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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새로운 시절, 새로운 세대 : 그들은 누구인가 01 새로운 시니어의 탄생 장수사회, 길어진 생애 시간표/ 중장년 전환기, 새로운 시작의 문/ 생애주기와 연령 규범의 재정립/ ‘신중년’에서 5‘0플러스 세대’까지, 호칭의 연대기 02 중장년 전환기, 세 가지 정체성 소비시장의 주류, ‘액티브 시니어’/ 일이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신중년’/ 먹고사니즘 그 이상을 플러스하다, ‘50플러스 세대’/ “삶의 아침 프로그램에 따라 오후의 삶을 살 수는 없다” 2장. 중장년 담론 · 정책의 연대기 : 2006~2024 01 태동에서 새로운 물결까지 : 20년의 시간 중장년 정책은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와 임팩트를 만들었을까?/ 한국 중장년 사업과 제도화의 역사 02 태동기 2006~2010 : 시민사회, 최초로 오십 이후를 주목하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의 도전/ 해피시니어가 보여준 가능성 03 시작기 2011~2015 : 고령화 사회의 대안으로 떠오르다 중앙정부에서 대응 시작/ 고용노동부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 서울시, 전국 최 초 공공정책으로 중장년 사업 시작/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설립, 그 고난의 여정 04 확장기 2016~2022 : 국가 어젠다로 정착하다 새 정부의 요란한 발표, 그러나…/ 서울시50플러스사업의 특별함/ 50플러스, 관점의 전환을 보여준 새로운 개념/ 왜 ‘공간’에 주목했을까?/ 영광과 시련 그리고 남은 과제들 05 새로운 물결 2022~: 미래의 체인지 메이커는 무엇이 될까? 잠시 멈춤 이후, 주체의 다양화와 당사자 연대/ 협력적 파트너십이 핵심 열쇠 3장. ‘전환’의 새로고침 : 일, 배움, 관계에 대하여 01 쉼 : 새로운 이행의 준비 새로운 이행, ‘갭이어’ 담론의 시작/ 중장년 전환을 위한 ‘그레이 갭이어’/ 명함 없는 일상, 중장년 갭이어를 허하라 02 일 : 모든 것의 우선인 ‘일’, 어떻게 할 것인가 뜨거운 감자, 일자리/ ‘앙코르 커리어’의 등장/ 한국형 앙코르 커리어의 특징/ 앙코르 커리어에 관한 뿌리 깊은 선입견/ 전환을 위한 일상의 기술, 탐색부터 N잡러까지/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 소통 03 배움 : 오십의 페다고지 중장년 전환기에 ‘교육’은 가장 효율적 수단/ 안전망의 함정, 중장년 교육 현장의 딜레마/ 조금은 다른 교육, [사례1] 영국 U3A: 순환적 학습 협동조합/ [사례2] 일본 릿교대 ‘세컨드 스테이지 칼리지’: 세대 · 지역과 호흡하는 대학교육의 품격/ [사례3] 서울50플러스인생학교: 중장년 전환기 교육 모델을 제시/ 교육을 넘어 커뮤니티로/ 중장년 교육의 ‘새로고침’ 04 관계 : 협동은 어렵지만 인생 후반전 가장 강력한 힘 관계의 위기, 관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자/ 베이비부머 세대여, 이제는 ‘지역 데뷔’다/ 세대 공감, 교류를 넘어 교감으로/ [사례1] 미국 ‘제너레이션 투 제너레이션’ 캠페인/ [사례2] 영국 ‘매직 미’ 프로그램/ [사례3] 독일 ‘시니어 학교 부엉이’/ 주거, 가장 확실한 세대 협력 4장. 3인 3색 ‘전환’의 삶 : 그들은 어떻게 전환을 이루었나 01 공동 창업 ‘희망도레미’ 이야기 한국형 앙코르 커리어 1세대, 그 지속 비결은?/ 은퇴 후 적정 급여, 정답은 없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는 눈과 실무 능력이 중요 02 53세 퇴직 후 소셜벤처 취업, 황성철 씨 이야기 사회적경제에 입문, 인턴십 경험/ 대기업 퇴직 후 현실/ 동년배 중장년을 상담하면서 진짜 어른이 된 느낌/ 프로필 마지막 줄은 현재의 나 03 주부에서 작가로, 천둥 작가 이야기 나를 구하기 위해 덕질 시작/ 가슴 뛰는 일, 오십에 인사이트/ 바베트의 만찬처럼, 사회공헌 마을 비즈니스/ 돌봄이 정치더라, 선배 시민으로 살아가기 5장. 담대한 오십을 위하여 : 장수사회 준비, 상상력이 현실이 되게 01 창의적 나이듦으로, 정책 패러다임 시프트 늙음에 관한 새로운 상상/ 개인도, 사회도 ‘창의적 나이듦’으로 02 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새롭고 담대한 정책 네 가지 첫째, 한국형 앙코르 법안이 필요한 때/ 둘째, 누구도 배제되지 않게/ 셋째, 기업의 앙코르 펠로십/ 넷째, 중장년이 대학 캠퍼스를 구할 수 있을까? 03 고령화 렌즈로 바라본 정책 확장 갱년기 친화 기업 인증이 있다고?/ 절반의 확률, 우리는 어느 쪽일까?