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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디 말(緖言)
제1회 음양이 변하여 으뜸으로 용이 되어 오르고, 거짓 희롱한 것이 진실이 되니 호랑이를 탄 형세와 같다 제2회 무정한 느낌은 뜻을 둘수록 더해 가고, 이치에 맞는 간언은 도에 어긋나기에 거부하다 제3회 이름난 기생이 교태를 보이나 거짓 남자는 무심하고, 적괴의 목이 떨어지니 진실로 여아에게 용맹이 많도다 제4회 안비산에서 귀명부인이 큰 성공을 거두고, 사자동에서 순무어사가 기분 좋은 승전보를 전하다 제5회 개선하는 날에 오운정에서 큰 잔치가 벌어지고, 시부를 읊던 밤에 백화지로 사은이 내리다 제6회 이 상서는 서번과의 전쟁에 출전하고, 장 각로는 대궐에서 혼사를 의논하다 제7회 청주후는 용문산에서 노닐고, 옥공주는 호선사에게 글을 보내다 원문 緖言 제1회 變陰幻陽魁捷登龍 弄假成眞勢似騎虎 제2회 無情之感有意而漸 合理之諫背道而拒 제3회 名妓獻態假男子無心 賊酋隕首眞女兒多勇 제4회 雁飛山歸命夫人大成功 獅子洞巡撫御史好奏捷 제5회 凱旋日大宴五雲亭 詩賦夜賜落百花池 제6회 李尙書出戰西蕃 張閣老議婚北闕 제7회 靑州候雲遊龍門山 玉公主書送虎禪師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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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람의 품성이라는 것은 남녀 사이에 전혀 차별이 없다. 그런데 어찌 영웅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남자에게만 있고 여자에게는 없는 것인가? 여자라도 품성과 기운이 남자보다 더욱 뛰어난 경우가 있으면, 여자 중에도 반드시 영웅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있으리라. 여기 이형경(李炯卿)의 일대 사적을 보면, 여자 중의 영웅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풍속에는 오직 남자만을 살아 움직이는 존재라 여기고 여자는 깊숙한 곳에 감춰진 존재로 여겨, 하늘이 내신 무한한 영웅성을 버려두게 하니 그 한탄스러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썩은 풍속이 한국에까지 흘러들어 와 여자를 사회적으로 버려진 존재라고 여겨, 나라가 진보되고 개명한 데로 나아갈 수 없으니 또한 한탄스러운 일이다. 이에 봄에 피어난 한 줄기 꽃무릇 같은 이형경의 고사를 들어 여자 중에도 영웅이 있음을 드러내 밝히려 한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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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웅》은 본명을 밝히지 않고 백운산인(白雲山人)이라는 호를 사용한 사람이, 1906년 4월 5일부터 같은 해 8월 29일까지 《대한일보》에 연재하다가 116회를 끝으로 중단한, 국문현토본 한문 소설이다. 여성 주인공 이형경이 영웅의 업적을 이루는 여성 영웅 소설이다.
여성이 장수로 출전해 영웅의 업적을 이루는 과정을 조명한 소설은 개화기 이전 시대의 고전소설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다. 특출난 능력을 지닌 여성 주인공이 남장을 한 채 과거에 응시해 장원으로 급제하고, 높은 벼슬을 지내며 나라 안에서 일어난 난을 평정하는 등 큰 공을 세우지만, ‘여성’이라는 정체가 탄로난 이후에는 결국 남성 인물과 혼인해 가정으로 회귀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여영웅》의 저본이 된 《이형경전》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여영웅》의 이형경은 ‘남성’이라는 기호를 걸침으로써만 비로소 허용될 수 있는 존재인 이전의 여성 영웅들과는 결이 다르다. 이형경은 ‘여성’이라는 정체가 탄로된 이후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혼인이라는 운명을 끝까지 거부한다. 황제의 회유도 옥황상제의 위엄도 자신의 삶을 살겠다는 이형경의 고집을 꺾지 못하는 것이다. 남성과 동등한 인간으로서, 나아가서는 남성 인물을 월등히 능가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이형경의 이야기는 여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담고 있다. 이형경의 능력 발휘는 소설의 배경인 중국 내에서의 활동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로까지 이어진다. 해외에 나가 ‘미개의 땅’을 개척해, 불과 10여 년 만에 교육입국을 통해 부국강병을 이룩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강대한 나라를 건설한다. 부국강병이라는 이루는 첩경이 교육이라는 ‘개화’의 정신을 깨어 있는 ‘여성 지도자’가 단적으로 보여 준 것이다. 낡은 가치와 새로운 가치, 무지와 개명이 혼재하던 개화기에 백운산인은 이전 시대의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 고전소설 《이형경전》을 개작해 자신의 인식 수준 안에서 여성의 교육과 사회 진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비록 그가 그린 ‘개화’는 설익은 것이었지만 《여영웅》은 분명히 꿈틀거리고 있던 새 시대의 정신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