의 윤리적 결함과, 세계의 위기를 가속하는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의 표현을 따르자면] 신경전체주의 시대에 대한 경계심을 담고 있다. 이것은 양가적이다. 마치 온종일 대낮이 이어지는 백야의 경이로움과 피로처럼.
--- p.11 욕망의 성취 불가능성이 아닌 욕망하기 자체의 불가능성을 환기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욕망을 추구하는 주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쩌면 작가 주체의 이러한 무능과 범속함을 상기하는 것이야말로 퍼포먼스의 동시대성, 더 나아가 동시대 미술의 급진성을 찾아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 p.66 회화와 도시는 닮았다. 둘 다 오래된 것이라는 점에서. (...) 도시가 자신의 오랜 역사를 지우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욕망하는 속도의 주체인 데 반해, 회화는 자신이 더 이상 새로울 것 없으며 역사를 더 써내려갈 만한 주체가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 p.153 최근 미술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세대론은 ‘예술가의 생존권’ 투쟁과 결합하며 빠르게 지지층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세대론은 미술 자본의 독특성을 교묘하게 은폐하고 만다. 미술계에서 노동 착취의 문제는 단 한 번도 젊은 세대나 작가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으며, 그보다는 ‘업계’ 전체의 오랜 관행이었다. 계급양극화와 적자생존이야말로 현재의 미술 생태계를 설명하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체제의 왜곡을 세대의 억압으로 가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새로운 것을 젊은 것과 동일시하려는 태도는 거의 자동적이며, 젊음과 나이 듦을 우열로 구분하는 이데올로기는 현대미술의 ‘역사적 전통’이자 자본의 확장 근거이다. 청춘이든 잉여든 88만 원 세대이든 ‘새로운 세대’를 표방하는 이들은 ‘새로운 시장’ 혹은 ‘시장의 확장’을 바라는 욕망을 내비친다. 자본에 대한 미술의 욕망이 더욱 세련되어지고 있다는 현실인식이야말로 최근의 세대론 논쟁에서 깨우쳐야 할 부분이다. --- p.244 이들은 섹슈얼리티를 재현하는 두 가지 다른 태도를 보여주지만 모두 남성과 여성 ‘성기’의 형태와 형상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마치 페미니즘과 퀴어 미학-정치의 투쟁이 성기 형상을 둘러싼 이미지 전쟁에 있는 것처럼, 선명한 주제만큼 단순한 방법적 선호처럼 보이는 것이다. 동시에 이들이 선택한 도상의 상투적인 인상은 내밀함의 부재로부터 온다. 예술이 세계에 대한 예술가의 주관적 해석을 담고 있다 할지언정, 그것이 그들 자신의 정체성과 상호투과적인 개인 서사의 구축으로 흐를 필연성은 없다. --- p.281 보들레르는 「장난감의 모랄」(1853)에서 아이들이 장난감을 고장 낼까 봐 염려하는 부모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며, 아이들이 장난감을 내동댕이치고 쪼개고 부술 때 그들은 헛되지만 그 장난감의 영혼을 붙잡으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장난감은 이렇게 단순한 놀이의 대상이 아니라 제의적 대상이 된다. 만약 우리가 예술을 대할 때 부모의 위치에서 그것의 물질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한없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다면, 예술은 상품 경제의 논리에 편입했다가 한물간 유행 상품 목록에 자리 잡을 것이다. 예술이 다행히 아직 어린아이가 놀다 질려 창고에 처박아둔 고물 덩어리가 되어버리지 않았다면, 예술은 어린아이의 천진한 놀이 속에서 박살 나면서도 영혼을 지니게 될 것이다. --- p.2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