/ 돌봄의 무게, 커뮤니티 회복을 통해/ 지역 소멸 해법, 중장년 관계인구로 살아보기/ 세대연대기금과 사회적 상속, 두 세대가 만나야 하는 이유/ ‘당사자성’이 열쇠다 에필로그 : 이제는 스스로 증명해야 할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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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일자리 지원사업의 한계를 느끼며 서서히 소진되어갈 무렵 ‘해피시니어 프로젝트’ 채용 공고를 보았다. 2006년 민간연구소를 표방하며 출범한 (재)희망제작소에서 전문직 퇴직자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희망제작소라는 기관도, 전문직 퇴직자라는 대상도 모두 낯설었지만 한 가지 생각이 번뜩 스쳐 지나갔다.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퇴직자들을 내가 경험했던 외식업같이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기업들과 연결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까?’ 생각하니 다시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그때 내 나이 서른여덟 살, 그렇게 나는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로 중장년 사업과 첫 인연을 맺었다.
--- p.5 개인과 사회의 필요가 만나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때가 왔다. 이제 ‘중장년기’를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 노먼 라이더 같은 외국 학자들은 달라질 사회구조를 예측하고 꽤 오래전부터 100세의 절반쯤에 해당하는 50~60세 시기를 ‘제3연령기’, ‘세 번째 장’, ‘앙코르 단계’, ‘제2성인기’ 등으로 지칭하면서, 개인이 새로운 성장과 성취를 추구해야 할 시기로 규정해왔다. 새롭게 탄생하는 중장년기의 핵심은 중장년이라는 나이보다 그 시기의 특성이 ‘전환기’라는 데 있다. (…) ‘중장년 전환기’를 새롭게 호명한 까닭은 적극적 전환의 문으로 들어서기 위함이다. 과거 인생을 마무리하는 단계로서 중장년이 아니라 새롭게 다가온 인생 후반부 삶을 차분히 준비하고, 아무런 준비 없이 세월에 이끌려 맞이하는 나이듦이 아니라 스스로 시간성을 경험하고 채워가며 다양한 노년기 삶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능동적?적극적 개념으로서 전환기를 의미한다. --- p.28 2007년 9월에 개설한 ‘행복설계 아카데미’ 1기는 40명 모집에 150여 명이 넘게 신청했다. 모집이 안 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며 짓던 한숨이 행복한 비명으로 바뀌었던 그날이 생생하다. (…) 행복설계 아카데미는 기본 120시간 과정으로 설계됐다. 40시간은 특강과 워크숍으로, 80시간은 실습으로 구성돼 있다. 실습은 개인별로 상담한 뒤 원하는 분야 비영리단체(NPO)로 매칭돼 2~3주에 걸쳐 진행됐다. 사실 중장년 모집보다 기관 섭외가 더 어려웠다. (…) 행복설계 아카데미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총 19기에 걸쳐 수료생 700여 명을 배출했다. 수료생의 절반가량이 지역 풀뿌리단체, 사회적기업, 국제구호단체, 복지기관 등 다양한 제3섹터 조직에서 대표, 상근활동가, 전문위원, 자원활동가로 일하며 새로운 삶의 모델을 보여줬다. 또한 수료생들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앞세워 13개 사회적경제 조직, 비영리민간단체를 설립했다. 시니어 재능나눔 플랫폼 ‘사회공헌 사업단 렛츠(LET’S)’, 국내 최초 장애인 전문 사진관 ‘바라봄 사진관’,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평택 다문화 사랑회’, 공공벽화 사업으로 지역과 함께하는 ‘한마음 공공미술단’, 마이크로크레디트와 소기업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희망도레미’, 대학생 인재를 양성하는 ‘아름다운 서당’, 새내기 직장인에게 온라인 상담을 하는 ‘시니어멘토’, 서로 배움을 주고받는 ‘지혜로운 학교’ 등 각자의 욕구와 전문성을 살린 창업·창직 모델은 이후 소개할 ‘앙코르 커리어’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 p.66 우리 사회 갭이어 담론이 아직은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20대 청년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 단편적 프로그램에 머무르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영미권에서는 갭이어를 인생 전환기 또는 이행기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이행하는 기간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사회로, 직장과 직장 사이에 탐색하는 시간으로, 한 개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다음 도약을 준비하는 재정비 기간으로 인식한다. 