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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EPUB
eBook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EPUB
황의진
반비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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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들어가며

1장 ‘나’를 찍는 여자들은 나르시시스트인가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를 가장 즐기는 집단
자기사진을 향하는 여러 시선들
촬영자 여성, 기술의 주변부에서 촬영의 주체가 되다

2장 피사체에서 일상의 촬영자까지

도시 여성, 사진의 피사체가 되다
가정용 카메라를 쥔 주부 촬영자
카메라 대중화 시대의 풍경
디지털 사진의 시대와 ‘○○녀’의 등장

3장 예쁘게,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나’를 찍기

내 카메라를 소유하다
‘감성’의 순간, 자기사진을 찍다
“원래 그랬던 것처럼” 예쁘고 기쁘고 즐겁게

4장 자기사진의 안전과 공포

자기 경험의 대체 불가능한 증거물
“여성의 몸은 재화다”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자기사진

5장 그럼에도 ‘나’를 찍는 이유

인스타그램, 소통과 자기표현이 결합하는 곳
자기사진으로 소통하기
돋보이지만 평범하게
인스타그램과 불화하는 자기사진의 모순
‘내 사진’을 온전히 소유하고 통제한다는 것

나가며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문화인류학자. 사람들이 자기를 둘러싼 세계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알아보는 일이 재미있어 인류학 연구자의 길을 택했다. 여성이 사진 기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만드는 관계를 분석한 연구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인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번 책에서는 좋아하고, 꾸미고, 상처받고 그래도 다시 사랑하는 오늘의 청소년을 직접 만나 사랑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고 탐구했다. 지은 책으로 『빈틈없이 사랑스럽게』와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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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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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37.4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2.4만자, 약 3.6만 단어, A4 약 78쪽 ?
ISBN13
9791192908977

출판사 리뷰

카메라의 피사체에서 촬영의 주체가 된 여성들
자기사진을 통해 ‘나’의 역사를 쓰다

동시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기록함과 더불어, 황의진은 사진 기술과 여성들이 맺어온 관계를 통시적으로 톺아보며 ‘사진 찍는 여자들’을 구체적이고 복잡다단한 역사적 맥락 위에 위치시킨다. ‘사진 찍는 여자들’은 2000년대 최신기술과 함께 셀카족으로 처음 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성은 그보다 훨씬 오래전 카메라를 자유롭게 다룰 수 없던 시기부터 사진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출발점은 한국인들에게 사진이 익숙한 존재로 막 자리 잡은 1920년대로, 당시 여성들은 모던걸이나 저임금노동자 등 피사체로 렌즈 앞에 세워지며 사진과 첫 관계를 맺었다. 이후 가정용 카메라가 보급되고 여성들도 촬영의 영역에 들어섰지만 기술적인 측면과는 동떨어진 채 일상생활의 촬영을 전담하는 ‘주부 촬영자’의 역할에 머물렀다. 본격 카메라 대중화 시대가 도래한 뒤에도 사진 테크놀로지는 남성이 독점하고 있었으며 2000년대 디지털카메라의 광범위한 보급과 함께 여성을 피사체로 소비하는 경향은 대규모로 확산되었다.

여성들이 셔터의 주도권을 손에 넣을 계기를 마련한 것은 이들을 ‘아름다운 피사체’로서 폭발적으로 이용할 수단을 제공한 바로 그 기술의 발전이었다. 마침내 여성들은 20·30대를 중심으로 2000년대 전반에 걸쳐 인기를 끈 ‘싸이월드’와 셀카 문화, 핸드폰 카메라의 확산과 함께 부상했고, 이어 스마트폰의 보급은 ‘젊은 여성’이라는 구체적인 성별·연령 집단을 사진 촬영의 가장 적극적인 주체로 분명히 각인시켰다. 늘 휴대할 수 있고 스스로를 촬영하기에 최적화된 본인만의 카메라를 소유함으로써 이들은 매일의 습관처럼 자기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일상의 단면들을 수집한 자기사진 갤러리를 통해 ‘나’의 모습과 인간관계, 추억과 취향으로 구성된 자기만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축해나간다. 이때 여성들은 눈앞에 주어진 상황과 피사체를 향해 셔터를 누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 단계부터 빈틈없는 연출의 과정을 거치고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능을 활용해 촬영한 사진을 수정하며 ‘나’의 이미지 형성에 깊이 개입한다. 인터뷰에 참여한 촬영자 여성들은 거슬리는 볼살을 보정으로 줄이고, 치아교정을 통해 전보다 자신감이 생긴 얼굴로, 눈앞의 슬픔이나 어려움은 가린 채 프레임 안의 요소를 빈틈없이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나’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간다. “이제껏 일상적인 자기재현에서 배제되어왔던 촬영자 여성들의 자기사진이야말로 개인의 동기와 기술적 조건이 가장 극적으로 교차하는 지점”인 것이다.