특히 새로운 생애주기가 대두함에 따라 중장년 세대의 갭이어에 관한 공감대가 확산돼 별도 개념까지 등장했다. 바로 ‘그레이 갭이어(Gray Gap Year)’, ‘골든 갭이어(Golden Gap Year)’다. (…) 영미권에서 그레이 갭이어는 공간의 이동, 즉 다른 공간에서 살아보는 형태가 많다. 2018년 BBC 보도에 따르면 갭이어란 일상의 경계를 벗어난 모든 종류의 여행과 경험을 뜻하며, 이것이 꼭 ‘비행기 티켓’이어야 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시니어가 원하는 갭이어 형태는 여행이라고 전했다. 다만 기존 시니어들이 크루즈 휴식을 선호했다면, 지금 베이비붐 세대는 배낭여행이나 캠핑카를 타고 전 세계를 다니며 여행과 봉사가 결합한 형식을 선호한다든지, 다양한 탐험, 현지 일 체험 등 적극적 방법으로 휴식하고 탐색하는 시간을 보낸다. 부부 또는 혼자, 때로는 손주와 함께하는 등 구성도 다양하다. --- p.112 앙코르 커리어는 인생 후반 ‘지속적 수입’뿐만 아니라 ‘개인적 의미와 성취’, ‘사회적 영향과 가치’ 이 세 가지 모두를 만족하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앙코르 커리어는 미국 앙코르닷오르그(ncore.org,)의 설립자이자 CEO인 마크 프리드먼이 오랜 경험과 연구 끝에 주창한 개념이다. (…) 프리드먼은 중년과 노년 사이에 새롭게 앙코르 단계를 설정했다. 그는 이 단계에 진입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경험과 능력, 시간 그리고 그 외 모든 유무형 자원을 미래 세대를 위해 활용하는 일이 긴급하고 절실한 사회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 앙코르 커리어는 과학이나 이론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욕구와 특성을 지닌 중장년 세대의 ‘일’을 재정의하고 이에 동의한 많은 사람이 반복적으로 이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확산했다. 따라서 정형화된 틀이 있지 않으며 국가마다, 개인마다 개별적이고 상대적으로 작동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 p.128 앙코르 커리어 모델에서 복수 직업은 아주 흔하다. 복수 직업은 앙코르 커리어의 특징을 설명하는 대표적 개념이기도 하다. 이를 문장 부호 ‘슬래시(/)’로 표현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직업상담사/○○협동조합 이사’처럼 직업 몇 개를 슬래시로 명함에 표기한다. 어찌 보면 N잡러와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투 잡, 쓰리 잡 등 개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가장 이상적인 복수 직업은 적은 금액이더라도 지속적으로 고정 소득이 나오는 분야가 있고, 그 밖에 열정과 시간을 쏟을 수 있는 여러 일거리를 만들어 각각 역할 비중과 근무 형태를 다르게 설계하는 형식이다. 앙코르 커리어 분야의 일은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탄력적인 경우가 많아서 ‘따로 또 같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p.137 영국 U3A의 가장 큰 특징은 선생과 학생이 따로 있지 않고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자발적 학습 공동체라는 정체성이다. (…) 수업은 ‘클래스’가 아니라 ‘그룹’으로 표현하고, 강사 대신 코디네이터만 있을 뿐이다. 일방적 강의란 찾아볼 수 없다. 회원들이 서로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일이 곧 수업이다. 특정 주제에 관심이 깊고 전문성을 갖춘 회원이 코디네이터가 되어 수업을 개설하고 진행을 도울 뿐이다. 이렇게 학습을 통한 성장, 만족감, 삶의 희열을 느낀 회원들이 가끔은 유산을 기부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떤 회원은 유산 1만 파운드를 기부금으로 남기면서 ‘최신형 컴퓨터 장만, U3A 본부 페인트칠 공사’ 등으로 사용처를 남겨놓는 식이다. (…) 페첨 지역 시니어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U3A 회원이냐, 아니냐’로 말이다. 영국 전역에서 두 개 주에 한 개꼴로 새로운 U3A가 생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고 시니어들의 참여와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 p.163 ‘다시 배우기’, ‘재도전’, ‘다른 세대와 함께 공부하기’라는 세 개 콘셉트에 기초해 설립된 릿교대 ‘세컨드 스테이지 대학’은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 기관이다. 전환기 중장년에게 어떤 배움이 필요하며, 이들의 재출발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구체적 방향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중장년 교육 프로그램은 일회성이나 단기 과정으로 운영되지만, 릿교 세컨드 스테이지 대학은 최소 1년 과정(본과 1년)을 마친 후 희망자에 한해 전공과로 진학하는 학제를 운영한다. 과정을 수료하려면 필수 학점을 취득해야 하고 논문도 제출해야 한다. 교육과정은 크게 ‘고령화 사회의 교양 과목군’, ‘커뮤니티 디자인과 비즈니스 과목군’, ‘세컨드 스테이지 설계 과목군’ 등 세 과목군으로 체계화돼 있다. (…)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다른 세대와 함께 공부하기를 실현한다는 점이다. 수강생은 릿교대 일반 학부 수업을 전후기에 각각 두 과목씩 수강할 수 있다. 학부생 훈련 수업에 해설위원으로 참여하고 젊은 학생들과 도서관, 컴퓨터실, 식당 등 공간을 공유한다. 20세 전후 학생들과 섞여 공부함으로써 시니어와 젊은이가 캠퍼스에서 교류하고 서로 자극을 준다. --- p.169 독일 ‘시니어 학교 부엉이’는 학생 교사와 시니어 학생이 서로가 잘하는 것을 가르쳐주는 재능 나눔 프로젝트다. 2001년 독일 북서부 도시 레케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해 독일 여러 지역으로 확대됐다. 독일 김나지움 학생들이 영어, 불어, 컴퓨터-인터넷 등 각자 자신 있는 과목을 강좌로 개설해서 지역에 사는 55세 이상 시니어들에게 가르쳐준다. 모든 비용은 무료다. 학생들은 부엉이 학교에 학생 교사로 참여하고,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 교사들이 해결하기 힘든 문제에 부딪히면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지역단체는 프로젝트 운영 노하우와 행정인력을 지원하고, 지자체는 강의 공간을 제공하는 등 역할을 분담해 ‘학교 속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업은 방학을 제외하고 매주 금요일 오후에 두세 시간 진행된다. 참가자 모두가 함께 모여 준비한 간식을 나누는 등 세대 간 자연스러운 대화의 장을 만든다.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참여 의지로 꾸려나가는 부엉이 학교는 지역사회 노인들의 삶에 활력을 더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참여와 나눔의 기쁨을 선물하고 있다. --- p.206 우리 사회에서 주거 문제는 세대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부동산이라는 물적 기반을 갖춘 중장년 세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삶을 꾸릴 수 있었지만, 근로소득뿐인 청년 세대는 평생을 모아도 집 한 채 사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2015년 서울시에서 새로운 중장년 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주거 문제는 주요한 의제였다. 청년 주거 문제 해결에 중장년 세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련 전문가, 당사자들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 세대가 협력해서 만든 대표적 주거 모델 사례는 2018년 시작된 ‘터무늬 있는 집’이다. 청년 주거 문제 해결에 뜻이 있는 선배 세대가 자발적으로 기금을 출자해 청년들에게 저렴(1인당 평균 주거비 10만 원 내외)하면서도 양질의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세대 협력형 시민운동이다. 2018년 강북구에 첫 번째 터무늬 있는 집이 만들어진 이후 2023년 8월 기준 총 16호까지, 청년 80여 명이 안정적 주거 공간을 갖게 됐다. 