자기만의 사진으로 남을 수 없는 자기사진
그럼에도 ‘나’의 이미지를 온전히 소유하기 위하여

이제 촬영자 여성들은 자기만의 사진을 갖게 되었을까? 저자는 이들이 처한 사회문화적 조건으로 렌즈를 돌리고, 자기사진의 온전한 소유를 가로막는 외부자들의 욕망에 주목한다.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비로소 ‘나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게 한 기술의 발전은 한편으로 누구나 이들의 자기사진을 복제해 유통하고 수집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제 자기사진은 ‘자기표현의 수단’이자 ‘성적 대상화의 매개물’이라는 이중적인 성격을 띠고 외부의 타인, 특히 익명의 남성에 의해 쉽게 수집되고 소유된다. 저자가 만난 여성들은 자신의 일상적인 사진이 “장바구니에 담는 물건처럼” 상품화되어 품평의 대상이나 남성 집단의 즐길 거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으며, ‘N번방 사건’으로 대표되는, 각종 사진과 영상물을 매개로 한 디지털 성범죄의 흐름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필연적으로 이들은 ‘자연스럽게 예쁜’ 자기사진을 연출하기 위해 들였던 노력 이상의 치밀함으로 잠재적 위험 요소를 빈틈없이 계산하여 제거해나간다.

그렇다면 남은 질문은 이것이다. 촬영자 여성들은 무엇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줄다리기를 하듯 자기사진을 생산하고 전시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자기사진과 연결된 개인 바깥의 사회적 지점에 초점을 맞추고 행위에 내재된 논리를 살핀다. 저자가 만난 여성들이 ‘내 사진’의 촬영과 공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재차 언급되는 것은 ‘타인의 존재’이며, SNS 공간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자기연출보다 소통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한다. 이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개인적 차원의 감성이나 욕구뿐 아니라 그들 자신을 촘촘히 둘러싼 현실의 관계망인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현재 가장 많은 자기사진이 결집하는 플랫폼으로, 저마다 돋보였던 자기사진도 이곳의 피드에 진입하는 순간 각각이 일정한 규격에 맞춰 나란히 늘어선 행렬 속 하나의 구성원으로 기능한다. ‘좋아요’를 누르는 것으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직업상 체중 관리가 필수적인 경우 술 마시는 사진은 업로드를 피하며, 돋보이되 지나치지 않도록 과시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든 과정은 자기사진 촬영과 전시가 단순히 개인적 욕구를 반영한 산발적 행위가 아니라 복잡한 사회문화적 관계망 속에서 수행되는 실천이자 관습이라는 사실을 반증한다.

여기서 저자의 시선은 이 촬영자 여성들 너머로까지 뻗어나간다. 자기사진의 촬영과 전시가 그것이 놓인 사회문화적 조건과 밀착되어 있다면 “사진의 평가자이자 평가 대상으로서 아주 피로한 위치”에서 자기 모습을 안전하게 드러낼 수 있길 바라는 절실함은 같은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모두의 것이도 하며, 실제로 이것이 2018년 “나의 일상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라는 선언과 함께 혜화역에서 열린 ‘불편한 용기’ 집회를 비롯한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전형적인 ‘예쁜’ 모습을 사진에 담든, ‘예쁘지 않은’ 자신의 얼굴을 일부러 적극적으로 촬영하든, 저자처럼 자기사진 찍기를 피하든 모두 같은 고민과 기억을 공유하는 ‘우리’에게 『빈틈없이 자연스럽게』는 여성과 사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살피고 여성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돌려줄 방안을 탐색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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