시민 180여 명이 출자자로 참여했기에 가능했다. 2016년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가 문을 열면서 중장년들의 주거 전환에 관한 프로그램이 본격화됐다. (…) 나아가 서울시 ‘한지붕세대공감 코디네이터’와 같은 일자리 사업으로도 확장됐다. --- p.209 창의적 나이듦은 조금씩이라도 성장을 멈추지 않겠다는 ‘태도’, 자신이 주체가 되어 노년의 삶을 개척하겠다는 ‘의지’,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관계성’이 어우러져야 이룰 수 있다. 창의적 나이듦이 가진 능동성과 적극성은 중장년 전환기가 지닌 주요 특징이기도 하다. 중장년기에 긍정적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게 시간과 기회를 마련하고 새로운 사색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 창의적 나이듦을 이룰 수 있게 한다. 당연히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의료, 복지, 기술 등 사회적 뒷받침도 있어야 하고 중장년을 둘러싼 정책과 시민사회도 전환해야 한다. --- p.266 현재 개인 퇴직 계좌나 연금은 기존의 은퇴 개념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대대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중장년 전환기를 지원할 사회적 제도나 법과 관련해서는 마크 프리드먼의 제안이 돋보인다. 그는 구체적으로 ‘개인 목적 계좌’, ‘앙코르 법안’을 제시했다. 길어진 인생 주기에 맞춰 전환기에 여러 가지를 대비하려면 전문 자격증, 새로운 공부, 장기 여행·연수, 디지털 기기 등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목돈이 들어간다. 이런 비용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개인 퇴직 계좌처럼 세제 혜택이 있는 여러 장치를 개발해 전환기 비용 부담을 덜어주자는 게 핵심이다. 이미 IBM 같은 기업들은 직원들이 전환기에 대비해 교육비를 미리 저축할 수 있게 지원하는데, 일종의 평생학습 계좌 형식이다. 평생학습 계좌에 납입한 금액만큼 개인에게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직원들의 평생학습 계좌를 지원하는 고용주에게도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앙코르 법안은 더 개혁적이다. 예를 들면 개인마다 전환기 비용이 필요한 시점에 1~2년 동안 미리 사회보장 연금을 받아 쓴 다음 나중에 다시 완전한 혜택을 받게 하는 등 사회보장제도를 개인의 상황과 특성에 맞춰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활용하자는 내용이다. --- p.272 더 획기적이고 근본적인 방향으로 보면, 누구나 나이 오십?육십 전후 전환기에 종합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면 좋겠다. 생각해보라. 우리가 학교 입학 전 취학 통지서를 받고 전환기 건강검진 안내 문자를 받았던 것처럼, 50년을 무탈하게 살아온 시민으로서 축하·격려하는 말과 함께 이런 종합 안내를 받을 수 있다면 생각만 해도 든든하고 내가 낸 세금이 아깝지 않을 듯하다. 디지털 강국답게 온라인과 모바일을 활용한 챗봇 상담 등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중장년들의 새로운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 p.277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중심이 되어 ‘서울50플러스인턴십’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했다. ‘인턴’ 하면 대다수가 영화 〈인턴〉을 떠올리며 낭만적으로 상상하지만, 사실 국내 중장년 인턴십은 절박한 현실에서 출발했다. 세계에서 가장 이른 나이에 퇴직하는 우리 사회에서 다른 분야로 이직하는 일은 어찌 보면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하지만 낯선 조직문화, 소통 및 일하는 방식의 차이 등 장벽이 있기 때문에 기업과 당사자 모두에게 일종의 디딤돌이 필요했다. 서울50플러스인턴십은 2016년부터 시작했다. 3년 동안 통계를 보면 800여 명이 중소기업과 사회적기업 400여 곳에서 인턴으로 일한 후 이 가운데 약 50퍼센트가 관련 일자리로 연계됐다. 서울시 인턴십 모델은 다른 지방정부 및 민간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엔턴십(Entrepreneur+Internship), 멘턴십(Mentor+Internship) 같은 복합어가 출현할 만큼 최근 들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엔턴십이 주로 창업 분야에서 창업 기업과 연계되는 개념이라면, 멘턴십은 주로 스타트업 기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개념이다. --- p.280 “10~15년 안에 미국 내 4000개 대학 중 절반이 파산할 것이다.” ‘파괴적 혁신’이라는 용어를 창안한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2013년에 한 예측이다. 온라인 교육 증가, 저출산 등으로 전통적 교육관이 빠른 속도로 소멸하리라는 경고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는 현실이 됐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가 대학 무용론 위기에 직면했으며, 대학 신입생 수 50만 명이 무너진 한국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속설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학 신입생 수는 줄고 중장년 이상 고령 인구는 늘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 캠퍼스를 구할 주인공으로 중장년 세대가 떠오른다. 아직 더 일하고 싶고 활동하고 싶은 40~70대가 새롭게 삶을 전환하고 재교육하는 데 대학 캠퍼스를 일종의 중장년 갭이어 캠퍼스로 활용하는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교 DCI(Distinguished Careers Institute) 과정에서도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스탠퍼드 DCI는 직업적 정체성이 사라지는 중년기에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충분히 탐색하고 경험함으로써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설립됐다. “인생을 변화시키는 1년”의 과정은 중년 세대가 학생으로서 삶의 다음 장을 생각하고, 발견하고, 설계할 수 있게 해준다. (…) 미국은퇴자협회에서 미국 시니어를 대상으로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은 곳’을 조사했을 때 ‘대학 옆’이라는 답변이 많았다고 한다. 이를 현실화한 모델들이 지금 미국 대학들에서 활발하게 운영되는 ‘대학연계형 은퇴자 공동체(UBRC)’다. 대학 진학률이 높았던 미국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산물로, 캠퍼스 안에 은퇴자 전용 주거시설을 만들고 은퇴자들은 기부금을 일정 금액 낸 후 대학 도서관과 식당 등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평생교육에 관한 욕구도 충족한다. 미국 UBRC는 지역 대학의 유지 및 발전과 지방 도시의 활력 증대, 풍요로운 은퇴 생활이라는 ‘1석 3조’ 효과를 낳아, 2014년에는 100여 개였으나 앞으로 미국 대학의 10퍼센트인 400여 개가 구축되리라 전망한다. --- p.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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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객이 아니라, 은퇴자 1000만 명 시대가 왔다!
새로운 시절, 새로운 세대 ―오십 이후 일과 삶의 재구성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의 중장년 정책은 빠르게 진화해왔다. 이미 전국 90여 개 지자체에서 관련 조례를 제정할 정도로, 중장년 사업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정책 의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해피시니어, 액티브 시니어, 신중년, 50플러스, 인생 이모작, 갭이어, 앙코르 커리어, 생애전환, 창의적 전환… 등의 숱한 명명들이 그러한 역동적인 변화의 물결을 주도해온 의제들이다. 특히 베이비부머가 대거 은퇴기에 접어든 지금은 그야말로 새로운 시절,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목도하는 중이다. 제1장은 ‘새로운 시절’로서 ‘중장년 전환기’를 재조명한다. 소비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액티브 시니어’, 새로운 국가적 정책의 대상자로 호명된 ‘신중년 세대’, 은퇴 후 일자리 같은 먹고사니즘을 뛰어넘어 인생 후반전의 창의적 삶을 모색하는 ‘50플러스 세대’ 등 생애주기에서 새로운 이름을 얻어가고 있는 ‘전환기’의 정체성을 탐색한다. 제2장은 한국 사회 중장년 담론·정책의 연대기다. 2000년대 중반 시민사회에서 최초로 5060세대를 주목한 이래(태동기), 2010년대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중장년 정책을 채택하기 시작하고(시작기), 이후 국가 어젠다로 정착하는 과정(확장기)을 거쳐 미래의 체인지 메이커를 탐색해가는 오늘날(새로운 물결)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 중장년 담론·정책이 시기마다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며 어떻게 변화?발전해 왔는지를 살핀다. 제3장은 ‘중장년 전환기’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지를 탐색한다. 한마디로 은퇴 후 “적당히 벌면서 잘 살기 위한” 다양한 삶의 경로와 일상의 스킬, 국내외 여러 정책적 모델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전환기 갭이어(gap year, 공백의 시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이미 영미권에서는 갭이어 여행, 하우스시팅 등 활발한 중장년 갭이어 정책이 펼쳐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청소년기의 ‘자유학기제’가 일종의 갭이어 정책이며, 이제 막 몇몇 지자체에서 ‘청년 갭이어’ 정책들이 시도되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 갭이어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저자는 특히 ‘일’, ‘배움’, ‘관계’의 세 영역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궈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인 ‘일자리’ 문제와 관련하여, 저자는 ‘앙코르 커리어’의 개념에 주목한다. 그리고 다양한 사회공헌 일자리부터 N잡러(복수 직업)까지, 한국형 앙코르 커리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며 이를 위한 일상의 기술은 무엇일지를 탐색해본다. 또한 중장년 전환기의 가장 효율적인 수단인 ‘배움(교육)’과 관련하여, 저자는 지금과 같은 ‘교육 쇼핑’을 넘어서서 ‘조금은 다른 교육’을 시도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테면 영국의 순환적 학습 협동조합인 U3A(The University of the Third Age), 대학과 연계하여 지역사회 및 젊은 세대와 호흡하는 일본의 ‘(릿교대학) 세컨드 스테이지 칼리지’, 한국 사회의 새로운 중장년 전환기 교육 모델을 제시한 ‘서울50플러스인생학교’의 사례는 특히 인상적이다. 이들 사례를 통해 교육을 넘어 ‘커뮤니티’로 향하는 새로운 지향점을 탐색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관계 맺기’는 인생 후반전의 가장 강력한 힘이다. 저자는 특히 ‘세대 공감’과 ‘지역 데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미국의 ‘제너레이션 투 제너레이션’ 캠페인, 영국의 ‘매직 미’ 프로그램, 독일의 ‘시니어 학교 부엉이’ 등 다양한 세대 교류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주거’야말로 가장 확실한 세대 협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제4장은 실제로 좋은 ‘전환’을 이루어낸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한국형 앙코르 커리어 1세대로서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을 공동 창업한 ‘희망도레미’(2009년 희망제작소 행복설계 아카데미 동문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단체로, 현재 회원 110명과 상근 직원 17명으로 구성돼 있다), 53세에 대기업 퇴직 후 소셜벤처에 취업한 황OO 씨 이야기, 주부에서 프리랜서 작가로 변신한 천둥 작가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구체적인 전환기 롤 모델을 만나볼 수 있다. 제5장은 미래의 바람직한 중장년 전환기를 상상하며 내놓는 새로운 제안과 전망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창의적 나이듦’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강조하며, 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새롭고 담대한 정책들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한국형 앙코르 법안 제정, 중장년 ‘종합 온라인 포털’ 구축, 기업 내 앙코르 펠로십 마련, 대학 캠퍼스와의 연계, 갱년기 친화 기업 인증, 지역 소멸 해법의 하나인 중장년 ‘관계인구’, 세대연대기금과 사회적 상속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뜨거운 열망이 가득하다. 이러한 새로운 상상력이 현실이 되게, 베이비부머가 이제는 스스로를 증명해야 할 때다. 그리고 ‘세대 연결자’로서 베이비부머의 역할과 가능성에 그 어느 때보다 주목해야 할 때다. “100세 시대에 50대는 중대한 변곡점이다. 이 책은 50플러스 세대가 명실상부한 ‘액티브 시니어’로 나아가는 길을 여러 갈래로 열어준다. 자신의 일상을 풍요롭게 가꾸면서 다음 세대의 웰빙에도 도움을 주는 선배 시민은 어디에 있는가. 창의적 나이듦을 북돋는 정책은 어떻게 흘러왔고 과제는 무엇인가. 국내외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하고 대담한 여러 통찰과 제안을 내놓는 저자와 함께 장수사회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펼쳐보자.” _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 《베이비부머가 노년이 되었습니다》 저자) “‘중장년 전환기’에 대한 모든 것. 개념과 정의, 역사와 현황, 정책과 현실, 연구와 담론, 모범 사례와 당면과제, 거기에 당사자의 목소리까지. 이 주제에 접속하려면 누구라도 거쳐 갈 수밖에 없는 책이다.” _유시주 (전 희망제작소 소장)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20년 이상 보내야 하는 전환기의 중장년층이 ‘잉여 세대’로 사느냐, ‘주역 세대’로 사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저출생·고령사회 위기가 닥친 이 시점에 이 책이 꼭 필요하고 소중한 이유다.” _서형수 (전 국회의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단단한 내공이 엿보이는 책! 이 급박한 고령화 시대에 다부진 기획력과 맹렬한 추진력을 갖춘 남경아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가 없었다면 지금 모두가 얘기하는 ‘50플러스’란 말도 없고, 실버 세대의 사는 맛도 한결 줄었을 것이다.” _김영철 (전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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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에 50대는 중대한 변곡점이다. 국내외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하고 대담한 여러 통찰과 제안을 내놓는 저자와 함께 장수사회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펼쳐보자.” - 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 《베이비부머가 노년이 되었습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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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전환기’에 대한 모든 것. 거기에 당사자의 목소리까지. 이 주제에 접속하려면 누구라도 거쳐 갈 수밖에 없는 책이다.” - 유시주 (전 희망제작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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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20년 이상 보내야 하는 중장년층이 ‘잉여 세대’로 사느냐, ‘주역 세대’로 사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 서형수 (전 국회의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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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내공이 엿보이는 책! 이 급박한 고령화 시대에 저자가 아니었다면 실버 세대의 사는 맛도 한결 줄었을 것이다.” - 김영철 (전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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